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통장의 잔고는 200만원.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감도 안잡힌다. 요즘 세상에 장사의 밑천으로 쓸 수도 없는 푼돈이었고 생활비로 쓴다고 해도 고작 반년을 버티기 힘든 돈이었다.
문뜩 몇 개월 전에 로또에 당첨되어 외국으로 이민을 간 다니던 회사의 김과장이 떠올랐다. 40억이었던가, 50억이었던가. 서민으로 태어나 서민으로 살아가는 자신은 평생 가도 만질 수 없는 거액을 손에 쥔 운 좋은 남자였다. 그를 죽이고 당첨금을 빼앗는 상상을 해본다. 웃음이 나왔다. 결국 현실에서 그런 일이 가능할리가 없었으니까.
포장마차의 한쪽 구석에서 낮 술을 하며 실실 웃던 허름한 남자의 표정이 어째서인가 서서히 굳어가고 있었다. 실없던 웃음의 주기가 점점 길어졌다. 끝내 웃다 지쳐 미친 사람처럼. 그의 눈이 위험하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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