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은 탐사보도를 주제로 한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김주혁은 주연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대박 작품의 주연은 타고난 매력도 같이 있어야 하는 부분을 고려할 때 약간의 의구심이 들게 된다.
그러나 오히려 의외의 캐스팅이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 생각을 덮는다.
좋은 대본과 좋은 연출만 있다면 날개를 펼 좋은 배우들이 많다. 그런데 배우 인생에서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매력적인 외모는 이런 기회를 보다 더 많이 제공해주긴 하지만 절대적이지 않으며 한해에 제작되는 그 많은 드라마 중에 소위 말하는 아다리가 맞는 경우는 극소수.
김주혁, 탐사보도, 그리고 천우희의 조합은 왠지 모를 기대를 갖게 만든다. 두 배우가 주제와 잘 어울려 좋은 작품으로 탄생했길..
아르곤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탐사보도를 주제로 하고 있다면, 명불허전은 타임슬립을 다루는, 그러니까 이젠 흔해진 소재다.
그런데 문피에서 환생이 꽤 오랜 동안 핵심 소재로 쓰이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중심적인 그러니까 주인공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인간이 갖을 수 밖에 없는 미련과 후회, 야망과 욕망이 이 환생이란 치트키이자 기회로 다가오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작품이 범람한다하더라도 꾸준히 재활용되고 있다.
특히 인기작들을 잘 살펴보면 일종의 공식과도 같은 요소들을 환생이란 큰 주제에 잘 버무리고 있다.
후회스런 과거를 통쾌하게 뒤집어 엎고, 가족 또는 동료에게 소홀했던 인간관계를 회복하며 뜨거운 우애나 사랑을 쟁취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의 타임슬립은 인현왕후의남자와 나인에서 이미 잘 활용한바 있다. 다른 작품보다 이 두 작품은 트랜디하면서도 가장 제대로 써먹은 케이스로, 명불허전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우선 김남길이란 매력적인 배우의 극중 역할이 아주 적절하다.
뛰어난 재능으로 침술을 익힌 그는 천출의 한계로 막장트리를 타는 인물이다.
최근 이런 다소 코믹하면서 진지함을 오가는 사극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거의 없는데, 이준기가 출연한 드라마가 가끔 방송을 타기도 했다.
김남길에게 제대로 어울리는 캐릭터란 생각이다.
흔한 타임슬립도 잘 요리하면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허준의 제자로 나오는 허임(김남길)과 현대 의사인 김아중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벌이는 이야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이런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작품 중에 제대로 된 연출과 연기로 호평 받은 경우로 한정해 보면 과연 얼마나 있었는가 다.
이민호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신의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가장 제대로 만들어진 경우는 인현왕후의 남자 정도. 안보신 분이라면 강추!
즉, 흔한거 같지만 사극과 현대극이 오가는 드라마 중 제대로 잘 만들어진 경우가 생각보다 없고, 그렇다면 김남길이 코믹하면서 진자함을 오가는 캐릭터로 작품을 끌어 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이야기 전개가 뻔할것 같으면서도 연출만 잘해도 볼만 할것 같다는 느낌이다.
스포일러라고 말하기도 뭣한게 포탈에서 드라마 소개로 나오는 정도만으로 요약해보자면, 천출의 침술천재가 출세는 하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처지를 비관하며 고관대작의 병을 비밀리에 봐주는 등 유희를 즐기며 지내다 모종의 음모와 죽을 위기를 겪으며 현대로 가게 되어 진실한 의술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내용.
현대의 의사인 김아중과는 과고로 같이 돌아와 그를 시기하거나 해하려는 무리들과 맞서고, 반대로 현대에서도 둘의 서로에게 의지해가며 역경을 극복하는 그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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