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할머니의 사랑

작성자
Lv.1 비류-
작성
05.05.09 22:39
조회
38

할머니의 사랑

우리에게 할머니,

특히 외할머니는 각별한 존재이다.

아프리카의 한 부족에서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아기가 있으면 할머니가 젖을 물려 키운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지만 그 부족에는 손자를 보자마자 젖이 돌기 시작하는 할머니가 꽤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

할머니의 등은 자지러지게 울던 아기도 편안하게 잠재우고 주름진 손은 아기의 배앓이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한다.

할머니의 넉넉한 미소는 아기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주며 따뜻한 품은 든든한 안전 기지가 되어준다.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아 사망률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이를 돌보는데 적합한 사람은 과연 친할머니일까 외할머니일까의 연구들은 외할머니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학자들은 할머니들이 '아들의 자식'보다 '딸의 자식'에게 더 헌신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외할머니와 손자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존재'라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할머니들이 친손자보다 외손자를 더 적극적으로 돌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며느리가 손자 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딸이 손자 때문에 힘든 꼴은 못 본다는 게 그 이유.

시골에 사는 외할머니와 도시에 사는 외손자의 이야기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집으로' 라는 영화

이 영화가 성공한 것은 우리 속에 잠재된 외할머니 사랑이 덕을 보지 않았나 싶다.

내가 군복무를 하고 있었던 2001년

외할머니를 모시고 사시던 외삼촌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져 외할머니는 우리집으로 오시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내 방은 할머니 방이 되었다.

틈날 때마다 할머니는 내게 말씀하신다.

방을 뺏어서 미안하다고..

DVD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다 깜빡 거실에서 잠이들면 할머니는 조용히 나와 당신의 이불을 나에게 덮어주신다.

일본군부터 북한군까지 두번의 전쟁을 이겨내신 할머니께 그러지 마시라는 내 말은 동네꼬맹이의 콩알탄 같으신지 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이제부터 할머니 방에서 같이 자기로 했다.

이제 할머니께서 그런 죄책감 안드시겠지

그리고 나는 따뜻한 방에서 포근히 잘 수 있겠지

내 입꼬리는 어느새 슬며시 올라가 있었다.

할머니와 보내는 첫날밤.

일이 늦게 끝나 귀가가 조금 늦었다.

할머니 깨실까봐 문고리를 살살 돌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맙소사.

따뜻한 아랫목(전기장판이 있는 쪽)은 비워두고

차가운 바닥에 누워서 주무시고 계신다.

빠르다고 자부하는 내 풋익은 눈치도

할머니의 느리지만 큰 사랑 앞을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3246 지금은 10시 44분 입니다^^ +1 Lv.7 연자 05.05.09 54
33245 버스형 화이팅~! Lv.18 몽중몽상 05.05.09 55
33244 말빨이 딸리기 시작함 ㅡㅡ;;;; 삼매경 05.05.09 41
33243 +내사랑 변하지 않아요.+ Lv.7 땐싱꽈배기 05.05.09 38
33242 네네 저도 가찰대,,, Lv.17 나니아 05.05.09 56
33241 ..... 어이 없는 상상... Lv.18 몽중몽상 05.05.09 47
33240 유괴범의 편지 Lv.1 비류- 05.05.09 44
33239 훼인문도를 모집합니다!!!!! Lv.1 벗은곰 05.05.09 33
33238 오오... 다시들 불태우신다!!! Lv.18 몽중몽상 05.05.09 16
33237 감기기운이 ㅠ,ㅠ 용마 05.05.09 27
33236 내 글은 확실해 잇힝 Lv.17 나니아 05.05.09 51
33235 예에, 대략 나니아님도 훼인문도시죠. Lv.18 몽중몽상 05.05.09 67
33234 음... 현재 시간 10 : 41 Σ비호란™ 05.05.09 52
33233 앞으로 한시간 20분남았음 훼인문도들이여 어디서 무얼하... 삼매경 05.05.09 46
33232 지금 저 극도로 졸림.도와주셈~~ +1 Lv.1 小雲 05.05.09 69
33231 유후 Lv.17 나니아 05.05.09 49
33230 사슬님!!!전 로리가 아니에욧!!!! Lv.1 벗은곰 05.05.09 44
33229 버스형!!! 호란띠는 아니야!!! Lv.18 몽중몽상 05.05.09 63
33228 삼매경님말슴처럼 이번기회에 기연을 스스로 만듬이 ! Lv.7 연자 05.05.09 60
33227 나도 훼인ㅜㄴ도 라네 Lv.17 나니아 05.05.09 36
33226 대략 이번 기회에 훼인문 홍보나!!! Lv.18 몽중몽상 05.05.09 45
33225 아.........이런일이..&^^ Lv.52 군림동네 05.05.09 67
33224 사슬이니 ㅏㅗ ㅣㅗ드ㅏㄴ 고장안났어도-_- +1 Lv.17 나니아 05.05.09 51
33223 역시 소재고갈이 문제,,-0- Σ비호란™ 05.05.09 44
» 할머니의 사랑 Lv.1 비류- 05.05.09 39
33221 몽몽님,호란이,저 이외에 훼인문도 없습니까??? +1 Lv.1 벗은곰 05.05.09 59
33220 이 기회에 내공 이빠이 상승~~~ 야압~~~ +1 삼매경 05.05.09 76
33219 크앙!!! 시험이 원망스럽다!!! Lv.18 몽중몽상 05.05.09 40
33218 인체공학 Lv.1 비류- 05.05.09 51
33217 +주인없는 제 사랑은 어떡합니까..+ Lv.7 땐싱꽈배기 05.05.09 3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