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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회귀와 봉건제

작성자
Lv.60 카힌
작성
18.01.17 01:14
조회
726

10권 분량의 세계사 관련책을 읽게 된지 두어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읽고 있습니다.

아마 다 읽으려면 1년은 걸릴 것 같네요.

책만 그냥 읽고 마는게 아니라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위키도 찾아보고, 노트도 좀 하면서 제법 시간이 많이 투자 됩니다.


요즘..아니 꽤 오래전부터 회귀가 소설의 주요 소재였던 것처럼 봉건제도 역시 그랬는데요. 


판타지소설의 봉건제는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왕좌의게임 같은 타입이라면 고증에 비교적 충실한 편이면서 해당 작품의 특성을 반영하면 되겠으나 마법이 발달하고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식의 설정이라면 흔히 판소에서 볼 수 있는 봉건제를 그대로 답습하는건 약간 어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편의상 그리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고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애초에 서양의 봉건제를 모티브로 삼으려면 계약관계에 대한 이해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할 터인데...이 부분이 사실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정형화 된 형태의 공작, 후작, 백작 과 같은 작위만을 차용하고 왕과 영주와의 관계 설정 또한 그대로 답습합니다.


애초에 유력자(호족 또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나 전사계급이 필요에 의해 계약관계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마법사와 오러를 쓰는 기사가 존재하는 세계라면 서양식 계약관계가 동양의 봉건제보다는 더 어울리긴 하지만 특히 귀족, 영주, 왕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 뭔가 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즉, 왜 봉건제가 성립되었던 것인지에 대한 이해 없이 쓰다 보니(이해가 있다 해도 작위가 세습되느냐 어떻게 불리웠고 영토의 규모가 어땠느냐 등의 현상만을 주로 다루고 응용) 왕과 영주 그리고 기사들의 말투와 생각이 자연스럽지 않게 되어 엉켜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나..

전 세계사를 자세하게 저술한 책을 읽어보면 좋겠단 생각을 해봅니다.(1권짜리 말고요.10권 이상으로 된) 어떻게 신분이 발생하고, 귀족과 왕정에 관한 이해가 같은것들이 세계사속에 그대로 다 녹아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이해만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판타지소설에 도입하더라도 어색한 부분은 상당수 완화되리라 보기 때문입니다.


Comment ' 9

  • 작성자
    Lv.61 왱알이
    작성일
    18.01.17 02:19
    No. 1

    맞아요. 적어도 유럽사를 조금이라도 읽고 나서 봉건제를 차용했으면 좋겠어요. 봉건제가 나오는 소설들 대부분이 계승법도 없고 모든 국가의 작위와 그 체계도 동일하고, 화폐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없으니까 요즘엔 중세판타지에 손이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찬성: 4 | 반대: 2

  • 작성자
    Lv.67 칸달라스
    작성일
    18.01.17 02:48
    No. 2

    판타지 세계는 중세유럽'풍'을 차용하는 거지 거기가 지구도 아니고 꼭 고증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찬성: 8 | 반대: 3

  • 답글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8.01.17 11:12
    No. 3

    음...그러니까 봉건제와 같은 계약관계가 성립된 원인 등을 파악한 후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겠다면 그런 원리들을 바탕으로 이야기 구조를 짜야 하는데...그냥 복불을 하다보니 해당 세계관속 다른 설정들과 어울리지 않는 구성 및 인물관계가 형성되더란 말이죠.

    자기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놓고, 중세유럽풍을 차용해 그냥 갖다 붙이면 세계관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죠.

    찬성: 5 | 반대: 2

  • 작성자
    Lv.11 [탈퇴계정]
    작성일
    18.01.17 05:28
    No. 4

    처음부터 분위기 내기 용도였으니까요. 깊게 생각할 필요 없는지도 모르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8.01.17 05:37
    No. 5

    지금 읽고 계신 책 이름은 무엇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8.01.17 11:29
    No. 6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간 그런 책이라기보다는 10권짜리로 쉽고 알아듣기 좋게 써진 책입니다. 이야기 세계사 10권 분량의 책입니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35 야원(夜猿)
    작성일
    18.01.17 10:14
    No. 7

    그런 분위기만 나는 세계관을 따로 설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퓨전 사극처럼요.

    무협의 경우에도 99%가 명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고증한 소설은 없는 거나 다름없고요.
    애초에 너무 사실성을 높이면 현대인이 읽기엔 다 재미없어지니까요...

    과거의 작가와 현재의 작가가 신나게 설정 갖고 싸우는 상황만 아니라면 문제없지 않을까요.

    찬성: 3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8.01.17 11:23
    No. 8

    그게 그냥 설정으로만 끝나는게 아니라서요. 봉건제는 단순한 계약관계로 끝나는게 아니라 봉신이 영지내에서 갖는 위상과 역할이 있고 그 역할로부터 발생하는 갈등이 이야기에 반영되어야 살아 있는 세계관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즉 단순차용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관에 반영되어 조율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만들어낸 획기적인 마도구로 인해 마법사의 위상이 흔들기게 되면 마법사가 갖던 사회적 역할 및 위상의 변화가 찾아오게 되고, 또 누군가는 획기적인 농법 관련 기술 또는 도구를 만들어 내어 기존의 시스템을 흔들게 되기도 하며, 시점을 흔드는 과정..또는 그렇게 된지 한참 지나 봉건제에서 어떻게 신분제가 변화되어 갔는지 등이 반영되어야 맞춤형 세계관이 만들어 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걸 바꿔 말하면..이런 겁니다.
    로마가 초기 왕정을 거쳐 고대 공화정이 되었다가 카이사르를 거쳐 아우구스투스에 이르러 비로소 전제왕정으로 변모해 가는데...
    로마 인구가(징집가능한 성인남성기준) 1000만을 넘어섰는데...그에 1/3도 안되던 시절의 (오늘날이 아닌 고대방식의)공화정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폭증한 인구와 영토 때문에 수많은 변화의 시도와 반동이 있었고 그러면서 점차 변화해 갔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어떤 세계관이든 중세유럽과 다른 결정적 부분이 존재한다면 거기에 맞는 달라진 적용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조.
    마나와 오러가 일상화된 세계관에서 한나라의 인구가 20만을 못 넘습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가 마치 인구 2천만에 이르는 제국과도 같은 시스템으로 굴러갈 수 있을까요. 뭐 전혀 안된다고 단정할 순 없을지 모르나 대개 힘들다고 봐야겠죠.
    좀더 쉽게 말하자면 로마 초기의 왕정이 들어설 시기에 바로 광대한 영토에 기반한 마르쿠스 아우릴리우스와 같은 시기의 정치체계가 바로 적용이 될 수 있을까요.
    매칭이 잘 되지 않지 않습니까.

    이런 말입니다.
    만들어진 세계관에 적합하게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회적화를 하지 않은 채 그냥 복불만 하는건 어색한 경우가 많다..라는뜻이었습니다.

    찬성: 4 | 반대: 1

  • 작성자
    Lv.88 barbaria..
    작성일
    18.01.17 12:16
    No. 9

    결국 이 문제는 작가가 본인의 설정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하냐에 따른 것 같네요.

    찬성: 4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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