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부터 말하자면 엑스트라 빙의물이란 결국 판타지 대체역사의 아류 작품이고, 기본적으로 대체역사는 독자와 작가 둘 다 기본적인 내용의 흐름을 알고 있다는 전재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엑스트라 빙의물에서는 독자가 알고 있는 원작이 없음으로 원작의 흐름을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알려야 해서 소설이 작가가 생각하는 '원본'에 묶여있는 경우가 쉽게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쉽게 난잡해지거나, 지루해지고 늘어지거나, 작가만 아는 이야기나 서사의 흐름이 전개되는 상황이 너무 쉽게 벌어진다는 점이죠.
결국 엑스트라 빙의물은 한 작품에서 2개의 스토리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작가의 역량이 매우 뛰어나지 못하다면 독자의 이탈이 쉽게 일어나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사족
개인적으로는 '엑스트라'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가 기대했던 건 진짜 원본의 핵심에서 멀어져서 방관자 혹은 숨은 조력자 정도의 위치로 진행되는 글이라 생각했습니다. 대부분 글 초반 주인공들은 해당 원작 주인공에게 편승할 것이고 주인공과는 최대한 접점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에 저는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어디 터 좋은 곳에 음식점이라도 열어서 장사하면서 원작의 메인 케릭터들이 방문한다거나 막히는 부분을 도와준다거나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옛날에 문피아에서 갈랑이라는 분이 연재한 엘른 도전기같은 느낌의 숨은 영웅이나 아예 별개의 스토리 진행 같은 컨셉을 상상)
하지만 제가 봤던 모든 엑스트라 빙의물은 결국 '원작' 메인 스토리에 집착하고 주인공 주변 인물들과 엮여서 결국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행보로 이어집니다. 보통 80화 쯤, 짧은 호흡은 50화 쯤 되면 그런 기미가 보여서 개인적인 실망으로 하차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왜 내가 생각하는 작품은 없는 걸까 생각을 해보니 글 처음에 언급했던 엑스트라물의 한계(족쇄)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원본'과 별개의 이야기를 진행하기엔 독자와 원본 작품 사이에 접점이 없기에 말하고자 하는 바나 작가가 생각하는 재미 요소를 독자들이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제가 상상했던 그런 엑스트라물이 나오려면 해당 원본 작품이 이미 쓰여졌고, 해당 글의 외전 형식으로 가거나 삼국지처럼 이미 대중이 글의 흐름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엑스트라물도 해체해보면 이미 주인공이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 기존의 전개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친다는 것, 이세계가 합해진 회귀물+대체역사+판타지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글의 주인공이 '엑스트라'라고 못을 박기에 해당 사실을 인식시키려면 계속 원본 내용을 언급할 수 밖에 없고,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만드는 주인공을 보여주고 싶기에 계속해서 원본 메인 스토리와 주인공 역할에 엑스트라 주인공을 집어넣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글에서 보여줘야 하는 내용이
원본의 스토리+원본의 주인공과 메인 케릭터+엑스트라 주인공+엑스트라주인공의 행동으로 인해 추가되는 케릭터+ 엑스트라주인공으로 인해 파생된 스토리+원본이 엑스트라로 인해 바뀌는 내용+엑스트라 주인공이 해당 세계에 온 이유 등으로 매우 많은 것들을 다뤄야 합니다. 따라서 엑스트라물은 모든 내용들이 등장하는 중반 시작에 이탈자가 많아질 수 밖에 없고 이런 페널티를 감내하고 컨트롤하는 작가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