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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하희

작성자
Lv.52 사마택
작성
19.09.30 02:03
조회
141

때는 춘추 시대. 크고 작은 나라들이 패자가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던 때. 정나라는 작은 나라에서 9대 목공의 딸로 태어난 공주 하희가 있었다.

하희는 초경을 치루기 이전 부터 그 미모가 하늘의 선녀도 멍을 때릴 정도로 출중하고 타고난 색끼가 있었다.

그의 첫남자는 친 오빠인 세자 자이였다. 이 둘은 남매였지만 서로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다. 금단의 사랑을 보며 애태우는 이가 있었는데 친척 오빠인 자공이었다.

그도 하희를 볼때마다 터져나오는 욕정을 내심 숨겨왔는데. 친 남매가 정을 통하는 것을 보고 그 또한 리미트가 해제되었다.

하여, 하희를 협박해 자공과도 정을 통하였다. 시작은 협박이었지만. 하희는 타고난 미모와 자연 풍기는 색끼 만큼이나 욕정이 강한 여자였던지. 곧 이 삼각 관계를 즐기게 된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니, 소문이 안 날래야 안 날수가 없고. 결국 애비이자, 나라의 군주인 목공 또한 알게되었다.


“아, 내 딸이지만. 나라를 망치는 미모로구나.”


이에 목공은 결단을 내리는데. 강대국인 진나라(晋国 후에 한, 위, 조로 갈라지게 된다.) 대부인 자만에게 시집을 보낸다.

이일로 자이와 자공은 서로를 원망하여 앙숙이 된다. 훗날. 자이가 정나라 10대 영공으로 즉위 하자, 자공이 선공을 하여 군주를 시해 한다.

진나라의 고위 대신인 대부 자만은 몸이 매우 유약했다. 첫날밤에 복상사로 죽게된다. 졸지에 과부가 된 하희.

하지만. 하늘이 내린 그녀의 미모는 세상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자만의 집안 어른인 하어숙은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지르게 되는데.

하희를 아내로 삼은 것이다. 연로한 나이에 꿈에도 그리던 하희를 얻게 되자, 밤낮 없이 무리하여 결국 기가 빨려 하어숙도 얼마 안가 죽게 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는데. 하징서다.

이렇게 기가막힌 기구한 팔자인 미망인 하희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접근하는 이가 있었으니.

죽은 자만의 친구이자, 진나라 희대의 간신인 공손녕이 하희와 정을 통한 것이다.

그리고 정표로 비단 속옷을 받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데. 경청한 친구 중에 의행보는 은근슬쩍 음심이 동하여 하희에게 값비싼 선물공세를 하여 하희의 몸과 마음을 얻었고 그 또한 친구들에게 하희의 비단 속옷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공손녕과 의행보는 수위를 다투는 나라를 망하게 할 천하의 간신이었는데. 하희가 잘생긴 의행보와 더 깊은 정을 통하자, 이에 화딱지가 난 공손녕은 강국 진나라 군주인 천하의 암군 진영공에게 하희의 미모를 극찬했다.

그동안 하희의 미모를 소문으로 들어왔지만. 하희의 나이는 삼십대 초반이라 영계만 밝히는 진영공의 반응은 처음에는 떨떠름했는데. 아끼는 총신인 공손녕이 강력히 권하니, 한번 보기로 했다.

충신의 감언에 귀를 귀우는게 자고로 현명한 군주의 길이 아니겠는가.

공손녕은 하희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한껏 이쁘게 차려 입혔다. 진영공이 하희를 보자 자신이 그동안 헛 살았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한다.

진영공은 하루 하루가 매우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런데. 다 좋은데 하희의 과거가 내심 찜찜한지라.


“얘, 하희야. 과인은 말이다. 네가 매우 좋다. 너무 좋아서~ 궐안에 있는 모든 여인들이 전부 시시하거 하잘 것이 없구나. 하희 너만 있으면 된다. 모두 필요가 없으이.”


이에 암군의 마음을 읽은 하희가 배시시 웃더니, 공손히 아뢴다.


“대왕이시여. 비록 소녀가 부족하여 제 첫정을 대왕께 받치지 못하였으나, 못났다고 내치지 아니하신다면. 대왕의 큰 은혜를 평생동안 감읍할 것이며 오직 대왕만을 바라보겠사옵니다. 만일 제가 한 말을 어기게 되면 큰 벌을 주시옵소서.”


하고, 비장의 스킬인 비단 속옷을 그 자리에서 벗어 주었다. 이에 진영공은 매우 감격하여 양 눈가에 맑은 이슬이 고였다.

곧, 히히낙락하여 자신의 두팔인 총신 공손녕과 의행보를 급히 불러 술판을 벌인다.


“히히. 경들은 보시게. 이것이 뭔 줄 아시는가? 그래, 그렇지. 바로 하희의 비단 속곳일세, 그려. 과인이 하희에게 너 밖에 없다 하니, 바로 그 자리에서 벗어 주지 않았겠나.”


“어이쿠. 대왕이시여. 대왕께서야 말로 시대의 웅자이십니다.”


“대왕이시여. 이것은 매우 귀한 징조이니. 필시 열성조의 보우하심인즉, 감축, 또 감축드리나이다.”


“음. 허허. 이런, 이런. 자네들도 참. 허허허. 충신이로고. 그런데. 말이야. 우리 셋이 아무리 군신간에 격이 얇은 벗이라고 해도 말일세. 일국이 군주인 과인이 말이야. 그대들이 먼저 동침한 여인을 취한다는게 천하가 비웃지 아니하겠는가?”


“아이고. 대왕이시여. 당치 않은 말씀이옵니다. 자고로 음식이란, 군주가 드시기 전에 아랫것들이 먼저 이상 유무가 없는지 시식을 하는 것이옵니다요.”


“그렇습니다요.”


“껄껄. 자네들이 환관도 못한 것을 해내는구먼. 과연, 과연. 과인의 충신이자, 벗이로다.”

이들의 아부에 퍽 만족한 진영공이다. 진영공이 찜찜함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내들은 전부 받은 비단 솟옥을 자신만 못 받아서인데. 신하들도 받았는데. 군주가 못 받으면 이 얼마나 쪽팔린 짓일꼬.

하지만. 오늘 같은 속옷을 공유한 이들 중에 자신이 으뜸이니, 이는 나라의 기강이 바로서는 야무진 일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이처럼 천하의 두 간신과 암군이 서로를 얼싸 안으며 음담패설을 히히덕 꺼내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턱이 있겠는가?

잔나라 사람이라면 왕족 부터 천한 노비에 이르기 까지 하희는 입방에 올랐고. 주로 술자리에서 하희를 대상으로 한 음담패설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것을 너무나도 괴로워 하는 이가 있었는데. 바로 하희의 아들인 하징서였다. 외가는 외국의 왕족이고, 친가는 강력한 명문가의 피를 이어 받아 고귀한 혈통임이 분명하나. 그의 출생은 부끄러운 것이었다.

자신의 피가 부끄럽고 어머니의 행실이 괴로웠고 어머니에게 접근하는 사내 놈들에게 분노했다.

이런 자책 속에 하징서는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하여 반듯하게 자랐다. 그는 몸놀림이 날쌔고 무술에 능통하며. 힘은 장사요. 눈빛은 별처럼 총명했고. 키가 크고 매우 잘생겼다.

암군 진영공은 하희를 아끼는 것 만큼 하징서 또한 매우 기특히 여겨 18세에 나라의 군권을 총괄하는 사마의란 벼슬을 주었다.

약관도 넘기지 않은 청소년에게 나라의 군권을 통째로 넘겼으니, 과연 미쳤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날. 진영공은 두 간신과 초희를 대상으로 음담패설을 질퍽하게 늘어놓았는데. 하징서는 과연 누구의 씨일까 하는게 오늘의 주제였다.

서로의 씨지 않느냐고 농짓거리를 주고 받는 것을 하징서가 딱, 하고 목격했는데. 그는 두눈에 쌍불을 키고 바로 화살을 재어 왕을 죽였다.

그 서슬에 놀란 두 간신. 공손녕과 의행보는 급히 빤스런했다. 만일 여기서 공손녕이 죽었다면 먼 훗날. 원소와 공손찬은 하북의 패권을 다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징서는 즉시 군을 소집해 태자 오를 옥좌에 앉혀 진성공으로 추대하여 나라의 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타국인 초나라로 간신히 도주에 성공한 공손녕과 의행보는 초나라 장왕을 알현하게 된다.

초나라 장왕이 누구인가?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식견과 무한에 가까운 인내력에서 나온 카리스마를 장기로 삼아 구종의 야욕을 키우며 천하의 한자락을 끝내 움켜쥔 사내.

패자국으로 나라의 국격과 국력을 격상시킨 시대의 패왕.

시대의 패왕이자, 야심가인 장왕은 피신해온 외국의 두 간신을 높은 왕좌에서 턱을 괸채 지그시 내려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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