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쾌검 하후형에 비견되는 귀검(鬼劍)이 살해당했다.
* * *
초여름이었다.
연적하는 삿갓을 들어 눈앞 경치를 바라봤다.
“절경이로다!”
왼편에는 봉우리가 솟아있고 그 아래 시내가 흐르며 건너편에 밭이 일구어져 있다. 그리고 밭 끄트머리에 아담한 모옥이 자리 잡고 있다.
무월봉(無月峰)
십 년을 헤맨 끝에 도착했다.
연적하는 두근거림을 안고 모옥으로 향했다.
모옥 마당에서 한 동자가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연적하 님이시지요?”
“내 이름을 어찌 아느냐?”
“스승님께서 미리 말씀해주셨습니다.”
놀란 연적하를 보며 동자는 방긋 웃었다.
“그런가!”
연적하는 탄복하는 한편 안도했다.
수라쾌검을 베고 자신에게는 검결을 전수했던 청년을 만나려 강호를 주유하길 십 년.
무월봉이라는 곳에 청년검선이 산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여 찾았는데 제대로 짚었던 모양이다.
“스승께서는 안에 계신가?”
“출타하셨습니다. 하지만 무월봉에 달이 뜰 때 돌아올 테니 기다려 달라 말씀하셨지요.”
“무월봉에 달이 뜰 때.”
연적하는 무심코 왼편 봉우리를 돌아봤다.
‘밤이면 달이 뜰 테지. 그때 돌아온다는 말인가? 그런데 이름이 달 없는 봉우리라니, 거 묘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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