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4.10.15 03:36
조회
1,351

종합격투기 무대 호령하는 '개성만점 타격 야수들'

 

[타격 야수-상] '아이스맨' 척 리델, '드래곤' 료토 마치다, '좀비' 디아즈 형제

 
종합격투기는 현대 무술의 집합체다. 최소한의 룰만 지키면 어떠한 무술을 들고 나와도 제약이 없다. 복싱, 무에타이, 가라데, 태권도, 레슬링, 주짓수, 유도, 스모 등 재주껏 가지고 있는 기술을 쓰고 승리를 가져가면 된다. 때문에 과거에는 이른바 이종의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효과적인 전술과 패턴이 개발·활용되는 상황인지라 선수들이 다 비슷비슷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MMA는 크게 스탠딩 타격(서서 주먹과 발을 이용해 상대를 가격하는 것)-그래플링(얽혀서 싸운다는 뜻으로, 메치기·조르기·누르기와 관절 꺾기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지라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대다수에게는 좀 더 화끈한 타격전이 인기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스트라이커 혹은 타격위주 파이터에 대한 팬들의 인기는 엄청나다. 다른 선수들은 쉽게 따라 하기 힘든 자신만의 독특한 타격법으로 종합격투기 무대를 호령한(호령중인) 개성만점 타격 야수들을 돌아본다.

라이트헤비급의 한 시대를 가른 척 리델의 '죽창펀치'
 1 척 리델.JPG
 '아이스맨' 척 리델
ⓒ UFC

 


UFC 라이트헤비급의 원조 독재자 '더 아이스맨(The Iceman)' 척 리델(45, 미국)는 두 주먹 하나로 옥타곤을 자신의 지배 체제하에 두는 데 성공한 파이터다. 동시대 티토 오티즈-랜디 커투어라는 막강한 그래플러들이 대항마로 존재했지만 리델은 말 그대로 '그래플러 잡는 타격가'였다. 워낙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좋은지라 넘겨뜨리기도 힘들었고 설사 힘겹게 그라운드로 끌고 간다해도 금세 일어나버리는지라 그래플러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리델 타격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그의 펀치에 이른바 '잔매'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대다수 파이터들의 펀치가 '견제성'과 '카운터성'이 확연히 구분되는 반면, 리델의 쭉쭉 뻗는 주먹은 모두 카운터로 연결됐다.

이는 리델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주먹에 맞아도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뒤로 물러서거나 옆으로 빠지면서 터뜨리는 주먹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려 있어 방심은 절대 금물이었다. 상대 선수들 입장에서 좀더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기 까다로운 이유로도 작용했다.

이러한 리델의 파괴력의 바탕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펀치테크닉이 자리잡고 있었다. 펀치 위주의 스탠딩 타격가라는 점에서 리델은 복싱의 달인일 것 같지만 실상은 아니다. 제대로 된 복싱경력도 없거니와 복싱의 장점인 탄탄한 안면가드와 유연한 위빙(권투에서, 상대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윗몸을 앞으로 숙이고 머리와 윗몸을 좌우로 흔드는 기술)-더킹(권투에서, 윗몸을 낮추거나 이리저리 움직여서 상대편의 공격을 피하는 일)은 물론 탄력 있게 바닥을 밟으며 통통 뛰어다니는 특유의 스텝은 찾아보기 힘들다.

안면 가드를 잘하지 않은 채 어슬렁 어슬렁 움직이며 자신이 주먹을 내기 가장 좋은 자세로 카운터를 노리곤 했다. 주먹을 관자놀이선까지 올린 상태에서 타이밍에 맞춰 '죽창펀치'를 내는 모습은 흡사 고전 복싱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손목위주로 회전을 주어 짧고 간결하게 펀치를 내는 복서들과 달리 팔꿈치와 어깨를 함께 쓰며 비틀어 치는 펀치가 많았다. 이럴 경우 파워는 세지지만 빈틈이 많이 생길 수 있어 공격 실패시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당시 맞붙었던 그래플러 중심의 라이트헤비급에는 그러한 리델의 타격 약점을 뚫고 카운터를 날릴 파이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찌보면 리델의 장기집권의 배경에는 시대적 행운도 어느 정도 따랐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리델은 복싱이 좋은 퀸튼 '람페이지' 잭슨에게는 2차례나 패배의 쓴맛을 봤으며 라샤드 에반스의 스텝을 적극 살린 카운터 전략에도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강자들이 즐비하던 라이트헤비급 무대에서 자신만의 맞춤형 펀치 테크닉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점만은 높이 평가 할만하다.

'거리싸움의 지배자' 마치다의 가라데 파이팅
 2 마치다.JPG
 '드래곤' 료토 마치다
ⓒ UFC

옥타곤의 무도인으로 불리는 '드래곤' 료토 마치다(36, 브라질)는 한때 신비의 파이터로 불렸다. 행보가 신비한 게 아니라 파이팅 스타일 자체가 워낙 특이한지라 그 까다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기 때문. 그의 공격패턴은 대부분 분석이 끝난 현재도 알면서 당하기 일쑤일 정도로 깨트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하물며 그가 막 강자로 떠오르던 당시에는 제대로 된 대응법까지 없었던지라 맞붙는 상대들은 경기 내내 끌려 다니다가 고개를 떨구기 태반이었다.

킥 활용의 달인인 마치다는 공격을 자유롭게 하면서도 반격이 들어올 경우 빠질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항상 유지한다. 자신이 설정해놓은 거리에서 끊임없이 킥을 내고 안정적으로 수비를 펼친다. 포인트 쌓기 타격 위주로 경기를 펼친다면 십중팔구 마치다가 흐름을 장악한다. 그렇다고 거리를 좁혀 무리해서 달려들다가는 짧고 강력한 정권 카운터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고, 테이크다운 디펜스에도 일가견이 있는지라 넘어뜨리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클린치(권투에서, 상대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껴안는 일)에도 강해 붙잡는다해도 역으로 중심을 빼앗길 위험이 크다.

뒤로 물러서기도 힘들다. 마치다는 달려드는 상대에게도 강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물러서는 상대를 따라가 괴롭히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다양한 킥과 펀치공격은 물론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찔러 넣는 무릎공격도 매우 위협적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이같은 마치다의 패턴 뒤에는 ´송도관(松濤館)´ 가라데와 스모라는 일본 정통 무술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어릴 때부터 형제들과 함께 아버지에게 수련을 받은 관계로 기초가 매우 튼튼한지라 자신만의 MMA패턴을 완성할 수 있었다.

디아즈 형제의 선택받은 '좀비 복싱'
 3 디아즈.JPG
 '좀비' 디아즈
ⓒ UFC

마치다처럼 기술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단순히 '희소성'만 따진다면 닉 디아즈(31, 미국)-네이트 디아즈(29, 미국)형제의 '좀비 복싱'도 천연기념물감이다. 호리호리한 체구에 긴팔을 늘어뜨린 모습만 봤을 때는 발빠른 아웃파이팅을 구사할 것 같지만 디아즈 형제는 누구보다도 강력한 인파이터들이다.

중장거리에서 계속 주먹을 휘두르며 전진하는 좀비 복싱은 얼핏 보면 단순하기 그지없다. 쉴 새 없이 펀치만 내지르기 때문이다. 정교한 복싱 테크닉도, 무시무시한 한 방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디아즈 형제의 스탠딩 압박은 상대에게 심한 공포를 가한다. 반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거듭하며 앞으로 밀고 들어오는 전법은 상대의 리듬을 깨뜨리고 질리게 만든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펀치를 가할 때 다른 한 손은 방어동작을 취하지만 디아즈 형제는 예외다. 주먹을 뻗는 순간에도 벌써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공격 본능이 끓는다. 상대가 펀치공격을 한 번 할 때 두세 번 가할 수 있는 비결이다. 디아즈 형제는 바디샷에도 능하다. 이들은 안면 쪽으로 주먹을 내는 틈틈이 바디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가하며 상대의 데미지를 축적시킨다. 마구잡이로 때리는 것 같으면서도 나름 지능적으로 게임을 풀어간다고 할 수 있다.

디아즈 형제의 패턴은 따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무작정 흉내를 내다가는 큰일나기 일쑤일 것이다. 일단 두둑한 배짱은 물론이거니와 무수한 정타를 허용하면서도 전진할 수 있는 맷집과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활용은 불가능하다.

*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Comment ' 4

  • 작성자
    Lv.31 김창용
    작성일
    14.10.15 13:08
    No. 1

    척리델...사랑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4.10.15 23:07
    No. 2

    개성파 파이터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후두마루
    작성일
    14.10.15 17:18
    No. 3

    닉 디아즈의 복싱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완성도가 높죠.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것 같지만, 페인트와 콤비네이션이 잘 조합된 수준 높은 기술입니다. 실전에서 사용하는 콤비네이션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MMA와 복싱은 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MMA에서 복싱을 응용하려면 나름의 변형이 필요합니다. 닉디아즈의 복싱은 전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MMA에 잘 최적화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4.10.15 23:08
    No. 4

    디아즈가 레슬링방어만 어느정도했으면 무서운 선수가 되었을것 같아요..^^
    지금도 대단한 선수지만요 ㅎ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8025 대세기피증, 치료될까여? +10 Personacon 백수77 14.10.20 1,315
218024 시간을 돌릴 수 있으면 한달 전의 제게 말하고 싶어요 +4 Lv.30 서은결 14.10.19 1,069
218023 근 5년만에 다시 글을 써 보는 군요. +7 Lv.25 독불이한중 14.10.19 804
218022 여성 연예인들 성형을 하면 할수록 얼굴이 망가지는 듯... +11 Lv.99 곽일산 14.10.19 1,920
218021 킹크랩 좀 먹어볼라했드만.. +6 Lv.1 [탈퇴계정] 14.10.19 1,095
218020 입원했습니다. ㅜㅜ +6 Personacon 피리휘리 14.10.19 799
218019 이렇게 타려고 만든 자전거가 맞습니다. +12 Lv.99 푸른달내음 14.10.19 1,128
218018 지갑에 돈이 없어지니 춥네요. +4 Personacon 적안왕 14.10.19 868
218017 지갑이 가벼워져서 그런지... +4 Lv.57 사는이야기 14.10.19 1,149
218016 살이라는게 그냥 찐다고 좋은게 아닌것 같습니다. +3 Personacon NaNunDa 14.10.19 863
218015 네이버 웹소설에서 처음 '대화'를 극히 강조한 시스템을 ... +14 Lv.59 취룡 14.10.19 1,556
218014 [혐]산 정상에서 발견한, 짐승이 물어뜯은 새 +5 Personacon 엔띠 14.10.19 1,050
218013 '다시 뛰는' UFC 김동현…해법은 무에타이? Personacon 윈드윙 14.10.19 806
218012 '잠자는 복병' KGC 인삼공사... 반격을 시작하나 Personacon 윈드윙 14.10.19 682
218011 Fury 를 보고 왔습니다. +6 Personacon Alkin 14.10.19 1,067
218010 여러분들 제가 맞춤법을 공부할려고 하는데 책 추천좀요 +4 Lv.3 재길간지 14.10.19 1,028
218009 지상파를 안보는 이유 +11 Lv.60 카힌 14.10.19 1,550
218008 매주하는 등산 5회차. +3 Personacon 엔띠 14.10.19 844
218007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11 Lv.61 정주(丁柱) 14.10.19 1,037
218006 요샌 정규방송 드라마보다는 케이블 체널 드라마가 더 재... +8 Lv.80 크라카차차 14.10.19 1,157
218005 문피아 유료소설 이렇게 나오시는 분~??? +6 Personacon 유은선 14.10.19 1,480
218004 '미생' 드라마 재밌네요 +1 Lv.9 아키세츠라 14.10.18 957
218003 드라마 미생 재미있네요 +3 Lv.75 아르케 14.10.18 912
218002 오승환 연타석 홈런 맞았네요. +15 Lv.99 곽일산 14.10.18 846
218001 태블릿 액정에 정전기가 생기는 건가요? +5 Personacon 용세곤 14.10.18 1,180
218000 채팅방 오픈 (채팅방 소개 표절?!) +1 Personacon 적안왕 14.10.18 1,026
217999 그렇게 타라고 만들어준 바이크가 아닐텐데? +4 Lv.35 초아재 14.10.18 1,094
217998 구충약을 먹고나니... +18 Lv.61 정주(丁柱) 14.10.18 1,134
217997 근처에 KFC가 없어서 슬푸다... +10 Lv.24 마법시대 14.10.18 1,158
217996 죽음에 대한 도를 넘은 악플.. +14 Lv.24 약관준수 14.10.18 1,738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