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오히려 그런 설정을 넣으신 게 개연성이 떨어져보이네요.
물론 술먹고 꺨 수야 있죠.
그런데 그 깰 때라는 게 하필 살수가 들어왔을 때 깨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물론 아예 불가능하진 않고 세상의 수없이 많았을 암살에서 어딘가에선 일어났을 법한 일이지만 그럴 확률자체는 한없이 낮죠.
이런 걸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한두번은 넘어갈 수 있지만 이런 관대함을 계속 요구한다면 그 소설은 결국 개연성이 없는 소설이 되는 거죠.
제가 유독 개연성 따지는 편인데
많은 작가들의 문제점이
스토리를 짜기 위해 스토리를 끼워맞추려 한다는 거죠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되는 거죠.
한번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요?
살인의 충격이란 걸 꼭 집어넣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넣어야 한다면 그걸 작위적인 상황으로 스토리를 만들었는가
제가 부정님이었다면
그냥 죽이고 충격받았다는 거로 넘어갔을 겁니다. 그게 덜 임팩트 있더라도요.
그걸 더 임팩트 있게 하기 위해서 그 씬을 꼭 넣어야 했다면
술먹어서 깨어난 사람을 죽인 씬 이후엔
그렇게 확률에 의존하는 스토리 전개는 작품내내 계속 피했을 겁니다
개연성이란 게 별다른 게 아닙니다.
이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게
사실 잘 생각해보면
그러할만한 상황은 사실상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걸 어거지로 쓰는 게 개연성 문제인 거죠.
로또도 한번은 당첨될 수 있지만 두번 세번 당첨되면 의심할 만한 문제 아니겠어요?
그렇기에 우연에 기댄 상황을 굳이 집어넣으실 거면
내 소설에 로또 맞은 이야기가 몇번 나오는지 생각하며 쓰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전체의 틀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살수인 건 저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쓰기 어려운 설정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이 좋아서 살수지 그냥 돈 받고 살인을 하는 살인자잖아요. 그런 범죄자에 인간백정이 주인공인 글이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표현하겠습니까. 그렇기에 주인공은 원해서 살수가 된 것은 아니었으며, 살수가 된 후에도 막장 범죄자는 되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변환경에 많은 자극을 받아야만 하는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제가 필요한 건 단순히 그럴 듯한 사건이 아니었고, 주인공의 성격을 형성하는 과정이었던 겁니다.
네.. 그게 제가 말하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인 거에요
살수이면서 인간백정이 아닌 주인공 성격에 개연성을 주기 위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상황적 개연성이 부족해지는...
물론 그 한번으로 우연적 상황 개입을 자제한다면 모를까
그렇게 우연에 기대는 스토리의 99.9%는
결국 스토리 대부분이 그런 우연을 통해서 스토리를 전개하더군요
부정님이야 어땠을지 모르니
저부분만 가지고 개연성 없는 소설을 쓰는 분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요
다만 초반부터 저런 우연에 기대면
개연성에 의문을 가지기 마련이니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는 것이 제가 하고자 한 말이었습니다.
그 정도의 우연이 발생하면 소설이 산으로 가겠죠.
제 말은 굳이 술이 많이 취해서 물을 찾다가 주인공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아니라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냥 잠을 자다가 갑자기 눈을 떠서 주인공과 눈을 마주쳐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괜히 섬뜩해서 눈을 뜨거나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눈을 뜰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이유없이 눈을 뜰 수도 있죠.
그 소설가가 모든 일에 일일이 개연성을 부여하다가 내용이 더 어색해진다는 걸 느끼고 한 말이죠. 어느 정도의 우연은 납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일일이 모든 자잘한 일에 개연성을 부여하다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었습니다. 지문도 많이 차지하고 가능한가를 생각하다가 아예 진행을 못하게 되니까요.
주인공이 계단에서 미끄러져 목이 부러져 죽는 식으로 막가지만 않으면, 계단에서 넘어지는 걸 다른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연?
추리소설에서 주인공이 미끄러져 넘어져서 짜증내며 계단을 쳐다보다가 우연히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잖아욤.
살해당한 피해자가 의심하는 범인을 암시하는 낙서가 되어 있다던지 눈에 띄지 않는 담뱃재를 찾아서 증거를 확보한다던지가 가능하다는 거죠.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은근 많이 나오잖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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