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늘 생각하는것은 읽는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하고 상상하게 하는 것. 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상상과 공상은 한끗차이죠.
제 선호작중 문학적 가치가 있다! 라는 글은 세손가락에 꼽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있다! 라는글은 하나 있군요.
냉정하게 이분법적인 사고를 한다면 전 장르문학을 좀 더 낮게 취급합니다.
단어적 가치로 책 이라함은 종잇장에 문자를 끄적여 엮으면 다 책이겠지만, 그걸 양서라고 부를 순 없겠죠.
열정과 노력 시간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장르소설의 단점은 공상하게 하되 상상력에 제한을 걸만큼 상세하고 필요한부분에서 개연성이 없죠. 현대물은 더 심각합니다.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현실도피에 아주 적합하죠. 과거 학교에선 유해물로 지정하다시피 해 압수 - 파기했을 정도니까요.
이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자신의 글에 철학을 담고 사상을 담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해도 빨리읽기, 즉흥적인 재미, 대리만족 등의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독자들의 눈을 만족 시켜야만 합니다. 그것은 마치 상품 가치를 위해 작품성을 일정부분 양보해야 하는것과 같죠.
하나의 책에 한 사람의 인생을 담는것은 어렵습니다. 수 없이 많은 영화와 드라마, 각종 에피소드가 그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날 테니까요. 하지만 장르소설은 주인공의 인생을 다 글로 씁니다. 어마어마한 분량이 되기 때문이죠.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모든 소재를 놓고 다르게만 표현하면 된다 라고 자위하며 말이죠.
선택과 집중조차 되지 못한다는 말이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배우는것과 다름을 알게하는것은 생각하게 할 수 있으나 빠지게 하는것은 치명적인 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장르소설은 심각하게 문법과 어법을 파괴하고 국어적 가치를 훼손합니다.
여러분은 장르소설 15권 완결본을 옆에 두고 한달음에 읽어내려가신다면, 어떤기분이 드십니까. 채 1분도 되지 않는시간에 한장씩 쉽게 넘어가며 다 읽고난 후 재밌었던 부분 한 둘만이 기억에 남고, 머리는 멍 해지는 장르문학식 속독법. 저는 그렇습니다.
문장과 단어를 음미하고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은 연간 한두편을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장장 스무장에 걸쳐 표현해도 될 장면묘사는 겨우 두 세줄에 불과하고, 한줄로 넘겨도 될 상황은 자극적인 단어와 소재로 늘입니다. 이것이 과연 환상에 다다르게 할 수 있을까요?
소재가 판타지라고 한곳에 묶는것은 타당하지 못할 것 입니다.
인문학이 편협하고 딱딱하며 여차저차해서 좋지 않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그들은 작품성이란것은 지켜왔습니다. 계통 전반에 걸쳐서 최소한의 질적 가이드라인을요.
우리네 장르엔 그것이 없습니다.
수많은 글이 있고 수많은 사람이 쓰기에 몇몇 작품은 분명 좋을 수 있지만, 보고 쓰고 보다가 쓰고 보면서 쓰기에 한계가 있는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제가 아는 대다수의 독자들은 장르소설 중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게 소개할 수 있는 소설을 장르소설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로써 하나의 문학작품이라고 표현했죠.
글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서두에 말씀 드렸다시피 책의 가치란 생각하고 상상하게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사상과 철학에 대해 논했다면, 그와 같은것 혹은 그와 다른것에 대해 사색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것.
타인의 인생중 어떠한 이벤트에 관해 독자에게 너는 어떠했을것이냐 생각하게 할 수 있는것. 혹은 일상에서 생각하지 못할 기발함을 느끼게 해 웃음이나 충만한 행복감을 줄 수 있는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현재 장르소설의 서술로는 그 어느것도 만족시키기 힘들다고 봅니다.
우리는 일반소설과는 출발부터가 달랐지 않습니까.
우리의 목적은 재미 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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