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행기나 배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 ㅠ ㅠ 돈도 못 벌고, 오른쪽 배에 가끔 약간의 통증이 있어서 맹장염이나 충수염이 터질까 걱정되기도 하고, 난기류에 쿵 하고 떨어지는 것도 무섭고 그렇습니다...
제가 읽어온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을 보면, 꽌시가 드러나거나, 꽌시가 언급되는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녹정기], [대하장강], [호설암], [강희대제], [옹정황제], [건륭황제], [장인이 돈이 많아요], [학사신공], [서녀명란전], [교랑의경], [중국재벌]
중국인 특유의 꽌시는 다른 나라 사람들로서는 거부감이 심하게 들 수도 있습니다. 법보다 권력이 우선이고, 꽌시가 있으면 권력자의 도움을 얻어서 법에 어긋나는 것도 그냥 넘어가니 말입니다.
제가 그동안 읽었던 소설들을 보면서 생각하기로는 이렇습니다.
중국은 땅이 넓고, 사람도 많았지요. 그러다 보니, 황제가 다스리는 수도와 거리가 멀수록 지방관의 권력이 황제의 권력을 대신하게 됩니다. 지방관이 황제 노릇을 하는 셈이죠. 만약 지방관이 잘못된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주변에는 이를 말려 줄 사람이 없습니다. 지방관이 조정에 올리는 보고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판결의 진상을 묻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정은 바로 뇌물과 연결됩니다. 누군가는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서 지방관에게 돈을 주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관리가 되는 것은 곧 재물을 모으는 길이 되지요.
지방관의 불법, 가렴주구를 막기 위해서 동급의 다른 지방관에게 감시의 의무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뇌물을 받고 주는 지방관들로서는 조정에 밀고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밀고해도 처벌을 면하거나 약한 처벌을 받았을 때, 밀고자는 원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평생 그 원한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죠.
또 하나의 이유는 과거제도에 있는 듯합니다. 과거시험을 치를 때 주시험관과 보조하는 시험관들이 있습니다. 이 주시험관과 보조하는 시험관들이 합격자를 선정하죠. 이렇게 합격된 진사들은 주시험관을 스승으로 받들어 모시더군요. 그리고 스승의 추천으로 관리로 임용되면, 서로 연좌되어 처벌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제자 중의 누군가가 죄를 지으면, 스승이 되는 고위 관리가 연좌되어서 처벌을 받더군요. 그래서 하나의 파벌이 생겨나게 됩니다. 같은 파벌의 관리들은 서로의 이익을 돌보아주고, 치부를 덮어주려고 애쓰게 되고, 이 과정에 서로 뇌물을 주고 받게 되는 거죠. 파벌은 다른 파벌의 몰락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투구가 자주 일어나게 되죠.
현대에도 꽌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 중국은 아직 서유럽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리들 중에서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를 때, 옆에서나 밑에서 밀고하는 사람이 있으면 잘못을 저지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공산당 독재로 인하여 공산당꽌시가 핵으로 존재하고, 그에 따른 권력구조가 성립되어 있으므로, 밀고하면 밀고자는 평생을 고생해야 합니다. 그래서 또 이런 꽌시가 계속 유지되는 듯합니다.
마지막 하나의 이유는 자기 보존의 욕구 때문인 듯합니다. 황제의 권력은 멀리 있고, 지방관의 권력은 가까이 있고, 아무도 지방관을 엄격히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자가 재산을 보존하고, 개인이 안전을 얻으려면, 비상시에 도와줄 만한 사람을 미리 찾아둬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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