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오류 다섯가지
1. 어린시절부터 드라마틱한 사랑을 꿈꿔온 한 소녀가 있었다.
사랑에 관한 음악이라면 다 골라 듣고 사랑에 관한 책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었던 그 소녀는 어느날...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를 만났
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고 헤어지면 곧 전화로 밤을 지새우고 만
남에 대한 기대로 떨어져 있는 순간을 살고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쌓
아가던 소녀는 그네들의 사랑은 다른 빛깔이라고 믿었다. 몇 년이라
는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그 사랑의 열정에 뿌듯해했고 남들
과는 다른 사랑을 한다는 자부심에 든든해하던 어느날... 그 소녀는 보
이지 않은 사랑속에 허우적 거리는 자신을 모았다.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환상을 사랑했던 그 소녀는 그런 자신을 모
습을 견딜 수 없어 이별을 했다. 이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가
능하지 않으리라는 절망속에 몇날을 살다가 다시 한 남자를 만났다.
언제나 편안하기만 했던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 순간 그 소녀는... 사
랑이란, 키워낸 감정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이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2. 사랑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고 자신만의 정의를 가진 한 남자가 있
었다. 그 남자의 사랑은 여자를 바라볼 때 가슴 뛰는 울렁임이라고 했
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남잔 울렁임을 느끼게 한 어떤 여잘 사랑하게 되
었고 그 여자로 인해 살 수 있었다 다시 몇 년이 흐르고 멀리서 바라만
봐도 가슴 뛰게 만들던 그 여자가 어느 봄날 오후햇살처럼 마냥 따사
롭게만 느껴지자 그 여자를 떠났다. 더 이상 울렁임이 없었기에... 그
러던 어느날 삶에 지쳐 허덕이고 있을 때 한 여자가 다가왔다. 자신의
이상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그 여자를 대할
수 있었고 문득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 자신을 발견했을 때 그 남자
는... 사랑이란 획일화된 감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느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 사랑한다면 이래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싫었던 한 남
자가 있었다. 하는 일 없이 날마다 만나서 시간 죽이기는 낭비라고 믿
었고 얼굴만 마주 본다고 사랑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
러던 어느날...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을 갈구하던 그 여자에게 자신은
바람이라고 했다. 스치는 바람답게 그 남자는 잊혀질만하면 그 여자
에게 연락을 했고 그 때마다 그 여자는 아무 말없이 달려왔다. 지친 어
깨를 다독이고 시린 손을 어루만지면서도 그 남자는 여자에게 빠져들
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가끔은 다른 여자
를 만나서 집중되는 마음을 분산하고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그 남자
의 여자는 떠나버렸다. 기다림에 지쳤다고... 다시 한 여자를 만났다.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늘 바쁘고 언제나 시간배분에 철저하던 그 여
자앞에서 그 남잔 한낱 친구일 뿐이었다. 아련한 첫 키스를 나누고 불
길처럼 타 오르는 보고 싶은 감정에 그 남잔 틈나는 대로 여잘 만나고
자 했지만 여자는 여전히 바빴다. 그 남자는 다시 사랑을 잃고 옛 사랑
을 추억한다. 사랑이란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주고 받는 것임을 절
감하면서...
4.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한 여자가 있었다. 불빛을 찾
아 떠도는 불나방처럼 외로움이 밀려 오는 저녁이면 그가 누구라도
함께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가슴으로 들어왔다. 뚜렷한 이유
없이 밀려오는 그 느낌에 젖어들무렵 그 여자는... 두려워졌다. 그 남
자의 순수함이 그 남자의 열정이 자신의 지난 일들이... 결국 떠나가는
남자를 붙잡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 파묻혀 살던 어느날 다시 한 남자
를 만났다.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만 자신을 사랑해 주는 그 남자가 그
사랑을 지켜 나가는 그 남자가 고마웠다. 그 남자를 사랑하자고 자신
에게 몇번이나 맹세하던 그 여잔 그 남자와 사랑을 키워가면 갈수록
느낌없는 사랑에 지쳐갔다. 다시 그 남자와 이별을 하고 그 여자는 목
놓아 울었다. 사랑도 용기인 것을... 더 이상 느낌없는 사랑을 하지 않
으리라면서
5.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이 손해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남자와 여자가 있었다. 사랑할 수 있으면 모두 다 사랑하리 그 여
자와 그 남자는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그 사랑속에서 충만했
다. 풍요 속의 빈곤을 느낄 때마다 다 가질 수 없는 당연함에 스스로를
달래고 그럴 때면 다시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맸다. 그러던 어느날... 그
여자와 그 남자가 만났다. 출렁이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애써 외면하
고 각자 다른 사랑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그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
한다고 그 여자 또한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서로 부유하는 사
랑을 확인할 무렵 그 여자와 남자는 이별을 했다. 다시 계절이 바뀌고
다른 사랑속에서 사랑에 대한 단상을 쌓아 가면서 그 남자와 그 여잔
사랑은 다시 올 수 있지만 한꺼번에 올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사랑은
외면한다고 해서 사라지는게 아님을 사랑이란 그렇게 마음가는 대로
임을... 깨. 달. 았. 다.
===책에서 본거를 쓴건데 이것도 저작권 위반일까요??
괜히 불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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