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우연찮게 어느 작가의 작품을 보게 되었다.
거의, 아니 어쩌면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인데
그럭저럭 1회에서 십여 회까지는 상당히 매력을 끌 정도로 훌륭했다. 아마 이 정도면 어디 어느 곳에 갖다내 놔도 전혀 손색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러나 어느 한 순간부터 작품 내용이 슬슬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과연 이 작품의 전반부를 쓴 작가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후반부에 가서는 완전 지리멸렬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내용이 엉망으로 되어가기 시작했다.
아, 왜 그럴까?
이런 현상을 난 내 나름대로 이렇게 진단해 본다.
그 작가는 분명 실력도 있고 능력도 있는, 그러나 다만 제때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무명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자기 딴엔 혼신의 힘을 다해 쓰고있는 작품임에도 독자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하고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있으니 점점 글을 써나갈 의욕을 잃어버렸기에,
혹시나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후반부 글을 써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틀림없이 전반부로만 본다면 특출난 재능을 가진 작가임이 분명한데... 왜 이런 작가가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나?
혹시 독자들의 시선을 처음부터 끌기에 부적절할 정도로 심각한 광고성 노출 부족 때문?
그러나,
이보다도 초반부부터 재미가 훨씬 못한 작품임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별안간 주목을 끌고 인기를 얻어, 영광의 차트에 단숨에 치고 올라버리는 어떤 작가의 화려한 현상을 어이 설명할 건가?
그러니 이건 어쩌면 운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 모르긴 모르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철저히 조사를 해본다면,
손흥민 같은 걸출한 스포츠 인재의 능력을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를 몇 명 정도 찾아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들이 반드시 손흥민과 같은 대단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는 말하기 곤란.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천운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어쨌든 훌륭한 문학적 재질을 가지고도 제때 운을 못 만나 활짝 펴지 못한 무명 작가의 작품을 대할 때마다
내 기분이 띵하고 마음이 착잡해지는 건 뭔 까닭일까?
정녕, 이들을 발굴해내고 기를 제대로 살려주어
정상급 작가로 키워낼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
야심한 밤중에 별별 생각을 다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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