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도봉산에 올랐슴다.
가을이 오는 중이라 하늘 높고..전망 쥑이고..^ ^
우이능선을 타다가 내려오는데..
아자씨 두 분이 오르시더군요.
아자씨 한 분이 제게 묻슴다.
"꼭대기까지 아직 멀었나요?"
힐끗 보니 숨이 턱에 찬...동네에서 한 번 오르다가...아자씨 분김에 꼭대기 정복을 목표로 오르시는 분인 듯..제대로 된 등산화도 아니고..면바지도 아닌 바지에..배낭도 없는..음음...
아..이런 경우 참 난감합지요.
산할아버지들은 이럴 때 자근자근 충고를 해주심니다만...신독의 만만해보이는 외모상..지나친 친절은 '얘가 날 우습게 보네.'라는 감정을 줄 것이 분명하고..
꼭대기..도봉산의 꼭대기라고 한다면...자운봉임다.
아자씨가 올라오는 원통사 좌측의 계곡에서 보자면...아자씨의 숨찬 정도로 보아서리..안 가시는 게 좋슴다..할 수도 읍고..-_-
그냥 우이능선에 오르시는 걸 말씀하셨겠죠..-_-
에..이 때도 참 난감함다.
내려가는 하산객에게는 거리가 무척 짧게 느껴집니다.
산행 거리라는 게 오르는 사람이랑 내려가는 사람이랑 체감 거리가 확 다르지요.
물론..전 그 길을 맨날 오가다시피 했기 때문에 대충 어림잡아 정확히 가르쳐드릴 수 있지만서두...
꼭대기를 정복하겠다는 소박한 야망에 불타시는 아자씨들의 눈빛과...은근히 지쳐보이는 이산화탄소 짙게 내뿜는 거친 숨소리의 부조화 속에서...아..갈등 때립니다.
저도 첨 산탈 때..이렇게 묻고는 했는데...
그 때 마다..보통 산행객들은 일케 대답해주지요..
- 조금만 더 가시면 됩니다.
그 말 믿고 조금만 더 가도 하늘 안 나오면 정말 열 받습니다. -_-
꼭 시골길에서 할부지들께 얼마 남았냐고 여쭸을 때..쫌만 더 가면 돼...하는 대답듣는 거랑 비슷하지여.
음..신독은 찰나의 시간..엄청난 갈등을 때리다 결국 이렇게 대답했슴다.
"조금만 더 가시면 됩니다. 힘 내세요."
에혀...ㅡ,.ㅡ
어른들이 글케 말하시는 건..결국 다 이유가 있다...는 신독 생각임다.
난감한 질문엔..사실 난감하게 대답해주기보다는..희망이라도 주는 것이..그게 헛된 희망일 지라두..쿨럭;
가을이 성큼 다가섰습니다.
아직 모기가 좀 남아있긴 하지만..산타기 참 좋은 계절이지요.
^-^
아자씨들...제 욕 하시지는 않았을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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