가는 길 참 떨리더군요.
과거 카페 운영진을 하면서 운영진 모임에 참여한 적은 있었습니다만 그 때랑은 다른 기분이었습니다. 전혀 교류가 없던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이 생각보다 마음이 편하진 않더라고요.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요.(하지만 저는 낯을 가리는 것이 아니란 걸 곧 깨달을 수 있었죠.)
차 시간 때문에 한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습니다.
외기인님이 이리저리 전화를 거시며 사람을 모았는데 첫 모였을 때의 뻘쭘함이란 ㅠㅠ
다들 먼산만을 바라보시더군요. 저는 벽을 보고 서 있었습니다.
외기인님을 따라 고기집을 갔는데 그 때 부터 조금씩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남자끼리 만나면 할 이야기 뻔한데(여자이야기라든지, 여자이야기라든지, 여자이야기라든지) 그런 것 없이 공통의 주제만을 가지고 5시간 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방금 전 까지 벽만 보며 있던 사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요. 마음이 편했던 나머지 혹여 제가 실수를 한 것은 없는지 돌아오는 길에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글을 쓰다보면 보통 독자들과만 소통하게 됩니다.(하지만 덧글이 달리지 않는다면?)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과는 이야기할 일이 거의 없죠.
저 외에 다른 분들은 어떻게 쓰시나 궁금했습니다. 어제 모임을 갖고 외로움이 없어지더군요. 아 나 같은 분이 또 있구나하고요.(경기 북부 화이팅!)
더욱 놀란 것은 세상이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덧글로 불만을 토로했던 글이 있는데, 옆에 앉은 분이 그 글 쓰신 분이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어쩐지 손 떠시면서 계속 술드시더라. 목숨이 왔다 갔다 ㅠㅠ)
의구심과 우려를 갖고 출발했는데 웃음과 뿌듯함을 갖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 시간 때문에 제가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자리가 파해서 죄송했습니다.
아무튼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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