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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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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지 않다면 생략하라

작성자
Lv.60 카힌
작성
18.05.19 21:35
조회
429
하차하게 되는 이유에 대한 글이 올라왔길래 전에 두 번 정도 얘기 꺼냈던 주장을 다시 한번 적어 봅니다.

1. 중요하지 않은 등장인물이나 에피소드는 가급적 등장시키지 않거나 짧게 서술하자.
2. 그럼에도 등장시켰다면 쓸모 있게 만들자.

예외적인 작품부터 언급해 보겠습니다.

- 왕좌의게임
- 이소파한

캐릭터와 배경스토리가 너무나 절묘하게 얽히고 설켜 있으며 지나칠 정도로 디테일하게 파고 들어가는 묘사는 흥미진진함을 줄 때도 있지만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캐릭터가 그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권수가 더해질수록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아무 쓸모 없이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소파한의 경우 세력과 캐릭터간의 디테일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그리지만 인물의 배경과 성격이 사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효과와 더불어 해당 캐릭터가 그냥 괜히 한번 언급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건과 사고에 그물처럼 얽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단 두어 페이지에 불과할지라도 아무런 의미도 없이 나타나고 사라질 캐릭터를 위해 지면할애를 하는 것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이 반복되면...그런 캐릭터나 상황을 마주하는 순간 지겹다거나 패스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비중을 할애 했다는 것은 그 캐릭터나 상황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함이 큰데, 그렇게 해놓고 한번 등장했다 사라진다? 

제가 좀 쓴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을 생각지 않고 쓰는 글이 은근히 많습니다. 아니 조금 더 강하게 말하자면 아주 많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떡밥 뿌리기와 회수도 마찬가집니다. 같은 원리구요. 

이야기를 잃다 보면 주인공의 시점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모순이 발생합니다. 

중요하지 않다면 생략하고 주인공 시점을 유지하는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시점이 항상 주인공이기만 하면 또 아쉬움이 생깁니다. 즉, 주인공의 시점이 아니어도 좋을 만큼 중요한 사건의 변곡점을 만들 또 다른 인물에 대해서는 지면을 할당해도 좋다는 말이며, 그 정도 중요성이 없다면 시점을 바꾸는 것을 생략하시는걸 추천합니다.

예컨데 전쟁씬이 있습니다. 주인공과 별다른 연관점이 없다면 패스하고 보고를 받는 식으로 때워버립니다. 독자들이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별로 안궁금한데 왜 이렇게 이야기를 질질 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작가는 이 전쟁씬이 필요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그건 독자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 장면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하고 더 필요서이 강한 장면을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려나가기 위한 구성을 만들어 내는 일에 더욱 주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조.
어렵사리 어떤 미션 또는 힘든 과정을 거쳐 주인공 이세명은 은둔고수에게 쇄심장을 배웠습니다. 상당한 비중을 할애 해놓고, 막상 강호에서 활약할 때 쇄심장는 거의 쓰지도 않을 뿐더러 그 무공을 가르킨 은거고수 역시 지나고 보면 엑스트라에 불과합니다. 왜냐면 더이상 등장하지 않을 뿐더러 강호의 사건사고와 연관도 거의 없고 인맥으로 얽힌 추가적인 문제 발생도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돌려 생각하면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익힌 무공이 쇄심장이고 옥면철심 이학영은 그 이 무공 때문에 강호에서 여러 사건사고를 겪어 왔습니다.  사부의 과거가 주인공과 연결되고 다시 그 과거로부터 새로운 사건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쇄심장으로 인해 위기에 처하거나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합니다. 

비중을 실어준다는 의미는 이런것입니다.  단 몇줄이라도 불필요한 묘사는 줄이거나 없애자. 

심지어 간단한 배경묘사도 다 쓸모가 있어햐 합니다.

이것도 예를 들어봅니다.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즉 주인공이 사는 지역..판타지일수도 있고 ..어디서든 기존의 상식과 배치되는 규모의 무언가가 발견되었다면 그대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떨런지 궁금해질수 있습니다.

인간이 외계인을 만나게 되었을 때 그 외계인이 어떤 특징을 갖는가에 따라 다른 반응이 나타나겠죠. 그럴 때 그 외계인을 만나는 상황묘사를 재치있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그림 그리듯 잘 묘사해내면 그 자체로 지면할애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내가 거기에서 주인공이 되어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오게 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중요하므로 서술하고 중요하므로 지면할애를 합니다. 중요하지 않으면 생략하시길 추천드립니다.

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OJO
    작성일
    18.05.19 21:44
    No. 1

    마침 고민하던 문제인데 많은 가르침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5.20 03:19
    No. 2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재미없는 부분을 재밌게 쓰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었는데,

    사실 생략하면 되는데 참 멍청했던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8.05.21 02:17
    No. 3

    독자인 제가 봐도 이해가 쏙쏙되게 포인트를 잘 집으셨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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