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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9.04.27 19:42
조회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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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드디어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이 개봉됐다. 1편 <어벤져스>, 2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이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의 후속격인 이번 작품은 전편에서 깔아놓은 다양한 복선과 전체 시리즈를 마감하는 의미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이 몰렸다. 한참 전부터 개봉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이 폭주했을 정도다.

나 역시 그러한 열성팬 중 한명이다. 본래 극장도 자주 가지 않거니와 요새는 케이블채널이 잘되어있어서 조금만 기다리면 신작 영화도 편하게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실제로 특정 영화를 개봉일에 맞춰서 본 것은 이번 엔드게임이 처음이다. 예전에 상영되기 무섭게 극장에서 본 영화가 몇편 있기는 했으나, 기다렸다 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 극장에 가게 됐다가 당일 상영작을 선택한 것이 고작이었다.

그만큼 엔드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정말 이것은 안보면 안될 것 같은, 당연히 봐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살짝 과장해서 말하자면 2002년 당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축구경기를 시청하는 그런 기분이랄까. 영화 때문에 가슴이 뛰고, 영화 때문에 긴장까지한 적이 과연 있었던가 싶을 정도였다.

요새 유행처럼 번지는 '엔드게임 스포 피하기'에 동참하느라 며칠 동안 인터넷 게시판을 조심하는 등 영화를 보기까지 나름의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실 영화를 보고난 입장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엔드게임은 스포가 크게 치명적인 작품은 아닌 듯 하다. 일단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엄청난 반전은 없었다.

전체적인 전개가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들의 매력 위주로 흘러가는지라 설사 일부 내용을 알아도 별다른 문제가 되나싶을 정도다. 본래도 어벤져스는 마블이 자랑하는 캐릭터가 한데모여 장쾌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작품인지라 아무 생각 없이 스크린만 쳐다봐도 충분히 재미가 보장되는 것 같다.

물론 나 역시 영화를 보기 전에는 스포 걱정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사람 중 하나인지라 최대한 결정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글을 쓸까한다.
 
큰 반전은 없었지만 흥분과 감동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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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이미지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과연 극강의 타노스를 어떻게 이겨낼까?' 엔드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편에서 보여준 타노스의 포스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우주를 관장할 수 있는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인피니티 건틀렛을 완성하기 전까지도 이미 타노스는 우주 최강의 빌런 중 한명이었다.

마블 세계관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괴물인지라 타노스가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한다는 말이 나올 때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밸런스 붕괴를 어떻게 맞출까'에 대한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반적인 어벤져스 멤버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당해내기 힘든 존재가 바로 타노스이기 때문이었다.

대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에 이번 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캡틴 마블이 등장하며 확 기운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춰진 듯 하지만 타노스의 엄청난 세력까지 감안하면 그래도 아군 쪽이 불리해보였다. 원작만 놓고 봤을 때 신적인 존재인 타노스에게 조금 강한 인간인 캡틴 아메리카, 호크 아이, 블랙 위도우 등이 덤빈다는 것 자체가 밸런스 붕괴였다.

앞서 언급한데로 결과적으로 큰 반전은 없었다. 엔드게임에서 타노스를 물리치기까지의 과정은 개봉 전 팬들이 예상했던 내용에서 별반 벗어나지 않았으며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신선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숫자의 히어로들이 함께 모여 스크린을 장악한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다. 각기 다른 개성의 히어로들이 지구와 우주 그리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맹활약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장관이었다.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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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이미지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인적으로 엔드게임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거대한 액션보다 소중한 이를 향한 개개인의 감정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소중한 이가 있다. 거기에서 오는 감정은 애뜻하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일수도 있고 아니면 예전에 떠나보낸 사람이 그 대상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 한쪽이 뭉클해지고 아파오는 경험은 누구든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엔드 게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타노스를 왜 물리쳐야하는가'에 대한 대의명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세계평화 더 나아가 우주평화 등의 이유를 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눈에 비친 그들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옆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혹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함이 더 커보였다. 히어로들도 감정을 가진 하나의 개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간(엔드게임에서는 외계인 등 기타 생명체 포함)은 소중한 것을 지켜야할 때 가장 강해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이 글을 읽고 있을 이들 또한 대다수가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싶다. 간절함에 간절함이 더해질 때 평소보다 더 강한 용기와 의지가 생긴다.

세계적 기업을 이끄는 '아이언 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얼핏보면 타고난 금수저 같지만 외로움을 많이 탄다. 어릴적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외롭게 자랐기 때문으로 그렇기에 때론 연인처럼 때론 엄마처럼 자신을 늘 한결같이 보살펴주던 비서 버지니아 페퍼에게 깊은 사랑을 느낀다.

자유분방해 보이는 성격과 달리 부성애(?)도 남다른지라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를 개구쟁이 아들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엔드게임에서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의 조우는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 깊게 본 장면이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는 과거 시대에서 헤어진 연인 페기 카터를 잊지 못한다. 오랫동안 짝사랑해오다가 막 사랑이 시작되려는 순간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현재에서 만나게 된 그녀는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어있었다. 서로가 같은 시간에서 사랑하지 못한 아픔은 늘 로저스를 슬프게 한다. 친구인 '윈터 솔져' 버키 반즈(세바스찬 스탠)에 대한 우정도 매우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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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이미지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언제나 씩씩한 상남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지만 어머니의 뜻하지 않은 죽음은 그의 마음 속에서 큰 상처로 남아있다. 수많은 전쟁을 통해 강하게 자라온 그이지만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늘 감싸주고 보듬어주었다. 자신의 왕국은 물론 지구까지 지키고 있는 토르 입장에서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 외 멤버들 역시 아끼는 존재들이 다 있다. '호크 아이' 클린트 바튼(제레미 레너)과 '앤트맨' 스캇 랭(폴 러드)의 남다른 가족애는 여러 시리즈를 통해 자주 나오는 부분이며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는 멤버들을 위해 언제든지 희생할 수 있을 정도로 동료애가 끓어 넘친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그의 스승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의 신뢰관계는 시공간, 죽음을 초월할 정도로 깊고 크다.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는 전투 중 죽은 남동생을 가슴에 묻고 산다.

그 외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의 서로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우정 또한 매우 크다. 리더인 스타로드를 필두로 타노스의 양녀 가모라, 로켓 라쿤, 나무생명체 그루트, 탄탄한 근육질의 싸움꾼 드랙스 더 디스트로이어, 상대의 마음을 읽고 조종까지 할 수 있는 맨티스 등으로 구성된 그들은 팀이자 가족이다.

이렇듯 영화 속 히어로들은 크게는 세상의 평화를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두려움을 떨쳐내고 거대한 악과 싸운다. 어쩌면 내용과 스케일은 다를지 모르지만 마음만큼은 비슷한 현실 속에서의 우리들 모습이 아닐까 싶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9.04.28 01:05
    No. 1

    아이엠....그루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9.04.28 01:31
    No. 2

    매력적이죠. 너구리와 그루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골드버그
    작성일
    19.04.28 01:10
    No. 3

    음 요즘 종합격투기를 많이 못봐서 윈드윙님 글에 댓글못달았는데
    어벤져스로 공감대를 ㅎㅎ 마블 영화가 초반에는 욕을먹더라도
    우직하게 성장기를 보여줬죠(아이언맨 아니였으면 퍼스트 어벤져,토르
    이후로 어떤히어로 판권 팔아 버텼을지ㄷㄷㄷ)그리고 각 히어로들의
    고난과 역경을 보여주다 어벤져스로 승화시켰다봅니다.이번 엔드게임은
    속칭 마블 페이즈1을 받쳐주던 히어로들의 인생사를 정리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9.04.28 01:32
    No. 4

    정말 캐릭터를 녹여내는 마블사의 능력은 대단했다고 보여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슬로피
    작성일
    19.04.28 01:33
    No. 5

    마블역사를 관통하는 대단원...ㅠㅠ
    마지막은 재밌었고 그전까진 정땜에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9.04.28 01:35
    No. 6

    앞으로 어떤 마블히어로와 시리즈가 우리를 울고 웃기게할지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일
    19.04.29 21:52
    No. 7

    우주선 타고 타노스 습격하러 갈 때에 너굴맨(로켓)이 우주에 안 가본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캡틴 아메리카랑 로디? 하고 나타샤가 손을 드는데 이 때에 너굴맨이 하는 말
    "내 우주선에 토하지 마."
    이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인피니티 워에서의 스타로드가 했던 대사를 그대로 너굴맨이 따라하면서 대장 역할 하니까 웃기기도 했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잃은 동료를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드립친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가 시간 여행을 하면서 옛 애인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과 토니 스타크가 시간 여행 중에 자신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와 우연히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애틋함과 감동이 느껴졌었습니다.

    후반부에서 재회하게 된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의 장면과, 불리한 전황에 놓이게 된 어벤져스의 앞에 '시간 강탈 작전'의 성공으로 여러 포탈을 열면서 등장하는 지원군 장면. 그리고 결국엔 살육을 좋아하게 된 간악한 악당인 타노스를 단죄하는 장면에서 핵사이다였습니다.

    정말 최고의 영화였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9.04.29 22:57
    No. 8

    저랑 감동포인트가 비슷하셨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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