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류하연
작성
04.12.09 17:44
조회
278

감/비란의 댓글을 보고 여러가지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저는 작가분들에게 미안한 것들이 있습니다.

과거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시절에 다른이들이 타이핑으로 쳐올린 무협소설을 즐겨읽었던 것-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은 지금에 와서도 그다지 무협소설을 사지 못한다는 것과 부끄럽게도 수준미달의 글을 출판한 것들입니다.

저는 무협과 판타지를 좋아합니다. 한때는 글로 먹고 사는 게 어떨까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조그만 문예지에 제 글이 실리고 무협이란 타이틀로 제 글이 막 출판되었을 때의 일이죠.

겨우 일년 전의 이야기지만 제가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 출판업계나 작가분을 조금 아시는 분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글로 먹고 살기란 하늘에 별따기란 사실을 아실 겁니다.

속된 말로 겨우 방세나 내는 수준에 불과하지요. 번역물을 우려먹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저는 현실적인 인간이어서 글쓰기를 접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국어교사가 되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순한 의도지만 어쩌겠습니까. 꿈과 현실에는 천만광년의 간격이 있는데 말입니다. 취업준비생에 불과한 저에게는 책을 살 돈이 없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근근히 모아둔 돈으로는 취업준비서적을 사는데에도 벅찹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아르바이트를 하곤 하지만 그것조차 대학말년에는 힘든 일입니다.

당신은 불펌을 한 무협소설을 보지 않았느냐?

예, 본 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요.

사실 컴을 사용하는 사람치고 엠피3나 무료영화, 게임을 시디로 구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사실 제 컴에도 어디에선가 퍼온 영화와 엠피3가 저장되어 있습니다만. 최소한의 양심으로 국산은 없습니다. 대부분 샹송이나 팝송.

어쨌든 철이 들고 나서부터, 조금이나마 어른이 되고부터는 불펌을 하지 않습니다. 책을 많이 샀으니 불펌을 봐도 된다는 논리라. 솔직히 말해 웃깁니다. 책을 산 작가님이야 그렇다치고 불펌을 한 글의 작가분은 굶어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뭐. 좋겠군요.

돈이 많아서 책을 살 수 있어서 말입니다. 저는 가난해서 책도 못삽니다. 항상 도서대여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펌소설을 읽어서 재미있었어요라고 자랑스럽게 글을 쓰지는 못합니다. 너무 미안해서 말이죠. 게다가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굳이 불펌을 하지 않아도 글을 볼 수 있습니다. 고무판이나 조아라라든지. 소설연재사이트는 많지 않습니까?

죄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죄를 부끄러워하기에 인간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최소한 저는 작가분들께 미안하고 부끄럽기에 불펌소설을 보지 않는 겁니다.

그분들은 제가 포기했던 꿈을 계속 꾸고 계시니까요.

추신 : 새침떼기라서 미안하군요.


Comment ' 3

  • 작성자
    Lv.65 大韓國人
    작성일
    04.12.09 18:26
    No. 1

    불펌소설을 볼 여유가 있을까요?
    전 연재되는 소설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란것 같던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수]설화
    작성일
    04.12.10 01:02
    No. 2

    작가분들께 미안하지요.
    저 역시 책 산건 별로 없고...ㅠ _ㅠ (현실은..슬프다 ; ㅁ;)
    그나마 고무판에서 열심히 댓글이나마 달고 있지만...
    휴...작가님들 힘내세요. -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4.12.10 08:39
    No. 3

    가끔..책방에 찾는소설이 없을경우...

    제 예는 삼류무사 11권~~~

    그런 충동을.느끼죠;;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6545 요근래 고무판에 생긴 불만(정보의 선별성이 부족) +7 Lv.33 마타타 04.10.28 455
26544 흑.. 디아하시는분들 +4 붉은이리 04.10.28 231
26543 오랜만에 팥죽송을 보아요~ +2 붉은이리 04.10.28 267
26542 독자가 모르는 작가들의 고통 (펌) +9 Lv.5 阿修羅 04.10.27 564
26541 키는 어떻게 키워야하죠? +24 Lv.1 태성제황신 04.10.27 292
26540 헌책 묘왕동주를 사려다가... +2 Lv.1 낙산 04.10.27 367
26539 홍진호가 이길 겁니다 -_-V +15 Lv.17 紅淚 04.10.27 400
26538 이쁜이들......(이거 보고 날 찾지 마셈...) +12 한가 04.10.27 450
26537 내 몸무게는 몇이어야 하는가.... +9 Lv.1 태성제황신 04.10.27 305
26536 나두 프로게이머가 되구 싶다. ㅠ.ㅠ +8 Lv.1 사노라면.. 04.10.27 358
26535 아반떼 열쇠로 쏘나타 시동 +8 Lv.39 파천러브 04.10.27 348
26534 자동차 폐차시키기 +5 Lv.39 파천러브 04.10.27 277
26533 금강님..감사요 +7 Lv.39 파천러브 04.10.27 266
26532 [펌] 25살이 넘으면 하지 말아야 할 것들... +9 Lv.1 박정현 04.10.27 572
26531 어찌 해야 할런지요. +8 맥일야 04.10.27 265
26530 마법사와 검사가 지배하는 게임... +17 Lv.1 용자특급 04.10.27 452
26529 차두리도 골 넣었어요. <FT Eintracht Frankfurt [2 -... +3 악비 04.10.27 361
26528 살려주세요~~~ +8 Lv.1 위생도기 04.10.27 404
26527 '라임은 구라쟁이'라는 모씨의 말로부터 퍼진 오해에 관... +11 Lv.1 LiMe 04.10.26 380
26526 아빠 힘내세요.......좋아서 퍼옴... 어디서 펐는지 기억... +6 한가 04.10.26 293
26525 자축함당~~ 캬캬 내공 만2천......추카해주세요.. +15 용마 04.10.26 141
26524 프로게이머 선수들중에... +23 용마 04.10.26 503
26523 쿄쿄쿄....몇년동안 저를 괴롭히던....... +9 용마 04.10.26 322
26522 질문인데요.... +2 Lv.48 검조(劍祖) 04.10.26 97
26521 제목을 찿아요 +6 Lv.1 공작2세 04.10.26 209
26520 경혼기 외전.. +1 Lv.99 아무려나 04.10.26 228
26519 질문하나~~~~~ +6 Lv.1 태성제황신 04.10.26 117
26518 정녕 리메님은 구라쟁이였단말인가... +8 Lv.48 검조(劍祖) 04.10.26 238
26517 앞으로 책방에 신간이 나오면... +17 Lv.18 永世第一尊 04.10.26 321
26516 크어어어어억.....막대한 데미지... +11 Lv.17 紅淚 04.10.26 195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