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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멸망의 클리셰

작성자
Lv.94 조나단
작성
20.04.30 23:21
조회
173

1 멸망, 종말은 오래된 주제다. 하다못해 바이블도 여기에 속하는 이야기다


2 진지하게 종말이 다뤄진, 혹은 목적의 현실로, 가능한 일로 다뤄진  것은 근래다. 하나는 핵전쟁으로 인한 멸망이고, 다른 하나는 오존층의 붕괴로 인해 멸종이다


둘 다 그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졌고, 이제 소설에서 핵전쟁으로 인한 멸망을 다루면 뜬금없이 느껴진다


3 현재 서구의 종말은 보다 구체적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멸망이다. 핵전쟁으로 인한 종말이 현실이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도 현실이다. 실지로 99%의 과학자가 10년 안에 대비를 안하면, 멸망으로의 도미노만 남아있다고 한다


서구 문학에서 전반적인 평가는 핵전쟁으로 인한 종말과 다르게,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에 대한 문학적 대응은 실패했거나, 대중적 글이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헐리우드도 이런 종말을 많이 다루지만, 핵전쟁처럼 대놓고 그를 다루는 작품은 하나도 없다. 정확히는 직접적이로 핵심 주제가 되지 못한다.


4 한국에서도 아포칼립스가 유행이다. 하지만, 구독자가 많은 글들은 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눈앞에 직면한 종말을 직면한 작품은 찾기 어렵고, 찾는다고 해도 대중적이지 않다. 하다못해 물고기도 환경의 변화로 인한 멸종을 느끼니, 사람도 느끼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느끼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를 가속하는 문명을 유지하느라 멸망한 문명의 사례는 지구에서도 손가락으로 다 꼽지 못하게 많다. 따라서 “성장”이나, “기술” 혹은 “과학”이나, “개발”이나, “자본주의”라는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 것이 대안이나 정답처럼 다루는 글들이 잘팔리는 건 어쩜 당연하다


5 사실 팩트가 아니지만, 한국의 대중소설에서 클리셰로 다뤄지는 것들은 많다. 중국놈들은 다 범죄자고, 코로나로 중국의 공장이 100% 멈춰도 미세먼지는 중국탓이다. 일본놈들은 다 배신자여야 하고, 외노자는 극악한 범죄자여야 한다. 


사실 절대다수의 대중이 편안해하는, 혹은 신봉하는 클리셰를 비틀거나 “다르게” 다루는 글은 팔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기초적 팩트는 부정할 수 없는 서구의 대중소설이 “아직은” 더 질이 높은 것처럼 느껴진다ㅋㅋ


6 서구의 대중문화도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은, 배경으로 다룰 뿐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대중적이지 않고, 다큐가 되어버리거나 망작이 된다. 뭐~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이, 핵전쟁처럼 문학적으로 대중적으로 완성도 높게 다루는 글이 등장할 거다... 그 게 언젠지는 모르지만...ㅋㅋ


7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이 다루지이 않아도, 암울한 게 더 잙읽힌다^^;;; 


사실 한국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종말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의 종말을 분명히 인지하는 상태로, “재미만을” 위한 종말물은 점점 더 읽기 힘들어진다. 재미만 있으면 설정이든, 이야기든 “심지어” 맞춤법이 엉망이어도 읽는 나로선 특이한 현상이다.


사이버펑크 게임 속 해커로.. 혹은 코즈믹 호러의 괴물 사냥꾼처럼 암울한 배경의 디스토피아나, 멸망물이 더 잘읽힌다.


8 현재의 대중적 종말물이 잘 읽히는 이유는 그 게 종말물이지 않기 때문인 거 같다. 진지하게 종말을 다루지 않거나, 종말을 다루어도 그 게 핵심 주제인 거는 아닌 거다. 그냥 이야기를 끌고나가기 편한 배경이거나(사이코패스 주인공처럼...), 멸망 속 다른 이야기가 주제인 거다. 심지어 독자를 끌려고 아무런 상관도 없고, 다루지도 않는 종말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보인다. 


아포칼립스도 유행인가?ㅋㅋ


현실의 종말이 목전이라면, “꽃같은” 세상 콱 망해버려라같은 종말물은 읽히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그렇게 되어가는 거 같다.


사실 소설이 아무리 암울해도, IPCC나 유엔의 기후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읽는 게 더 끔직하다ㅋㅋㅋㅋ 정신병이 걸릴 것처럼 스트레스가 심한데, 종말물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도 웃기는 역설인 거 같다


Comment ' 2

  • 작성자
    Lv.93 연쇄뒷북마
    작성일
    20.05.01 05:23
    No. 1

    ? 멸망이 장르화 되어서 뱨경된지 개오랜데 이제와서 유행이래...
    내가 기억하는것만 해도 5년은 지난듯...

    그리고 뭔 자기혼자 IPCC, 유엔거리면서 중얼거려
    같은 배경지식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기혼자 알아볼수있게 연관지어서 글쓰면 어쩌라는건지
    차라리 요즘 기후변화가 이러한데 이것을 참고한 이러한 멸망물을 보고싶네요.라고 쓰던가
    "요즘 사람들은 요즘 기후변화가 어떤지도 모르면서 멸망같지도 않은 멸망을 쓰네 나는 이렇게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멸망에 스트레스 받는데 이런 무지한것들 ㅉㅉ"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7 짜짜르봄바
    작성일
    20.05.01 12:28
    No. 2

    전형적인 쿨찐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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