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어느 한 팀의 파울만 파울 선언을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이 심판의 판정은 의미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파울을 파울이라고 선언한 것이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팀의 파울은 파울이라고 선언하지 않으므로, 편파적인 판정이고, 불공정한 판정이므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생각이든 일리가 있습니다.
보수우파, 개혁좌파 사람들은 편파적인 비판/비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 편의 잘못에 대해서는 입을 싹 닫고, 상대 편의 잘못에 대해서는 침이 튀도록 욕을 하거든요. 오십보백보인 경우에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좀 심한 경우에는 내로남불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쪽 저쪽 가리지 않고 다 비판하고 비난하면 제일 공정할 것 같은데, 막상 이렇게 비판하고 비난하는 사람은 양쪽 사람들에게서 욕을 먹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사람들은 공정한 비판과 공정한 비난을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자기 편의 과오가 자신의 과오인 마냥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는 듯 보입니다.
그렇게 자기 편의 정당을 열렬히 옹호하다 보니, 정당은 정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자기 편의 과오를 비판하는 것은 해당 행위로 간주되기도 하고, 얼굴에 철판을 깐 정치인들은 마냥 잘 버티면서 당원 노릇을 합니다. 정당은 자체 정화가 안 되는 괴물처럼 되어 버리고,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서 조금씩 정화가 됩니다.
정치판이 깨끗하게 돌아가고, 정당이 깨끗하게 돌아가도록 하려면, 결국 국민들이 니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비판/비난하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당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념을 버리라는 얘기도 아닙니다. 뻘소리하고 뻘짓하는 정치인들을 하나둘씩 솎아내다 보면, 더 나은 정당 더 나은 정치를 얻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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