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못할 사정에 의해서 고양이와 동거한지 벌써 7년째입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동네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한지도 4년째네요. 그동안 마음을 주었던 어린 길냥이의 사체를 묻어준적도 있고 어느날 사라져서 아직 보지 못한 길냥이가 있을 정도로 짧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동네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는것도 좋지 않게 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한밤중에 근처 영역싸움이 벌어질만한 구역 모두에 사료를 놔주느라 고생아닌 고생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가게 뒷편에 모이는 길냥이들에게 밥을 줬는데 근처 굶주린 길냥이들이 밥을 먹으로 오면서 영역싸움이 벌어져서 옆동네까지 사료를 배식하러 다녔습니다)
그저께..
가게 뒷편에 밥먹으로 오는 길냥이들 주는 사료그릇에 어린 아깽이 한마리가 주저앉아 졸고 있더군요. 솔직히, 고양이 한마리를 데리고 사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는지 알고있고 어느정도의 수고가 필요한지 아는지라 어린 아깽이를 보는 순간 무척이나 고민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선택의 순간을 거쳤지요.
그런데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너무 꼬질꼬질하고 불쌍해 보이는겁니다. 그래서 짧은 고민을 뒤로 하고 결국은 데려와서 키우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잡으려고 하다고 놓치고 말았습니다. 작은 녀석이 무척이나 날쌔더군요.
인연이 아니었다라고 위안하면서 쓰린 마음을 토닥이며 있었는데...
오늘 친구들과 한잔 하고 들어와서 가게 뒷편의 길냥이들 사료그릇에 밥을 채워주려고 하다가 그때의 아깽이들 다시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고민 없이 덥썩 잡아서 데리고 왔습니다. 중간에 손에 피를 보기는 했지요.
일단 오늘 내일은 안정할 시간을 주고 주말쯤에나 병원에 데리고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병원비가 좀 깨질것 같지만...지금 데리고 있는 냥이가 건강하게 지내서 예비로 모아놓은 돈이 좀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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