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권투에서도 치고 빠지는 아웃 복서는 욕을 먹지 않지만..
죽어라 도망만 치는 선수는 욕을 먹습니다.
(비교가 잘못 된 겁니다.)
아웃복싱은 축구의 한 전술인 카테나치오로 비교할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어제의 경기..과연 그런가요?
아무리 보아도 냉면서생님의 말처럼 아웃복싱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감독의 전술은 잘못 되었습니다.
어제 축구에서 보면 경기초반부터 '이길 생각'이란 없었다는겁니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이기기 위한 축구'였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제가 보기엔 말리도 처음부터 공격의 의사가 거의 없었던거 같습니다. 두팀다 비기기만 하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체력적인 안배라던지 경고누적, 부상 등을 생각해볼때 운좋게 이기면 좋고, 비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한거 같습니다.
그 와중에 말리는 생각지도 않을 정도로 쉽게 3골을 넣어버렸죠(슛팅 4개중 3골이었죠. 그중 1개도 프리킥으로 골대맞은걸 합치면 3개중 3골이나 다름없는..) 그런데 우리나라도 기적같이 3골을 순식간에 따라가버렸습니다. 유상철선수까지 끌어올리고 수비미들을 빼고 최성국선수까지 투입하는 등 공격력에 올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넣고 보니 시간이 25분가까이나 남아있었죠.
상황은 3:3동점, 비기기만하면 8강진출확정, 수비력은 약화상태, 25분남은 시간..
이 상태에서 어떤감독을 데려다 놔도 선수비 후역습 전술외엔 없습니다. 세부전술이야 다르다 할지라도 누구라도 선수비 후역습외엔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리도 급할게 없었다는 거죠. 그러니 볼을 돌리고 있어도 투톱외엔 뺐으려 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리나라 스타일상 후방에서 롱패스로 한방에 골을 넣는 플레이도 펼치기 힘들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진영에서 볼을 많이 돌리게 되고, 반면에 말리선수들은 오히려 우리 공을 뺐으려 달려든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거죠. 말리감독은 후반에 공격수 한명을 교체투입하면서 복권한장이 더 당첨되기 바라는듯 했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한장은 골대가 외면하더군요 ^^;;
뭐 복싱으로 비유하자면 서로간에 다운3번씩 주고 받은 이후, 서로가 채점에서 자신들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클린치 위주의 경기의 모습이라고 생각드네요. 다만 투톱을 쓰는 말리가 쓰리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원톱에 가까운 우리나라보다 럭키펀치를 바라고 몇번더 내질렀다는것 외엔 두팀 모두 별반 다를바 없다고 생각드네요.
p.s 아직 올림픽은 ~ing상태고, 축구팀도 8강토너먼트까지 올라갔습니다. 감독을 비난하는건 ~ed가 된뒤 해도 늦지않습니다. 지금은 정치인들이 흔히쓰는 말대로 "국가대의를 위하여 초당적인 힘"을 모아줍시다.
뭔가 다르게 보신 거 같군요. 저랑은....
말리랑 저희랑 둘 다 지지 않으려고 한 거는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수비수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고, 양 팀 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간격도 좁았죠. 근데 3:3 동점이 된 후에 그것도 시간이 20분 가량이나 남은 상태에서 우리 편 플레이는 욕 먹어 마땅합니다. 수비에서 공 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분 언급하셨듯이 카운터를 노렸다면, 공격수 둘 우리 수비수들 쫓아댕기고 미드필더들 중앙선 넘어올때 적극적인 카운터를 날렸어야죠. 그게 들어가도 좋고 안 들어가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면 상대편의 미드필더와 공격수 무서워서 우리 진영 깊숙이 못 들어옵니다. 근데 그런 적극적인 공격(FW와 최소한의 미드필더라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공 돌리는 우리편이랑 공 뺏으려는 저쪽팀 숫자가 별 차이가 안 나는데도 계속 공 돌리는 것은 아예 공격의 의지가 없다고 보여지고 따라서 저쪽 팀은 안심하고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전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고, 공을 가로채고자 달려들 욕구를 준 거죠.그 미세한 기세차이가 동점 이후 계속 우리팀만 위기상황에 빠지는 상황을 만들었죠. 김영광의 선방과 골포스트의 운이 아니었으면 졌을 수도 있었다는 애기입니다.
반면 20분 가량을 저희 수비는 계속 골대 근방에 있었지만, 말리 수비는 골대와 중앙선 사이에 있었습니다. 우리 팀 공격수들도 중앙선 근방에만 있었으니 밀고 올라온 거죠. 또 중앙선까지 안 오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선수도 없었구요. 덕분에 공은 계속 중앙선에서 저희쪽 진영에서만 돌아댕기고, 몇번이나 수비에서 공 돌리다가 뺏겨서 위험을 자초했죠.
지키기만 해서는 지킬 수 없습니다.
지키기 위해서 공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상황에선 무리하게 공격하면서 모험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8강전을 대비한 체력비축을 위해서라도 볼 돌리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 탓할 건덕지도 없는거죠.
다만 문제라면 계륵님도 지적하셨듯이 '서투른' 볼돌리기 때문에 위험을
자초했다는 겁니다.
애초에 볼돌리기를 시작한 이유가 추가실점을 막고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겠다는 의도였다면 3실점후 굳이 이겨보겠다는 생각이 없어진 말리에게 여러차례 실점위기를 당한것은 전술적 실패였습니다.
김호곤감독이 욕먹는 이유죠. 개인기와 스피드가 우세한 말리에게 압박도 안하고 공격수 전진 배치도 안하면서 뒤에서 볼이나 돌리다가 뺏기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만약 추가실점했다면 아마 그대로 경기는 끝났을겁니다. 8강전에 임하는 사기에도 악영향이고 감독의 전술적 능력에 대한 불신도 더욱 커졌을 겁니다. 한마디로 운이 좋았습니다.
김호곤 감독이 여기까지 올대를 끌고 온점은 칭찬할만 하지만
저 정도 수준의 선수들이라면 더 좋은 경기내용으로 거뜬하게 8강까지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때의 경기지배력을 보여주긴 힘들다 해도 이길수 있는 경기를
머리 잘못써서 내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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