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그리고 이전 글을 보면 공산주의가 망한걸 기술수입을 안해서라고 말씀하시던데; 공산주의는 한 때 인류의 절반을 포괄하던 가치관입니다....... 기술 수출입을 안해서 망한거라면 나머지 반쪽도 같이 망했어야죠......
우리는 아직 대부분의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다 라는 명제를 깨지 못했습니다. 만리독행님의 이야기가 아주 조금의 설득력이라도 갖기위해서는 이 명제가 깨져야합니다. 그리고 이건 공산주의의 실패와 자본주의의 성공(?)이라는 100년 가까운 역사적 실험으로 공고해진 상태인지라 꽤나 깨기 힘드실겁니다.
기본적으로 공유지의 비극조차 깨기 힘든 이야기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런 이야기들을 다 차지하고 만리독행님의 말씀처럼 인간이 합리적 이기주의자가 아니고 공유지의 비극조차도 개개인의 높은 도덕성과 절제력으로 해결됬다고 했을 때 위에서 말씀하신 공급 과잉은 어떻게 해결하실겁니까? 수출을 많이하면 된다. 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시는거면 곤란합니다.
외부세계에 나가서 돈벌이를 하면된다 라고 하는데 네오경제 내부에서 돈이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재화인데 이건 흡사 똥을 구하기 위해서 외부로 나가서 노동을 한다와 동의어가 되는거 아닙니까?
1. 예를 들어서 제가 농사를 지었습니다. 특별한 작물을 심는 농사. 무려 야자나무 과수원.
색다른 시도로 논두렁에다가 지었어요. 농사 못지어서 망했네요. 네오경제에서는 이양반 어떻게 되는겁니까?
엉뚱한 시도라도 시도하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으니 발전할 수가 없고, 엉뚱한 시도가 남발된다면 망합니다. 네오경제는 이것을 무엇으로 메꿀 수가 있습니까?
연구하면된다고는 말하지 마십시오. 실용적인 것만 연구한다면 인문학이나 고고학, 천문학등 생활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학문연구는 매장되어야 하며, 반대로 인문학계열 연구가 필요하다면 논두렁에다가 야자열매 심는 시도 또한 나름의 연구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네오경제 안에 있다면 저는 '연구자' 가 되겠습니다. '인간의 댓글에 대한 경향과 인류의 커뮤니티' 라고 논문 제목 적고요. 평생 댓글 달면서 놀고 먹는거죠.
누군가 '연구결과가 없다.' 면서 말하면 '연구란게 어찌 하루이틀만에 나올 수가 있느냐. 하물며 이건 인류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연구다.' 라고 말할테고, '연구가치가 없다' 고 말하면 '연구는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는게 아닌가? 설령 실패하더라도 딛고 나갈 수 있는게 연구다.' 라고 말하겠습니다. '이제 그만 중단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면 '중간에 포기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저는 평생 댓글달며 놀고 먹겠죠. 이런 저를 뭘로 막을 수 있습니까?
2. 노가다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노가다란건 힘들다란 의미만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뱃사람, 건설현장, 버스부터 화물, 택배에 이르는 운전직. 고층건물 청소부, 전봇대 전선보수공사, 광부, 등등등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한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도 돈 많이 준다는 말에 줄을 서가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젊은 사람들이 힘든일, 더러운일 싫어한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청소부가 연봉3천인가 그러는 준공무원이던가 그렇습니다. 이 청소부 공고가 나면 젊은이들이 줄을 서가며 신청을 하고, 체력검사까지 하는 판국입니다.
돈 많이 주면 힘든일, 더러운 일은 가리지를 않아요. 하지만 일하다가 죽을 가능성이 있는 일은 누구라도 망설입니다. 누가 하겠습니까? 재수없으면 죽는데요. 일하다가 죽을 가능성이 있는 일은 많으며, 손가락절단같은 신체손상이 벌어지는 일은 지금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부심으로 일을 하라는 것은 가혹한 것입니다.
네오경제에서는 공짜로 나누고 공짜로 얻는 다면 무엇으로 죽을 가능성이 있는 직업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습니까?
3. 이기적인 사람은 누구나 있는 법입니다. '민주주의는 탐욕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고, 공산주의는 선의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라고 합니다. 원칙으로 따지면 모두의 선의로 이루어진 공산주의가 민주주의를 이겼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말만 허울좋은 선의이고 공산주의는 망해버렸죠. 지구상에 남아있는 공산주의라도 들여다보면 윗대가리가 해쳐먹는 체제이지, 선의로 돌아가는 체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선의로 이루어졌다는 종교계조차도 마찬가지 입니다. 윗대가리가 해쳐먹는 비율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죠. 그래서 탐욕을 부추기면서 동시에 제어하는 자본주의가 승리하게 된 것입니다. 즉 인간의 탐욕은 제어는 가능해도 사라지게 하진 못한다는 것이 냉전시대 이후에 밝혀진 진리입니다.
네오경제는 공짜로 얻고 공짜로 주는 시스템이라면 이 탐욕을 제어할 방안이 있습니까?
인간의 선의라면 따로 규정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잘 굴러갑니다. 선의. 즉 착하니까요.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공산주의가 어리석었던 것은 규정하지 않아도 될 선의만 규정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악의. 즉 나쁜 마음은 규정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망칩니다. 네오경제는 이 악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딱히 제어할 방안이 없어보입니다.
전 이 세가지에 대한 것이 명백하게 규정되지 않으면 네오경제는 어렵다고 봅니다.
높은 기술력과 만리독행님이 말하는 경제체제는 같이 존재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 의사만해도 봅시다. 의사가 의사가 되서 과정 다 마치면 30대쯤됩니다. 그 이후로 의사일을 하는데 의사일은 또 생각보다 위험 천만 합니다. 잘못 진료하면 사람 죽습니다. 뭐 아무튼 30대까지 죽자고 공부한 다음 일을 하는데 그 결과 받는건 길가면서 쓰레기 쓰는 청소부와 같다고 합시다.
그럼 의사하려고 하겠습니까?
아니면 뭐 과학자들도 봅시다. 그냥 진짜 좋아서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하다보니 하는겁니다. 그런데 뭐랄까 그래 마라톤 선수합시다. 뭐 마라톤 선수도 직업 아닙니까? 그걸로 먹고 살만큼 돈을 버느냐가 문제죠. 마라톤하면 맨날 꼴찌를 해도 선수는 선수니까요.
몇십년 연구해서 신기술 개발하는 과학자와 마라톤해서 맨날 꼴찌하는 마라톤 선수와 같은 보상을 받는다고 합시다. 과학자 하겠습니까?
과학기술은 고도의 분업으로 이루어지는건데 이 고도의 분업은 교환과 화폐에 의해 그 동인을 얻습니다. 하지만 만리독행님이 말하시는 경제체제가 그러한 동인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경우가 있는데, 모든 걸 다 언급할 수는 없겠죠. 우선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게 '돈'이 목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취향이 이유인 사람도 있겠고, 종교가 이유인 사람도 있겠죠. 심지어는 명예가 목적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만화나 소설처럼 가족 누군가를 병으로 잃어서 그에 분노하는 심정으로 의사가 되는 사람도 있겠죠. 여러 가지 경우가 있는데, 모든 걸 다 언급할 수는 없으니, 여기서 그치겠습니다. 네오경제에서는 의사라고 해서 특별히 더 소비하고 그러는 것은 없습니다. (직업에 따라서 소비 비율에 차등을 두는 것도 가능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이건 논의와 합의가 더 필요한 사항이라서 일단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따라서 화폐교환경제에서처럼 의사가 선호직업이 되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네오경제에서는 의사 수가 적지 않을까요? 그렇죠.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해결책은 대충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의사가 모자란 채로 의료를 계속 하는 겁니다. 그러면 네오경제 구성원들이 진료를 못 받아서 고통을 많이 당하겠지만요. 둘째는 환자를 외부로 보내어 치료를 받게 하는 겁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네오경제 전체에서 부담합니다. 어디서 돈이 났느냐고 한다면, 네오경제도 외부와 수출수입을 한다고 말씀드려야 되겠죠. 그러니 돈이 나기는 납니다. 셋째는 외부의 인재를 네오경제로 데리고 와서 10년간 의사가 되는 교육을 무료로 베풀고, 그 댓가로 10년간 의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네오경제에서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안 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테죠. 네오경제에서는 돈 때문에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 그래서 만약에 과학자가 적어진다면, 결국 네오경제 내애서 과학이 융성하기는 어렵겠죠. 모자라는 과학은 외부에서 수입해야 할 겁니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네오경제만큼 과학연구에 편리한 경제시스템은 없을 겁니다. 기계를 마련하거나 기구를 마련하거나 연구인력을 충원하는 데에 돈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 ^ 이쯤 되면 자격이 있는 과학자가 외부에서 네오경제로 이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강사로 허덕허덕하는 사람이 무려 6만(8만?) 명이 넘는다고 하던데요?
1. 네오 경제를 선택한 결과 의사가 모자란 채로 의료를 계속해야한다면 명백히 현재 있는 교환과 화폐가 있는 경제 체제보다 더 열등한 결과 아닙니까?
2. 외부로 보내서 치료를 받게 한다면 이건 수출과 수입을 한다는 거겠죠. 그럼 문제는 네오 경제 체제 하에서는 모두 원하는데로 일을 하고 원하는 데로 자원을 배분 받습니다. 거기다 화폐가 없죠. 즉 다른 국가와 수입 수출해서 그 국가의 구성원들에게 이익이 없다는겁니다. 아니 다른 나라의 화폐를 얻을 수 있겠군요. 그런데 화폐와 교환이 없는 경제를 추구하면서 다른 나라의 화폐를 용인하고 또 그 화폐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교환과 화폐가 없는 네오경제의 정체성의 뿌리부터 뒤흔드는거 아닙니까? 화폐 없다면서요? 외국 화폐는 되나요? 그 외국화폐가 들어왔고 외국 화폐로 외국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따면 국가 내에서 화폐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그 외국 화폐를 기준으로 거래가 될꺼 같은데요? 그렇다면 화폐가 없고 교환이 없다는거 뭐 무의미한거 아닙니까? 예를 들어 우리 나라에 원화를 없애도 미국 달러화로 거래하면 뭐 화폐 없애봤짜 무의미하잖아요.
네오경제의 생산량이 더 많을 수 있고 생산성이 더 높을 순 있겠네요. 하지만 그 생산량과 생산성이 실제로 사회에 기여하는 생산량과 생산성일까요? 대부분 하기 쉬운일로 잔뜩 몰려서 쓸모도 없는 생산을 잔뜩 한다음 대가는 자신에게 필요한걸 가지겠죠.
만리독행님의 주장에는 뭐 쉽고 편한일로 잔뜩 몰려서 생산해도 그걸로 다 만족할만큼 먹고 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요. 그런데 이 전제를 그냥 깔아두시면 안되요. 설명하셔야죠. 어떻게 이렇게 해도 사회를 유지하고 모든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족할만큼 얻을 수 있는 생산이 가능한지 말이죠.
세상엔 쉽고 편한일만 있는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일도 매우 많고 그 일들로 만들어 지는 생산이 매우 많습니다. 그냥 자기 일하고 자기 편한데로 받을 수 있고, 어려운 일한다고 더 많은 보상을 얻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어렵고 힘든 일의 결과로 얻는 생산물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까? 이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피되는 3D 업종을 생각해보세요. 위험해고 더럽고 어려운 일. 이 일들은 그만큼 하기 싫어하지만 사회에 필수적인 일들입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생산되는 생산물 없이 사회가 유지 될 수 있나요? 당연히 없겠죠? 만리독행님이 주장하는 경제시스템으로 이러한 일들로 생산되는 생산물을 공급할 수 있나요? 공급할 수 있다면 어떻게 공급되나요?
네오경제가 가지는 결정적인 오류가 '교환'가치를 무시다는 겁니다.
'교환'이 없다면 어떤 원칙으로 사회에서 생사된 또는 수입된 재화가 분배될까요?
'권력' 또는 '서열' 입니다.
사자때를 봐도 그렇고 늑대나 들개들의 사회를 봐도 그렇습니다.
서열 높은 놈이 먼저 먹습니다.
필수재는 이미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진보된 사회니 권력 없다고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사치재는 어떻게 할 건가요?
생산이나 연구 같은 것 보다는 권력에 더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테고 결국 사회 시스템이 엉망이 되어 버리는 거죠.
'교환'가치를 부정하고 싶으시다면 그걸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분배기준을 제시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더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인간이 동물로 퇴화될 뿐입니다.
네오경제에서 작가는 아마추어로 활동해도 되고, 프로로 활동해도 됩니다. 먹고 살 걱정, 의료비 걱정, 노후 걱정이 없으니까, 마음 놓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겠죠. 아마추어는 낮에는 본인 일을 하고, 밤에 글을 쓰게 되겠고, 프로는 하루종일 글을 쓰게 됩니다.
네오경제 내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공짜로 작품을 제공합니다만, 화폐교환경제에서 출판하는 경우는 저작권에 따른 인세를 받게 됩니다.(소설가가 아니라, 네오경제 관리기구에서 저작권을 갖게 됩니다.)
네오경제 내에서 작가가 공짜로 재화를 소비할 수 있게 해 주는 댓가로 작가도 공짜로 작품을 제공하는 것인데, 서로 윈윈하는 결과가 될 겁니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작가라면, 화폐교환경제로 나가서 살 수도 있겠고요.
만리독행님 또 한가지 전제를 빼놓고 계십니다.
현재 모든 국가는 그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자급자족 할 수 없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고 영토가 큰 나라들도 자체적으로 모든 수요를 충족 시킬 수 없죠. 그렇다면 만리독행님이 주장하시는 네오경제 체제 하의 국가도 당연히 그럴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기죠. 네오경제 체제 하의 국가도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하기 위해서는 그 국가의 화폐까 필요할겁니다. 뭐 내부적으로 화폐가 없어도 외부적으론 필요하다는거죠.
얻는 방법은 역시 교역이 될겁니다. 그런데 현재 자본주의 체제 하에 경쟁력을 극도로 올리고 있는 나라들도 교역에서 이익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네오경제 체제 하에서 하고 싶은데로 일하고 받고 싶은데로 교환 없이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국제 교역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최소한 만리독행님이 말하시는데로 3D업종은 아웃소싱으로 돌리고 국내에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은 뭐 위에서 말하신데로 외국의 사람들 데려와서 10년 가르치고 10년 일하게 한다거나 하는식으로 하려면 어마어마한 화폐가 필요할겁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네오 경제가 만리독행님이 말하시는데로 설혹 굴러간다고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경쟁력으로 교역에서 손해만 보게 될꺼고 필요로하는 화폐를 확보하지 못할꺼 같군요.
만리독행님의 네오 경제가 돌아가려면 최소한으로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에서 현저한 우위에 있어서 3d업종을 전부 다 아웃소싱 맡길 수 있어야한다는건데 글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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