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각종 커뮤니티에서 좌표 찍혀서 순위 올라간 작품을 보고 하도 어이가 없고 역겨워서 올립니다.
페미 까기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던 글이지만 사실상 페미니즘을 누구보다도 지지하는 전형적인 20대 한국식 안티페미의 글이더군요.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고요? 뇌 구조도, 생각하는 방식도, 신체 구조도, 본능적 니즈도, 번식 전략도, 생존 방식도,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과 서로 소통하는 방법도 완전히 다른 게 증명된 두 존재가 평등하다고요? 역사적으로나, 현재로 보나 언제나 상이한 차이를 보였고 또 보이고 있는 두 집단이 평등하다는 완전히 잘못된 가정, 아니 기반 없는 ‘사상’ 하에서 똑같은 힘을 쥐여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애초에 항상 평등을 원하는 건 누구인가요? 그 기준은 누구에 맞춰져 있나요? 평등은 행동의 결과인가요, 아니면 원인인가요?
뭐만 하면 만악의 근원인 마냥 페미, 페미 노래를 부르지만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이라는 희대의 쓰레기같은 서구 이상론의 논리적인 결론입니다. 평등한 두 그룹을 자유롭게 풀어놓았는데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룹 간의 개인간에는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확률적으로 그 두 집단의 평균이 완전히 다르게 나온다는 것은 평등의 가정과 모순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들은 보이지 않는 사회적인 구조가 여성을 차별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거고요. 당연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논리의 흐름은 결과에서 원인으로 흘러가는 불건전한 형태를 띠지만 이 모든 불완전함을 해소하는 게 양성평등이라는 종교적 믿음입니다. 전체 인구 중 극소수, 그것도 능력 없고 경제력도 없으며 사회적으로 낙오되어 혐오에 찌든 극소수의 사람만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데 계속 세상이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이상하다고는 생각이 안 드시나요? 그 이유는 근본적인 문제가 소수에게소 오는 것이 아닌 - 즉, 페미니즘에 있는 것이 아닌 현재 세대 모두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양성평등’이라는 믿음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기 때문이지, 모든 사회 분야에 페미니즘이 묻었기 때문이 아니란 말입니다. 양성평등의 색안경을 빼고 좀 현실을 보세요. 지금 ‘페미니즘’의 탓이라고 불리는 모든 변화가 정말로 페미니스트들이 대단한 계획과 지성 그리고 돈을 통해 만들어낸 인공적인 변화입니까?
이런 상황에서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모두 평등하다고. 논점 흐리려고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세요.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모두가 부정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는 걸 누가 모릅니까? 인간이라는 종 내에서 유전적으로 분류되는 두 성별 간에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과는 관계도 없는 대분류를 왜 가지고 들어옵니까? 많은 사람이 모르는 점이 있는데 안티페미라는 운동은 서구에서 남자 페미니스트가 페미니즘을 내부의 극단주의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입니다. 당연히 안티페미의 논리 구조는 페미니즘의 그것과 닮아있을 수밖에 없죠. 애초에 페미니즘의 사상을 빌려와서 비판하는 척을 하며 자기들 운동의 본질을 가리려고 만들어진 거니까요.
정치 성향이나 사상도 전혀 없고 페미니스트도, 안티 페미니스트도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일반인의 입장에서 본 지금의 상황은 단지 같은 편이 서로 총질하는 척을 하는 거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애초에 검열 논란에 왜 일부러 안티페미 사상을 끌고 들어오는 겁니까? 그것도 모자라 이딴 쓰레기 같은 사상을 적어놓은 잡글을 지금 상황의 메인 이슈인 마냥 억지로 띄우는 게 말이 됩니까? 저 글에 추천 누르고 조회수 올리신 20대 남성 여러분은 정말로 저 내용이 뭐가 잘못됐는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다들 공감하시는 겁니까?
문피아가 잘못한 점을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려는 여론에 어김없이 이슈 냄새 맡고 들어온 안티페미들이 역겨워서 글 올립니다. 제발 저런 선동질에 넘어가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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