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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
20.05.30 18:03
조회
136

제가 자란 경남 하동군 하동읍은 전형적인 농촌 시골읍이었습니다. 시장이 있는 동에 살았던 아이들은 문화나 유행이나 관습 같은 것에 금방 눈을 뜨고, 관심을 가졌죠. 그러나 시장과 떨어진 언덕배기 집에 살던 저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았습니다. 국민학생일 때 저는 동요를 좋아하고, 가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죠. 주말마다 TV에 나오는 가요 프로그램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습니다. ^ ^ 특히 스포츠는 극혐이었죠. 왜냐 하면 야구 중계 방송 같은 것은 5시쯤에 방송되는 만화영화를 못 보게 했거든요... 


그러다가 5학년 여름방학에 TV에서 나오는 함중아의 노래가 저를 각성시켰습니다. ‘내게도 사랑이’라는 노래였는데요, 이 노래 가사 때문에 저는 한 여학생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었죠... 처음 봤을 때 쇼크를 줬던 여학생입니다. ^ ^ 그 뒤로 9년간 짝사랑을 했었는데, 그 이야기는 부끄럽기도 하니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죠.. 


중학교 1학년이 되고, 이 때가 아마 1983년이었을 겁니다... 이제는 가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죠. 가요톱텐, 젊음의 행진은 애청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가수들조차 좀 세련된 복장이 아니었습니다. ^ ^ 지금 보면 어떻게 저런 패션을 하고 다녔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는 이선희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J에게’라는 노래로 데뷔를 했던 것 같은데요, 가요톱텐에서 1위를 아마 6개월은 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의 기억이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기억도 정확한지 보증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좋은 노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가수는 김범룡입니다. ‘바람바람바람’이라는 곡으로 인기를 얻었죠. 그 뒤로도 좋은 곡을 여럿 발표해서 인기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김범룡의 노래가 든 테이프를 얻게 되어, 이 테이프를 틀어놓고 중3 여름방학 숙제를 했습니다. ^ ^ 잔잔한 노래를 들으니, 지루한 숙제를 하는 데에 꽤나 도움이 되더라고요.. 


한편 이 때쯤에 팝송에도 눈을 떴는데요, 친구가 들려준 마이클 잭슨의 ‘beat it’ 같은 노래들이었죠... 따라 부르고 싶어서 엉터리 영어발음으로 열심히 따라했습니다. 문제는 발음이 전혀 분간이 안 된다는 점이었죠... ^ ^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를 이 때쯤 본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의 가수들이 나와서 실력을 겨루고, 상을 받았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는 다나 위너입니다. ‘에 레스 뚜’라는 노래가 잊히질 않습니다. ^ ^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본격적으로 팝송을 듣게 됩니다. 진주시에 유학을 갔는데요, 하숙집 선배형들이 공부하면서 라디오를 틀어놨거든요.. 그래서 당시에 유행하던 댄스뮤직 등을 많이 듣게 되었죠. 몇 곡은 영어 가사를 외워서 부르기도 했습니다. F.R. David의 ‘Words’라는 곡이라든지 다른 가수의 ‘freedom’이라는 곡이라든지..... 이 때 유명한 곡들이 좋은 노래가 참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주기도 하셨죠. 턴테이블에 이선희의 4집을 틀어주시기도 했어요... 돈이 없어서 살 수는 없었지만, 턴테이블과 스피커를 얼마나 갖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 ^ 김완선도 ‘오늘밤’으로 데뷔해서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습니다. 친구 한 명은 김완선의 사진에 대고 키스를 하는 등 많이 좋아했죠... 


고등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 유학하던 고종사촌 형이 병역 때문에 중도 귀국했습니다. 형이 MTV에서 1위~100위 하는 뮤직비디오를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서 갖고 왔습니다. 저는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뿅갔죠.... 제일 인상적이었던 뮤직비디오는 빌리 아이돌의 ‘white wedding’이었던 것 같습니다. ^ ^ 좋은 노래가 얼마나 더 있을까 상상하면서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즐기던 시절입니다.


1990년대 한국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랩을 곁들인 노래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죠... 일명 회오리춤... 처음 보는 순간부터 인기를 끌 거라는 판단을 했는데, 그가 나중에 음악대통령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1990년대 가요계에는 온갖 가수들이 나와서 좋은 노래들을 선보였고, 인기를 얻었습니다. 저는 단 한 곡을 꼽는다면 역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꼽겠습니다. ^ ^ 


2000년대가 되자, 아이돌그룹들이 가요시장을 장악했는데요, 저는 가사를 정확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ㅠ ㅠ 본래부터 말귀가 어두웠는데, 아이돌의 노래는 더더욱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가요 프로그램도 안 보게 되고 그랬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요와 팝송들을 사고, 모으고,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하고, ..... 이제 하드디스크에 꽤 많이 모았습니다. 한 2000곡쯤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요즘 제가 최신곡은 전혀 안 듣고 있고, 가끔 음악이 땡기면, 유투브에 들어가서 뮤직비디오를 보곤 합니다... ^ ^ 그 취향을 보면,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듣던 노래입니다... 최신곡은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가수들에게 제 사랑을 전합니다. 아바, 로라 브래니건, 보니 타일러,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록시트, 하트, 바나나라마, 보니 엠, 레이디 가가, 다나 위너, ..... 너무 많아서 다 못 쓰겠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80 크라카차차
    작성일
    20.05.30 18:39
    No. 1

    내 학창시절엔 가요만 들었는데...신승훈부터 시작해서 서태지와 아이들 터보 룰라 쿨 등등...그러다 고등학생땐 핑클 SES 등등 아이돌노래를 주로 들었고 좋아하는 노래가 순위에 안올라가면 흥미가 식어서 항상 탑텐에 있는 노래들만 찾아서 듣고...신승훈이 1위 못하게 만든 서태지나 김건모를 싫어하기도 하고..ㅋㅋㅋ 이제는 아이유노래를 제일 많이 듣는거 같음..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7 다큐인생
    작성일
    20.05.30 20:47
    No. 2

    읽다보니 저와 시절은 비켜가는데도 음악 취향이 비슷하여 좀 놀랐습니다.
    언급하신 곡과 가수들 전부 저도 즐겨들었던 이제는 올디스트 밧 구디스트 명반들이네요.
    제 친구들은 이제 나이먹었다고 트로트만 주구장창 듣던데, 전 아직도 아이돌 곡까지 두루두루 듣습니다.
    젊은 음악인들 나름의 색깔과 맛이 다르거든요. 한번 도전해 보시길...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20.05.30 21:43
    No. 3

    초등학교 4학년 때 누나의 영향으로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 그리그의 솔베이지 송, 라 스파뇨라, 금과 은의 왈츠, 소녀의 기도, 등에 빠졌다가 중학교 때 쇼팽의 즉흥환상곡, 고등학교 때 베토벤의 전원교햑곡 등과 외국영화의 OST 및 벤쳐스의 트위스트곡들 듣다가 대학에 와서 비틀즈, 무디 블루스, 딥퍼플, 레드 제플린, 아이언 버터플라이, 핑크플로이드, 사이먼&가펑클, 레너드 코언, 에릭 클랩튼, 퀸, 스콜피언즈, 등의 팝송 위주로 듣다가 신중현, 장현, 한대수, 양병집, 송창식, 양희은, 등의 가요... 거의 거기서 답보상태네요. 요즘 몽골그룹 하야밴드, 마두금 연주, Kpop 중 블랙핑크, 마마무, 모모랜드, 이미 해체된 "단편선과 선원들"의 노래를 듣기는 하지만, 새로운 노래는 최소한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이 들면 새로운 노래를 별로 안 듣게 된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네요.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20.05.30 22:07
    No. 4

    심심하신 분 아래 링크 클릭하여 음악을 들어보세요. 아마 귀에 익숙하지만, 생소할 수도 있는 음악이 나올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b_kEQNFRUA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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