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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김준
작성
04.02.21 15:11
조회
374

강한 것은 쉽다!

주인공이 천하무적 강한 소설은 쓰는 쪽도 쉽고, 읽는 쪽도 쉽다.

우선 주인공이 1권 등장부터 기연으로 강하니 앞으로 주인공이 강해지기위한

필연적인 어떤 장치도 필요없이 그저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에피소드들만 쭉 늘어놓으면 되니까 골치아플 일 없어 쉽다.

읽는 쪽도 생각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그저 읽으며 잼나게 웃으면 되니 쉽다.

왜 이런 상황이 나오는지 알 필요도 없고, 추리를 해볼 필요도 없으니 쉽다.

강한 소설은 주인공이 죽을 일도 없고, 모든 것은 마음먹은 대로 하면 되니 참 쉽다.

아주 나쁜 악당들 차례로 등장시키고, 적당히 재밌어할만한 방법으로 갖고 놀다가

처치하면 된다. 이때 약간의 재미난 말장난을 섞으면 금상첨화다.

아름답고 섹시한 여인도 물론 등장시켜야 한다. 두 사람의 감정 표현같은 건 신경

쓸 필요없다. 그저 여자는 한번 삐졌다가 색마들에게 잡힌 것을 구해주면 그냥 뿅간다.

이때에는 적당히 야한 말장난과 웃음이 빠져서는 안 된다.

한번 이렇게 길을 잡아놓으면 더 신경쓸 것도 없다. 그저 비슷한 이야기만 쭉 늘어놓으면

되고, 딴 소설에서 본걸 적당히 끼워맞춰도 상관없다. 이미 이런걸 소설이랍시고 읽는

독자들은 중독이되어 있어서 좋다고 난리를 치기 때문이다.

이런 소설들이 난무하다보니 비슷한 류의 글들이 난무한다. 왜냐하면 글을 읽고난 사람들이

아, 이정도면 나도 쓰겠는데.. 라고 생각하고 또 그 비슷하게 써나가기 때문이다.

그동안 읽은 무협소설이 적어도 수백권이 넘는데 그 정도 못 쓰겠는가.

왠만한 초식이름쯤은 줄줄줄이요, 별호 같은 것도 넘쳐난다.

사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도 사천 하면 당가요, 독이라고 하면 된다.

도 또는 도끼를 쓰거나 무식하게 힘센 캐릭터를 넣으려면 하북에 팽가를 등장시키면 된다.

물론 이때도  하북이 어디에 있는지, 그 지방에 대한 명승고적이라 지리따위는 몰라도 된다.

그저 웃기고 초절정 신공을 지닌 사부에 몇달 이면 그걸 이어받을 재미난 제자만 있으면 되니까.

주인공이 무적에 뭐든 되는데 뭐가 어렵냔 말이다. 작가는 신인 것이다.

주인공이 콧구멍을 파다가 딱 튕기면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터널조차 뚫을 수 있는데

뭐하러 어려운 글을 쓰는가 말이다.

이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반면, 약한 소설은 참으로 어렵다. 주인공이 강해지는 과정을 단순히 우연이나 기연으로

만들지 않고 그 오랜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담아나가려면 그 고된 작업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또한 약한 주인공이 험한 강호에서 살아남으려면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주인공을 살리기 위한 각종 장치와 무대배경을 만들려면 또 피똥을 몇번을 싸야한다.

그저 운이 좋다거나, 절세고수가 와서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인물의 성격을 그냥 착하다. 나쁜 놈이다 라고 딱 정해버리지 않고 그 사람의

수많은 행동과 말들로 표현해내는 과정 또한 험한 산을 몇 개나 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글을 읽는 사람들은 몇 달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어렵게 쓴 글보다는

뚝딱 쓴 글을 더 좋아한다. 더 편하고 재미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마음껏 모든 것을 누리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게 또한 오늘날의 현실이다.

왜 자극적인 제목을 써서 클릭을 하게 해놓고 엄한 소리만 늘어놓느냐구?

그걸 원하면 그 얘기도 해주겠다.

방금 전 내가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 문득 생각한 소설이 그거다.

도.개.걸.윷.모. 미소녀 절정신공!

다섯명의 아름다운 자매들이 있다. 이름은 간단하게 도개걸윷모다.

제일 큰 언니는 무르익을대로 익은 25살 이고, 막내는 귀엽기 짝이없는 15세 소녀이다.

이들은 모두 초절정의 무공을 지니고 있고,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게다가 글래머가 있는가 하면 로리타 취향을 좋아하는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어린 소녀까지 완비되어 있다.

이 정도 설정이라면 정말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재미난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몇달동안 머리 싸매가며 어렵게 반권 분량을 쓰지 않아도, 한달이면

두어권은 뚝딱 쓸 수 있을테니 얼마나 좋은가.

어렵게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아보고 지도책을 뒤적이고 하지 않아도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니 윈윈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한가지 걱정이 된다. 그저 심심풀이인 무협이 뭘 그리 어렵게 따져가며

쓸 필요가 있느냐, 그냥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재밌으면 그만이 아니겠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몇 번 접하면 유치하다 느끼고 저질이라 표현하게 된다.

나중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그런 과정을 한번 겪어왔다.

그런 책은 또한 아무도 사지 않는다. 그냥 빌려보면 되지, 사서 두고두고 볼 값어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김용의 영웅문은 읽은 사람이라도 사서 보관하고 싶어하고, 또 몇 년이 지난

후라도 또 책을 들춰보게 된다. 단순히 무공 강한 몇 사람이 나와 싸우는 이야기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희노애락이 담겨있고, 우리가 가보지 못한 다른 지역의 역사와

풍물이 녹아들어 있으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대신 느끼며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쉽고 편안한 소설이 난무하는 무림을 바라지 않는다. 또한 그런 것을 원하는 독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런 무림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무협소설이 멀리 남해의 끝으로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에서 훌륭한 동반자가

될 수 있는 그런 무림을 원하는 것이다.

끝으로 나는 이글이 비무논검란으로 가기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알면서도 성격이 조금 어긋난 강호한담에 이 긴 글을 어렵게 쓴 것이다.

비무논검란의 길고 어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글들을 읽는 분들은 이미 이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 분들은 내가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아도 이미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많은 쉬운 글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조금은 엉뚱한 제목에 강호한담란에 글을 남기는 것이다.

성격과 맞지 않는 얘기를 오랜동안 하려니 참 어려웠다.


Comment ' 8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4.02.21 15:19
    No. 1

    강호정담란 입니다..^-^;
    흐음...도개걸윷모라...여소저의 이름 치고는 영....

    도소저...는 괜찮고..
    개소저 라...뷁!
    걸소저...으음...이상이상..
    윷소저...스꾸임!
    모소저...으음...무난하지....

    이런 사태가...ㅡ0ㅡ;;;;;

    하튼 좋은글 잘 쓰셨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김준
    작성일
    04.02.21 15:25
    No. 2

    도소저, 개소저 이런게 아니라 ㅡ..ㅡ;;
    실제 생각해본 이름은 도라지, 개나리, 모내기.. 머 이런 거 였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4.02.21 15:26
    No. 3

    글두 호칭은 저렇게 불려지지 않슴까?
    ㅡ_ㅡ;;;; 대략 낭패..ㅎㅅ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취검取劒
    작성일
    04.02.21 15:35
    No. 4

    ㅡ_ㅡ;;;;; 이런 쀍 같은 이름이...;;; 저도 동감하는 바임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4.02.21 17:22
    No. 5

    도라지, 개나리, 모내기..는 알겠는데,
    윷으로 시작하는 이름은 뭐가 있을까요? -_-a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김준
    작성일
    04.02.21 17:29
    No. 6

    저.. 저겨 ㅡ..ㅡ;;
    저 긴글의 주제가 도개걸윷모 소녀의 이름이 아니걸라요.... 대략 낭패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4.02.21 23:41
    No. 7

    흠.....스크롤의 압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유도지
    작성일
    04.02.22 00:31
    No. 8

    도소저... 도둑놈?
    개소저.. 개x끼 ? -_-;;;
    걸소저... 걸..레? (허걱...-_-;; 야시..시...)
    윷소저.. 윷..먹어라? -_-;;;;;
    모소저.. 모기장... 왱왱...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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