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소위 말하는, "한눈에 들어온다" 라는 글들은,
기본적으로 모든 문장 구조가 동일합니다. 읽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패턴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한번 쓱 훑어봐도 내용이 그려지는 거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1. 문장 구조를 한 가지로 통일해라.
2. 문장 길이를 가능한 짧게 해라.
3. 한 문단에서 접속사를 3번 이상 쓰지 마라.
이 3가지만 지켜도 글이 엄청 깔끔해집니다.
물론 a 부터 z까지 다 그러면 신문기사가 되고,
임팩트를 줘야 할 부분에서는 기교를 부려야 합니다.
간혹 보면... 재능은 보이는데 정식으로 작문을 배우지 않은 초보 작가님들은 무작정 기교만 부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제 수준에서 뭐라 충고도 못하고... 그냥 안타까워만 하고 있습니다.
서구권에서는 일부러 문법을 꼬아내지 않는 한은 주어가 앞에 오는 문장이 대부분입니다만 사실 동양권, 그 중 한국과 일본의 경우 주어의 위치에 대해 딱히 제한이 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번역투의 문장에 많이 익숙해서 주어가 앞에 오는 것을 더 선호하겠지만, 가장 중요하다 싶은 정보를 주어 앞에 서술하는 것도 한국어 문법 상으로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편식하지 말라고 엄마가 그랬어, 안 그랬어?
엄마가 편식하지 말라고 그랬어, 안 그랬어?
엄마가 그랬어, 안 그랬어? 편식하지 말라고.
위화감이 없지요.
다만 웹소설의 경우 구조적으로 짧은 문장을 선호하기에, 윗문장과 같이 보고서나 신문 기사처럼 주어를 강조하는 형태로 계속 이어가는 것이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겠지요.
위에 하나로 통일하는게 좋다고 적은 분이 계신데..전 생각이 다릅니다.
섞어 써야죠. 상황에 맞게요.
예문으로 적은 문장은 뒤에 것이 더 좋습니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XX는 생각했다. 이런 문장은 별로 보기 좋지 않습니다.
주어가 앞에 있는 것이 나은 문장이구요.
투덜거리는 XX와 ZZ 쪽을 보면서 EE가 말했다.
이 문장 역시 마찬가지.
역시 범인은 BB가 아니라고 XX는 확신했다.
요 문장은 상황에 따라 괜찮을 수 있습니다.
대개 문장은 그 하나로만 따로 놓고 보면 대부분은 주어가 앞에 있는 것이 나으나, 주로 시점에 따라 문장이 달라지므로 일관된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표현을 쓰는것이 읽는데 더 편하고 잘 읽히게 됩니다.
예문을 제가 적어보도록 하죠.
적염검에서 흘러 내리는 피의 무게에 잠시 짓눌려 있던 A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A는 적염검에서 흘러 내리는 피의무게에 잠시 짓눌려 있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럴 때 전 앞에 문장을 쓰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이렇게 쓰는게 나을 때가 제법 있습니다. 적지 않다는 말이죠. 고로 섞어 쓰게 됩니다.
좀더 길게 써볼까요.
A는 한동안 거친숨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드디어 끝인가.'
호흡이 가라 앉으면서 애써 잊고자 했던 기억이 머리속을 장악해 들어왔다.
고개를 크게 내저어 보지만 소용 없었다.
적염검에서 흘러 내리는 피의 무게에 잠시 짓눌려 있던 A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결국 케바케....
케바케가 아닙니다. 직접 쓰신 글은 전체가 한 문단이지요.
따라서 두번째 A는 생략해도 되는 주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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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한동안 거친숨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드디어 끝인가.'
호흡이 가라 앉으면서 애써 잊고자 했던 기억이 머리속을 장악해 들어왔다.
고개를 크게 내저어 보지만 소용 없었다.
적염검에서 흘러 내리는 피의 무게에 잠시 짓눌려 '있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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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할 수도 있는 문장인데, 불필요하게 주어가 한 번 더 들어갔지요.
해당 문단에서 다른 캐릭터 B가 등장할 경우,
당연히 B가 앞으로 오도록 써야 글이 깔끔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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