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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
14.08.30 23:23
조회
2,493

경제학 책을 펼쳐놓고 화폐 부분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위조지폐를 만들면?’

(뭐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의 경우 금화나 은화 등을 통용하고 있으니 지폐라기보다는 화폐라고 해야겠지요.)



시대 배경은 중세인데 묘하게 상업만은 발달한 판타지 소설들에서 아무런 고찰도 없이 사용되는 일이 많은 금화지만, 실제로 그렇게 쉽게 운용될 수 있었다면 현실세계의 그 많은 금융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었겠죠. 이 글에선 거기까지 신경쓸 부분은 아니고.


아무튼 위폐 통제 수단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정교한 문양을 통해 찍어내는 은화를 생각했는데, 바로 이어지는 문제가 나옵니다.

어떻게 복잡하게 만들더라도 [만능 공돌이+예술가] 포지션인 드워프가 나오면 닥 버로우를 타야될 것 같아요.


드워프라고 해서 항상 허허 웃으면서 철이나 뚱땅 거리고 있지는 않겠죠. 고기도 먹어야 되고 맥주도 마셔야되고, 어쨌거나 흙 파먹고 살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다 문득 한 드워프가 인간 사회의 화폐에 눈을 돌리면...

돈이 찍어낸다고 무한정 부자가 되지 않는다는건 꽤 늦게까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였죠. 한번 돈 찍어내는 맛이 들린다면, 인간 사회의 경제체제는 몇몇 드워프제 위폐로 인해 붕괴될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이런 건 어떨까요?


많은 케이스의 판타지 소설에서 제국이 여러 개라던가, 대립하는 국가들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유통되고 있는 통화의 종류도 여러가지일 거라고 추정해 볼수 있을 겁니다.(달러가 있었다면...-_-;) 금은 등을 화폐 대용으로 쓰면서 무게로 계산한다...같은 방법이 없는건 아닙니다만, 보통 소설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주점에다 술 몇잔에 안주 좀 먹고 ‘금화 몇개 씩’ 막 쾌척하고 그러잖아요.


그런 경우에 필요해지는 게 환전 문제입니다.

금속 화폐니까 요즘처럼 지폐 형광등에 비춰보고 하는 걸로 진위를 판단할 수도 없어서, 여기서 사기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은화를 좀 깎아 낸다던가, 안에 다른 금속을 섞던가 넣던가 해서 이득을 보려고 하고 그런거죠. 그 당시 사람들도 물론 바보가 아니라서 정교하게 무게나 비중을 계량해서 그런 문제를 피하려고 했었지만요.(라이트 노벨 중에 [늑대와 향신료]에서도 그런 에피소드가 있었죠.)


하지만 마법사가 출동하면 어떨까요?


알터 셀프나 폴리모프 같은 마법으로 모습을 바꾸고 상인인 척 등장해서 고액 거래를 들이민다음, 마법으로 아주 살짜쿵 저울 추를 속인다면... 뭐 방법이야 많겠죠. 아예 일루젼 계열 마법을 쓸 수도 있겠고, 저울추에다가 레비테이트나 중력 계열 마법을 쓴다던가, 텔레키네시스나 캔트립으로...


상인이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매 거래마다 매번 디스펠 매직을 걸거나, 안티 매직 셸을 펼칠 수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반대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이 마법은 니가 마법으로 사기 안치는지 알아보려고 하는거야~’하고 말하면서 역으로 마법을 건다면? 신용이 문제가 되겠지만, 한번의 먹튀에 크게 당할 수 있는 문제에서 과연 신뢰라는게 쉬울런지...


A : 동작그만, 마법사기냐?

B : 뭐야?

A : 이 저울 추를 밑으로 눌렀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X끼야?

B : 증거 있어?

A : 증거?


이런 장면이 곳곳에서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증거... 과연 마법에 대해서 뭐가 증거가 될까요....?

나중에 전 재산을 걸든 손모가지를 워해머로 날리든 어쨌든간에, 참 난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간단하게 떠오르는 두가지 케이스를 생각해봤지만,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진다면 화폐 경제도 상업 발전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부르주아지도 나오기 힘들겠고 인권 신장도 사회 발전도... 뭐, 이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받은 인식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마법도 마법이지만 역시 판타지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끝판왕은 그건거 같아요.

성공한 연금술.


금을 예사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이라면 과연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요?

금 가치는 폭락하고 인공제작 할 수 없는 미스릴이나 아다만티움 같은 걸 쓰게 될까요?

아니면 완전 실용적인 측면에서 철을 화폐로 쓴다던가... 아 이경우엔 해외 수입이 그대로 전략 자원 유출이 되서 왕들이 안좋아하겠네요...


Comment ' 7

  • 작성자
    Lv.46 흉갑기병
    작성일
    14.08.31 00:06
    No. 1

    은화를 위조한다면 불순물을 많이 섞어서 위장한다는 뜻인가요? 티가 날수 밖에 없을것 같은데요...예로부터 화폐위조같은 경제사범은 용서가 없었으니 목잘려서 저잣거리에 매달릴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일
    14.08.31 00:40
    No. 2

    저도 이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은 함량을 줄이고 다른 것들을 섞은 은화는 꽤나 유서깊은 방식입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위조 은화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어왔구요. 애초부터 은 100%를 실현할 기술도 없었고, 오히려 국가에서 비용을 덜 들이고 더 많은 돈을 찍어내기 위해서 자기들이 실행했었죠. 물론 처음엔 미세한 정도로 시작했겠지만요. 그것 말고도 은화 크기를 깎아내서 줄인다거나, 도금 형식으로 덧씌우기도 한거같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송문리
    작성일
    14.08.31 00:41
    No. 3

    중세시대 위폐금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늑대와향신료'죠.(물론 거기엔 마법사는 안나오고 늑대만 나오지만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탁월한바보
    작성일
    14.08.31 10:25
    No. 4

    중세와 근세시대 때부터 저울은 존재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화폐의 위조를 걸러내기 위해 저울로 무게를 쟀죠. 같은 크기와 부피를 지닌 물체라도 재질에 따라 무게의 차이가 있다는 건 명백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IlIIIIIl..
    작성일
    14.08.31 10:48
    No. 5

    그런건 생각하지도 않는 세계기 때문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L..K
    작성일
    14.08.31 13:09
    No. 6

    그래서 필요한게 상업의 신과 그 신관들 같습니다. 상업의 신의 버프받은 저울을 신전에서 판매,관리하고 중요한 계약의 보증을 그 신관들이 선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黑月舞
    작성일
    14.08.31 19:57
    No. 7

    애초에 금화 은화를 사용했던 이유가 칭량화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명하고 발행자의 신용이 빠방한 금화/은화의 경우에는 이름빨이 먹고 들어가는 것이 있어 질량보다 액면가를 더 쳐주는 경우가 있기도 했죠. 덕분에 '환전' 이라는 건 매우 머리아프고 복잡한 일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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