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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3 流寧
작성
20.11.30 12:36
조회
228
*아무래도 성인용 게임이니 불편하면 말씀해주세요. 삭제하겠습니다.

장르: 비주얼 노벨(R18)/ SF(근미래), 현대, 중세(위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형식: 액자식 or 옴니버스
스토리 진행 방식: 병렬, 선형 구조
플레이 방식: 감상형(대부분 그냥 감상하면 되며 분기 선택이 스토리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진 않음)
다회차 필요: X
플레이 타임:  스킵 없이 진행한다면 일반적으로 30-50시간(본인은 약 25시간가량)
특징: 메인 스토리와 3개의 서브 스토리가 병렬적으로 진행. 각 스토리마다 오프닝 영상 존재, 영상 내 이미지도 한글화된 패치 있음.

최근 건강 문제로 휴식을 하며 남는 시간 동안 서칭하다가 괜찮은 평의 게임을 발견해서 플레이했습니다. 미연시라곤 10년 전쯤 중학교 시절에 하곤 손대지 않았는데 갑자기 '비주얼 노벨'이라는 말이 확 와닿아서 해보게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수작이었습니다.
저는 소설에 대해 우회적 말하기의 한 종류고, 소설의 핵심요소는 세계와 자아의 대립인 갈등이 있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우회적 말한다는 것은 글 내에 (특정) 독자에 대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메시지는 소설 속 인물이 겪는 갈등과 그것을 둘러싼 전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충족되어야만 소설로 부를 수 있는 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모든 요소(내용, 글)는 해당 목적을 서술하기 위해 짜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세계관, 스토리 전부 죽고 케릭터만 살거나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흐름, 메시지가 없는 글을 못 참는 병에 걸려서 라노벨이나 애니는 물론 대다수의 킬링타임용 판소조차 보기가 정말 힘든 사람이다 보니 미연시는 더더욱 힘들어서 큰 기대는 없었는데 며칠간 푹 빠져서 했네요. 

우선 이 게임에 대한 제 총평은 '비주얼 노벨'입니다. 백일몽의 청사진을 하면서 게임을 한다거나 장르가 장르인 만큼 야겜을 한다거나 게임이나 대상을 공략하는 등의 느낌보다는 소설에 이미지와 사운드를 첨가해서 시나리오를 읽고 감상을 위해 플레이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미연시랑 비주얼노벨을 혼용하는 이유가 대부분의 해당 게임의 핵심이 케릭터에 집중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부류인 라노벨 정도의 퀄을 벗어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 게임은 케릭터와 서사를 모두 좋았고, 소설의 핵심인 메시지가 분명하게 보였기에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스포有) 스토리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한 여성과 함께 실험실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기억을 되찾고 실험실을 나가기 위한 조건인 3가지 내용의 꿈을 꾸며 자신이 왜 이곳에 기억을 잃고 잡혀 와서 꿈을 꾸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단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이 게임의 특징은 3개의 서브 스토리가 옴니버스식으로 들어가 있지만 위에서 적었듯 서로 다른 각 스토리가 메인 스토리와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각 서브 스토리는 (흐름상, 정식넘버링은 역순)첫 번째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돌아가신 사진작가였던 어머니가 찍고 싶으셨던 유성 사진을 찍기 위한 여정이었고 두 번째는 중세 극작가(각본가)와 여배우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현대를 배경으로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중년 교사와 동창(대학교) 소설가 딸과의 만남이 주제입니다. 추가로 포스트아포칼립스 배경의 메인 스토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대단했던 점은 결국 4개의 스토리가 한 게임 내에 있는데 각각 짜임새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물론 개인이 아닌 회사가 만든 게임이긴 합니다.-과 각 사이드 소설은 메인 스토리를 4분할 했을 시 앞의 3덩이에 각각 대응하는 내용이며 메인 전체와 각 사이드 스토리는 같은 형식을 취합니다. 이른바 삼문(文)일체 같은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에필로그 없이 각 스토리를 엔딩 지어도 충분히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추가로 2번과 3번 사이드 및 메인 스토리에 중요한 키로 '소설'(2번은 극)이 등장해서 이곳에 감상문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소설을 왜 적는지, 무엇을 소설로 적을지, 소설을 쓴다면 우리는 누가 보게 하기 위해 쓰는지 등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장르가 미연시이다 보니 남녀 간 관계가 생기고 관계를 맺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를 도구적 시선이나 전리품, 서사 없는 사랑이 아니라 로맨스 소설을 읽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습니다. 특히 3번째 사이드 스토리인인 중년 교사의 스토리는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꽤나 섬세하고 공들여 만들어서 내용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주인공의 갈등과 고뇌 및 결정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에서 기억에 남는 화두 및 메시지로는 '나'란 무엇으로 구성되어있는가? 그리고 미래의 더 큰 행복을 위해 지금의 작은 행복을 버리는 것은 옳은가?가 있겠네요.

기존의 일본 영화나 라노벨 같은 여건상 이 정도의 퀄리티가 있는 게임이 나올 줄 몰랐는데 생각 외로 볼만했던 비주얼 노벨이었던 것 같네요.
혹시 성인물이나 미연시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보셔도 후회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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