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닐 때에 ‘1천만 남북 이산가족’이라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에서 살다가 전쟁 기간 동안에 남한으로 이주한 인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천만 운운하는 것은 상징적인 숫자, 터무니 없이 부풀린 숫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도대체 어떤 셈법으로 나온 숫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조금 전에 어떤 선협소설을 읽다가, 어렸을 때 헤어진 남매가 상봉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북 이산가족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남매는 원래 3남매인데, 고아를 받아들여서 가족이 되었다가 부모가 어느 한 쪽이 또 죽어서 재혼하고 해서 만들어진 완전 남남인 3남매입니다. 장남이 주인공인데 영근이 없는 일반인이고, 셋째인 여동생은 최고의 영근 덕분에 최고의 문파에 입문해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죠. 장남은 기연을 얻어서 영근을 얻고 수도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헤어진 여동생을 찾고 보니,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지위와 실력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장남은 자신이 여동생에게 도움이 안 되고 걸림돌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첫째 오빠인 것을 숨기게 되었던 겁니다. 어쩌다가 중간에 2번이나 만나기도 했지만, 자신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깁니다. 그러다가 셋째 여동생이 장남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찾아와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가족의 정이라는 것은 참으로 희한합니다. 평생을 그리워할 수도 있고, 원수처럼 싸우게 되기도 하잖아요... 어떤 나무로 자라나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관계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아마도 이건 인간의 유전자에 들어있는 어떤 형질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겠죠, 뭐....
남북 이산가족 상봉 뉴스를 볼 때마다 저는 아득한 슬픔과 아득한 절망과 아득한 분노를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저들은 수십 년만에 간신히 만났는데, 이제 또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하잖아요... ㅠ ㅠ 이런 운명을 만들어 내는 저 김일성일당을 생각하니 분노가 끓어 오르는 겁니다... 일본만화 [데쓰노트]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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