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타지소설에는 고대 중국의 결혼 풍속이 좀 나옵니다. 소설마다 설정이 조금씩 달라서 FM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신부 행렬이 등장합니다. 가난한 집안이야 이런 신부 행렬을 하지 않겠지만, 돈이 있거나 권력이 있는 집안이라면 체면을 지키려고 이 행렬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신부의 가마 뒤로 혼수로 챙겨 가는 물자들이 줄을 잇습니다. 혼수를 과시하기 위해서 짐마차에 한꺼번에 싣지 않고, 적당히 나눠서 싣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동 코스를 조정해서 한 바퀴 삥 둘러 가는 듯합니다. ^ ^ 줄을 지어 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바짝 붙어서 가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혼수 행렬이 10리나 되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입니다. 또 신부가 시댁에 도착했는데, 신부의 혼수는 아직 친정을 다 나서지도 못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혼수는 신부가 한 평생 먹고 살 재산이고, 부모가 딸을 얼마나 위하는지를 나타내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혼수가 많고, 혼수 행렬이 길수록 체면이 섭니다. 사람마다 경쟁심리가 있기 때문에 혼수를 과다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만큼 기준이 올라가게 됩니다...
작년에 대통령선거가 있었는데요, 다음날 새벽 5시 좀 지나서 윤석열 당선인이 탄 자동차 행렬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경찰오토바이 몇 대가 코스를 선행하여 도로를 순찰하고, 안전을 확인합니다. 경찰들이 출동하여 신호등마다 지키고 서서 신호를 통제합니다. 방탄차량이 선도하고, 방탄 승용차가 뒤를 따릅니다. 전후좌우를 경찰오토바이와 경찰차가 호위합니다. 이 행렬 때문에 신호가 안 바뀌어서 한 5분쯤 기다린 것 같습니다... 기다리면서 짜증이 났었는데, 막상 차량 20여 대가 지나는 것을 보면서 ‘위엄’을 느꼈습니다... 그렇습니다. 혼자서 차를 탄 것과는 다르게 20여 대의 차가 움직임으로써 ‘위엄’이 생겼습니다...
조선시대 정조가 성묘를 하러 행차했을 때의 그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행렬이 어마어마하더군요...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는 청나라 황제가 연(?)을 타고 자금성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연을 든 사람들이 아마 한 70명(?)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유투브에는 영국 왕실 근위병이 행진하는 동영상도 있습니다. 그들이 번쩍이는 의상을 단체로 차려 입고 지나는 행렬을 보면, 사람은 위엄을 느낄 겁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