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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10.13 01:11
조회
639
하승진.jpg
@KCC
 
 
프로농구 전주 KCC가 2014-2015 KCC 프로농구 두 번째 경기에서 시즌 첫승을 거뒀다. 전주 개막전서 동부에게 59-65로 패하며 시즌 초반 행보가 어두워 보였으나, 원정 경기서 우승 후보 창원 LG를 상대로 84-79로 이겨 팬들을 기쁘게 했다. 경기 내용 역시 접전 끝에 거둔 재역전승인지라 상황에 따라서는 연승행진도 기대되고 있다.

김태술(9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앞선을 이끌었고 타일러 윌커슨(21득점 7리바운드 3블록), 디숀 심스(18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두 외국인선수 역시 제몫을 해줬다. 데뷔전을 치른 김지후 또한 5개의 3점슛을 몰아넣으며 15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해 큰 박수를 받았다.

LG전 승리는 무엇보다 홈 개막전에서 보인 졸전의 흔적을 지워버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KCC는 동부전에서 시즌전 우려했던 약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며 응원하던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매직 키드' 김태술(30·180cm)과 '하킬' 하승진(29·221cm)으로 구성된 1-5번 라인은 10개 구단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그 외의 포지션이 모두 불안요소 투성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김효범(31·195cm)은 포지션만 가드일 뿐 드리블, 보조리딩, 작전수행능력 등에서 모두 낙제점이다. 최근에는 유일한 장점인 슛마저 봉인된 모습이며 중요한 순간 실책을 쏟아내는 등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정민수-김태홍 등 포워드라인은 신인시절 이후 성장은 커녕 퇴보하는 듯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는지라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타일러 윌커슨(26·202cm)-드션 심스(26·203cm)로 구성된 외국인선수 역시 타팀 용병들과 경쟁하기는 커녕 어지간한 국내선수에게도 고전을 거듭하며 우려를 낳았다. 김태술-하승진을 제외하고 주전급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선수들 역시 경쟁력이 떨어지는지라 "암흑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이같은 혹평을 증명하듯 KCC는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향후 행보를 어둡게 했다. 김효범-김태홍-윌커슨-심스 등 대부분 선수들이 BQ(바스켓 아이큐)에서도 여전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같은 안팎의 문제점이 가득한 가운데서 LG전을 잡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하승진의 존재감이 컸다. 하승진은 복귀전이었던 동부와의 경기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실책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17득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린 것. '데릭 민구' 김민구(23·191cm)의 이탈로 삐걱거리던 KCC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전까지의 하승진은 '슬로우 스타터'로 불렸다. 관리가 힘든 체격을 가지고 있는지라 시즌 초중반에는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리며 시즌 후반부터 가속도를 내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하승진은 동부전에서 동료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홀로 고군분투하며 엉망이 된 KCC 골밑을 지켜주었다. 신장을 살린 리바운드와 블록슛은 물론 골밑슛 역시 안정적으로 넣어주는 모습이었다. 시간에 쫓겨서 던지기는 했지만 3점슛까지 터트렸다.

공을 잡아도 금방 놓쳐 '기름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것과 달리 자신의 손에 들어온 공을 잘 관리하며 동료들에게 건네줬다. 살을 많이 빼서 몸이 가벼워진 탓인지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고 경기 막판까지 체력적인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골밑에서 볼을 제대로 잡기만 하면 김주성-데이비드 사이먼이 한꺼번에 버티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슛을 성공시켰다.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오랫동안 버티어 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KCC로서는 든든하기 그지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경기장 안에서의 성숙한 마인드였다. 신인시절 하승진은 패기가 넘쳤던 탓인지 유독 오버를 많이 했다. 한골만 넣고도 거침없이 포효하는 것은 물론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싶으면 혼자 들떠서 무리한 플레이로 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파이팅은 좋았지만 그만큼 감정적 기복도 심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소속팀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돌아온 하승진은 달랐다. 차분하게 페이스를 조절하며 자신의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플레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지도 않았다. 외려 실책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공격과 수비에 집중했고 흥분한 동료를 진정시키는 모습까지 보였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성숙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승진은 KCC의 '최종병기'다. 그가 좋은 컨디션과 몸 상태를 보이고 있을 때 승수를 최대한 쌓아나가야 한다. 게임리딩은 물론 돌파-외곽슛을 두루 갖춘 김민구만 있었다면 김태술과 함께 굉장한 '빅3'를 완성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사고로 이탈해버리며 어정쩡한 상태가 됐다. 김효범-정민수-김태홍 등 나머지 선수들이 분발해줘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모든게 미지수다. 백업 빅맨 조차 전무한지라 하승진이 없을 경우 3.5번 포워드 김일두가 그 뒤를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성숙해진 하승진은 LG전에서도 15득점, 9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해냈다. 무엇보다 골밑에서 버티고 있는 것 만으로도 존재감이 강력한지라 LG의 막강용병 콤비인 데이먼 제퍼슨-크리스 메시는 물론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마저도 쉽게 포스트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하승진에게 수시로 더블팀이 붙었기에 김지후의 외곽슛도 터질 수 있었고 윌커슨-심스 외국인선수들도 전날보다 나은 활약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과연 김민구의 이탈로 엉망이 된 위기의 KCC에 하승진이 수호신이 되어줄 수 있을지, 이지스함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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