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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왜 우리는..

작성자
가영이
작성
04.06.20 00:04
조회
290

네티즌들의 힘은 정말 너무도 강력한 것 같습니다.

힘없는 한 사람쯤은 죽여버릴 수 있는 힘이죠.

네티즌들은 항상 욕합니다. "위에서 말 한 마디로 사람 목숨 가지고 노는

윗전들" 을요. 그런데 우리가 그들과 다른 게 뭡니까?

우리도 결국 그들과 똑같은 종족인 인간이라는 동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들 욕심쟁이고, 탐욕스럽고, 추잡한 종족이죠.

만물의 영장... 생각하는 동물...

그래요, 인간은 분명 발전에 발전을 거듭할 겁니다. 똑똑한 두뇌와 분명한

자아가 주어졌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인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만이 지니는 언어로 동족을 죽여가는 겁니다.

직접 때려죽이고, 할퀴어 죽이는 것과 달리 인간들은 좀더 고차원적으로,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언어라는 소리를 통해 살인을 하는 겁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도 그러겠죠? 다큐멘터리, 왕따 동영상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감정이 격해져서 항상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행위를 해 왔던 네티즌들을

욕하고..

한 가지 작게나마 결심을 해 봅니다.

백 가지를 듣기 전에 한 가지를 말하지 말라고 누가 그랬던가요?

우리는 한 가지를 듣고 백 가지를 말합니다.

한 여고생이.. 채팅에서 "넌 걸레야" 라는 말을 듣고 죽었습니다.

사십여년 평생을 교직에 종사하신 교장선생님이 네티즌들의 질타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고요.

수많은 연예인들이 네티즌들의 욕설을 받으면서 괴로워하고, 눈물 흘립니다.

우리는 그들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하나하나의 생명이 존귀하다 한들 그 사람의 손가락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그럴 겁니다.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너 이 사람 죽을래,

너 손가락 자를래? 물론 도덕적으로 많이 괴롭겠지만, 그런 것만 제한다면

전 분명 난 손가락 자르지 않을래, 라고 할 겁니다.

이게 인간입니다. 자신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그래도 누가 그랬습니까, 이기적인 마음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이기적인 마음이 있었기에 인간은 발전한 겁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한 말이, 그 사람만의 소중한 세계에 돌을 던지는 일이 되지 않을지.

전 양쪽의 말을 들어 보는 일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론 남이 보기에는 "너 안 그러잖아. 에~" 할지 모르지만요.

제가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무척 친했고.. 그 친구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해 주었죠.

그런데, 다른 친구가 슬쩍 말하더군요.

걔, 원래 그래. 뒷다마 잘 까고, 말 지어내기 좋아하고.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제 뒷담을 깠다는 말을 듣고 정말 화가 났습니다.

믿었는데, 하는 배신감이 컸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봅니다. 그런 말을 듣지 않았다면

한번 머리채 쥐어주고 끝날 일인데, 그럼 그렇지, 걘 원래 그래.

이런 생각이 저도 모르는 세 제 머리에 박혀 버린 겁니다.

그 친구와는 아직까지도 싸늘합니다.

여전히 그 친구는 말 지어내기를 좋아하고.. 친하게 지냈다가 배신 때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지난 이년 간 그렇게 당한 아이들이 백명 가깝다는거,

믿으시겠습니까?ㅡㅡ;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합니다. 제 버릇 못 고치고 박쥐처럼 떠도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까요? 제대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불행할 겁니다.

제 불찰이 뭐였을까요?

그 친구의 얘기를 들어 주지 못한 거.. 지금까지도 한구석에 미안합니다.

모두가 싫어하기에 저도 싫어합니다.

저도 어쩔 수 없는 대중적인 인간이고, 그들과 함께 그 친구 얘기를 할 때마다

눈에서 불똥이 튀는 걸 느낍니다.

그래도 가끔 눈물이 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요..

지금이라도 사과하면 좋으련만, 제 입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또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러네요. 내가 뭘 잘못했어?)

굳게 결심해 봅니다..

정말로 나쁜 사람은 없다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져버려서는 안 된다고요.

모두 제각기의 눈물나는 사정이 있고..

그 사람을 그렇게 죽음에 몰아넣은 것도 우리들이고..

추모니 뭐니 하면서 유가족들의 억장을 무너뜨리는 것도 우리들입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입을 닫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백 가지 말을 듣고 한 마디 참말을 하자는 옛 성현의 말씀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표현의 자유, 생각의 자유. 말은 좋죠. 그러나 그 민주정부 대한민국에서

내뱉을 수 있는 말은...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말,

자신이 백퍼센트 신뢰할 수 있는 말, 여러 번 생각해 보고 내뱉은 말,

남에게 피해 주지 않을 수 있는 말..

이런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슴이 시큰거립니다.

인터넷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만..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보았던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게 생각나네요.

인터넷은 우리에게 또 그만큼의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간 듯 합니다.

게시판에서 뜻도 모르는 욕설들을 잔뜩 버무리고 인신공격이 양념된

그런 일방적인 자기 주장의 글들은 토론의 말이 아닙니다..

그 옛날, 자신보다 낫다 생각되는 선비들을 사랑으로 초대해 한 잔

차를 나누며 자신들의 깊은 뜻을 나눠 가며.. 끝난 후에 웃음으로 악수

한 번 하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서로의 가슴에 깊게 여운을

주는 그런 말들이 진정한 토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휴..

특별활동을 퀼트부로 옮겨서 기분이 좋았는데..

괜스레 울적해지는 밤입니다..^^;

이 글 읽구 울적해지셨다면 죄송허구만유..

밤바람이 션한데, 옥상이나 베란다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세요~

미성년인 관계로.. 멜론이나 깎으러 가는 가영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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