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런데 사람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하는 인물의 엔딩은 독자에게 엄청난 실망/배신감을 안겨주지 않나요? 현실적으론 별 거 아닌 걸로 픽픽 죽어나간다 하더라도 소설에서 비중이 높은 인물들이 그러한 죽음을 맞이한다면 (인기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독자들의 반응이 어마어마할 텐데요. 예를 들어, 맹활약을 펼치던 조연이 모기에 물려 며칠 후 감염으로 죽음. 이러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ㅠㅠㅠㅠ
현실성도 좋지만 장치적으로 그 죽음이 이야기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DD
얼불노는 그런 점에서 대단하다 생각됩니다. 현실처럼 사람들이 픽픽 죽어나간다면, 현실처럼 이야기가 진행되면 되지 않겠나? 현실은 한명 혼자서 주연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한번에 여러 곳에서 여러개의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중 한 이야기가 갑자기 중간에 어이없게 끝난다면 현실에서는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것이지요. 주연이나 조연이 어이없게 죽으면 그대로 이야기가 딱 끝날만큼 허술하게 이야기를 짜지 않고 여러개의 튼튼한 줄로 탄탄하게 엮어두는 실력이 참.
얼불노 1권 왕좌의 게임에서 스톰랜드의 영주 렌리 바라테온은 리치의 영주 메이스 티렐의 딸인 마저리 티렐과 결혼을 함으로서 리치의 대군을 동맹으로서 굳혔습니다. 렌리는 그대로 스톰랜드 + 리치의 연합군대를 이끌고 킹스랜딩으로 진군해 승리를 거둘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렌리의 형 드래곤스톤의 영주 스타니스 바라테온이 렌리에게 무릎을 꿇고 복종할 것을 요구하며 군대를 이끌고 상륙하자 연합군대는 스타니스 바라테온의 군대를 맞이하기위해 남쪽으로 철수합니다. 이때 렌리 바라테온은 스타니스를 간단히 무찌른 후 대군을 이끌고 성공적으로 왕위에 올라 왕국을 다스릴 것 처럼 보였지만, 멜리산드레라는 르욜르 신앙의 여사제가 주술을 부려 렌리를 암살하고 구심점인 렌리를 잃은 연합군대는 와해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허무하게 끝나는대신 스타니스는 스톰랜드의 병력들을 새롭게 규합해서 여러차례의 전투들을 벌이고 그 전투들은 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있지만 결국 렌리의 허무한 죽음에서 이야기가 끝나는대신 꾸준히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이야기가 이어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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