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소설 주제라는 점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그를 비유하는 것을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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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사람이 어느 날 강도짓을 하여 B라는 사람의 가족을 죽이고 전재산을 빼앗았습니다.
그래서 B는 큰 고통과 슬픔과 가난 속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A는 그 재산을 바탕으로 가족을 만들어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후 세월이 꽤 흐른 뒤, 무슨 일이 있어서 A의 증손자인 C에게 B의 증손자인 D가 나타납니다.
이 때 A가 저지른 죄에 대해 후손인 자신과는 관계없다고, 자신이 직접 한 일이 아니기에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C에게 D는 이렇게 말합니다.
[선대끼리의 원한은 잊어줄 수도 있다. 다만 선대에 당신들의 증조부인 A가 B에게서 훔쳐간 것은 모두 남김없이 돌려달라.]
하지만 C의 입장에서는 D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아무리 탈탈 털어도 그만큼 나오지도 않는데다, 설령 나온다 할지라도 그걸 다 돌려주게 되면 C와 그의 가족들은 모두 파산해 파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선조의 죄가 있다 할지라도 당장 현재에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파멸을 가져올 수 없는 C는 당연히 D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D도 A의 짓 때문에 현재의 삶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한치도 양보해줄 수 없는 입장이고, 양보할 맘도 들지 않습니다.
당대에 직접 저지른 죄가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려는 C와 어떻게든 원래자신에게 있던 권리를 되찾고 싶은 D라는 구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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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C가 끝까지 D의 요구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으려 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반대로 D가 C의 사정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옳은 것일까요?
제가 쓰려는 소설 주제는 이런 비유를 써볼만한 구도를 잡으러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주인공은 굳이 따지면 제 3자 시점에서 보고 있지만, 대다수의 주위에선 C의 입장에 속한다고 제멋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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