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 전... 1-2년이 넘은 일이기는 하지만 한참 제 인생이 밑바닥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뭐 밑바닥 인생의 좋은 점은 더 이상 떨어질 자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계속 떨어지더군요.
하지만 원래 인생관이 부정주의자라 별로 개의치는 않았습니다.
작년 초에, 진짜 남들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는 짓거리 2번 하며 인생의 최대굴욕을 만들었으나 그 판단 이후로 제 인생이 조금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그 이후로 제가 배우고 싶은 기술 배우고 현재 배우고 싶어서 배운 기술 그대로 사용하는 회사에 취업해서, 그냥 거리가 멀다는거 빼면 다 만족할 만한 회사에서 오히려 출근이 기대되는 좋고 재밌는 생활을 하며 인생의 호황기를 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집은 저를 풀어줄 생각이 없군요...
최소한 친부친모 모두 살아계시고 이혼가정 아니고 별거가정도 아닌 시점에서 그 자체만으로 ‘불우한 가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화목한 가정도 절대 아니지요...
아마 제 생각에 불우와 화목에 경계선이 있다면 한없이 불우에 가까운 화목한 가정이 저희집일 겁니다.
작년 그 무릎 꿇게 된 사건 중 하나에서, 진짜 아버지 화나서는 저보고 당장 집을 나가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뭐 결국은 안 나갔지만.
근데 오늘, 하루 출퇴근 도합 4시간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전화로 자취 여부를 물어보니 그냥 집에 붙어서 어머니나 돌보라는군요....
솔직히 불편한 어머니 모시고 사는 입장에서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함이 맞는데, 제 인생 26년 중에서 오로지 저였습니다.(어머니가 어려서부터 불편하신 몸은 아니었기에)
제가 희생하는 거에는 불만이 없는데, 왜 형이나 아버지는 제가 하고 있는 희생을 분담할 생각이 없는지 진짜 불만이 미치겠습니다.
며칠 전에도 직업군인인 형한테 연락해서, 부대 바꾸면서 1년 넘게 집(저한테) 맡겨놓은 고슴도치 좀 이제는 데려가서 키우라고 했습니다. 회사가 멀어서 평일날은 시간이 거의 없고, 토요일에도 출근할 거라서 볼 시간이 일요일밖에 없다, 라는 이유였습니다만.
당시 형의 대답이 가관이라, “그럼 네가 일요일날 돌보면 되겠네”였습니다.
진짜 대판 싸웠죠.
오늘도 아버지한테 자취 불호령이 떨어지며 “내가 알아볼게”라고 하셨지만, 제 인생 경험상 절대로 안 알아보십니다. 절대로 제가 직접 해결해야 합니다. 단 한 번도 집안 문제를 저 이외의 가족구성원이 해결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문제 만들어와서 저보고 해결하라고 맡기기만 했죠. 근데 또 막무가내로 맡기려고 해도 둘 다 일처리가 영 아닙니다. 진짜 결과물 보면 울화가 치밀어서 결국은 제가 다시 하는 경우가 과반수죠... 아니, 굳이 따지자면 그게 낫겠네요. 하다가 망쳐서 도중부터 제가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제가 처음부터 하는게 언제나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군요.
뭐 결론도 없는 불만만 폭발시켰습니다만, 요 며칠 기분 좋은 일 흐르다가 아버지가 자취 불호령 내리시며 맥을 뚝 끊으니 기분이 이상해서 푸념으로 적어봤습니다...
술이라도 마시고 싶은데 내일(이미 오늘) 출근^^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