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경우 소설 쓸 때
다섯여섯, 많으면 열몇 개 정도의 스토리-라인을 정해 놓고 시작합니다.
처음과 끝. 그리고 주제와 관련된 상황 2~3개 정도.
이것만 있으면 시작부터 사건1에 도달하고
사건1에서 사건2까지 가는데 무리가 없어요.
사건2→사건3
사건3→엔딩으로 연결시키면 완결 한 그릇 나옵니다.
레이드물을 쓰면서 지금 가장 어려운 게
정부의 정책과 몬스터라는 새로운 자원의 가치 측정입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빨리 일반인과 각성자들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보완해 갈 것인가.
이 물음을 던지면......... 다리 붕괴도 건물붕괴도 배침몰도 지하철 화재도 섬 문제도 역사 문제도.... 지나고 난 뒤에야 말만 떠들썩한 나라가 기민하게 대응할 거 같지 않고... 그러면 정부의 늦장대응에 시민들을 비탄과 절망에 몰아넣어야 한다는 건데
이게 굉장히 싫단 말이죠.
게임과 지구가 동기화되는 세계관을 채택했는지라 주인공이 초반에 고렙이고 지인들과 협력해서 1차적인 도시수비까지는 성공하는데 그 뒤 정부가 주인공과 각성자들에게 어떻게 나올지 계속 답을 찾고 있습니다. 이상한 능력 막 쓰고 험악한 무기 쓰는데 그거 압류해야죠, 나라 입장에서는...
근데 -_-.... 1차적인 토벌이었던 거지, 몬스터는 다시 리스폰 되기 마련이라..... 정부가 그렇게 각성자들을 구금하면 2차적 피해가 커집니다.
으앙 또 몬스터가 나타났어요! 군대로 못 막아! 어떡하죠?
회의 중...
회의 중...
회의 중...
붙잡은 애들 내보내!
이렇게 진행되기까지 또 시민들 죽어나갈 걸 생각하니 발암이지 뭡니까. 사실 나라에서 제대로 일한 건 맞아요. 그들이 걱정하는 것, 갑작스레 비정상적인 힘을 지님으로써 사고 치는 애들도 없지 않아 있어요. 게임능력치가 반영된 만큼 한국은 초딩중딩들이 많이 각성했고 얘들이 날뛰면 답없음......... 흐엉. 뭔가 자꾸 발암 소설이 되어갑니다만. 우리나라에서 성숙한 시민 의식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무튼 주인공은 격변의 날에 가장 활약이 큰 상위랭커였기에 대표격(다른 랭커들도 참석함)으로 호출될 건데, 차차 나라에서는 각성자들에게 많은 의무를 짊어지게 하려고 할 것이고, 각성자로서는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꽤나 혹사당할 거란 말이죠.
뭐 내가 나고 자란 땅이고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이 사는데다가 힘이 생겼으니 싸우라면 싸우는 것까지는 의기롭게 할 거 같은데
정부가 얼마나 적재적소에 각성자들을 써주고, 각성자들의 편의(휴식 및 대우)를 봐줄까여...... 주인공도 그런 부분에서 미심쩍을 테고 정부에서 뭐라고 말하건 의심부터 할 텐데, 나랏일 하시는 분들도 공력이 만만치 않을 테니 좋은 말과 나쁜 말(하지 않으면 생기는 나쁜 일들을 각성자들이 나서지 않아서 그렇게 될 것이다)을 번갈아 써서 회유할 겁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넘어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면 신념이나 이념, 가치관 같은 게 확실해야 해요. 막연히 정부가 나쁘다...이런 생각으로는 실제 그런 자리에 섰을 때 오래 유지하고 있을 수 없을 거라 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주인공이 좀 위명에 휘둘리지 않고 가치관을 고수할 수 있을까악!? 혼자 머리를 붙잡고 고민하다가 책을 펼쳤어요. 오, 역시 책은 진리입니다.
참다운 자유, 즉 나라가 명령한 일에 대해 불의를 범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는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국가를 세울 때 우리가 어떤 권리를 양도했으며, 어떤 자유를 스스로 포기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중략)
모든 백성에게 계약을 통해 양도될 수 없는 권리가 보장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인간의 신체를 보호해줄 수 없는 계약은 무효라는 것을 이미 살펴보았다.
(중략)
제1자연법: 평화를 추구하고 그것에 따르라.
제2자연법: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 (제1자연법의 평화란 자신의 안전을 포함한다.)
책에 적힌 것이 현실에 다 적용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개인의 신념에 영향력을 끼칠 순 있죠. 주인공이 이러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나라에서 공동체주의를 아무리 호소한다 한들 제 한 목숨 바치는 일까지 하진 않을 겁니다. 얇은 귀가 아닐 거야... 사이코패스인 것도 아니고요.......
.................에휴. 레이드물 너무 어렵습니다. 비상시 법이 제정되고 그것이 시행되려면 어떡하지? 법 관련 책 끄집어 내서 줄줄 읽고.
신자원 신소재가 생기면 어떡하지. 경제지리책(관련책이 이거밖에 없었음..) 꺼내서 줄줄 읽고(자원의 가변성과 그로인한 파급효과)
국가는 도대체 뭔데. 국가 관련책 꺼내서 줄줄 읽고.
읽긴 읽는데 이해는 안 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이렇게 공부해도 소설 상에는 몇 줄 나오려나...... 메인에피소드가 아니니 나만 알고 있는 소설 배경으로 그치겠죠.
어찌 됐건 몬스터 몇 마리 잡았는데 천만원 일억 이러는 거, 제 경제관념과는 떨어지니까....
에센스가 있고 에테르가 있어서 전기나 환경에너지를 대체한다 해도 원가 기준에서는 싸게 공급될 수 있도록하고
또 몹과 마법이라는 요소가 식량보급과 의류 등 생필품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고 바꿀지 깔아 놓고 사건을 진행할 건데.............
아 역시 판타지가 편합니다. 판타지인들은 고대부터 몹들과 땅을 놓고 영역다툼을 하며 살아왔는지라 자급자족할 정도의 능력이 있고, 이미 시장 물가가 정해져 있는데(있다는 가정 하에 소설 상에서 그리 안 다뤄짐)
레이드물은 그게 아님. -_-............
ㅋㅋㅋ 이번에 쓰는 글은, 완결내고 나면 저 자신한테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 왠지 성장했을 거 같은 기대감 UPUP!
Comment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