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교환경제에서는 재화나 용역을 주고 받을 때 돈을 지불합니다. 그런데 네오경제에서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화나 용역을 주거나 받을 때 돈이나 재화를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네오경제에는 ‘공짜로 받았으니 공짜로 주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렇게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이게 뭔 소리여?’라고 감을 못 잡으실 테니,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데, 치료비를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2.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데, 수업료를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3. 농부가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이 생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때 돈을 받지 않습니다.
4. 주부가 할인점에 가서 음식 재료로 농산물을 가져 오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5. 철광석을 파내는 광부가 월급을 받지 않습니다.
6. 철광석을 운송하는 해운회사가 운송료를 받지 않습니다.
7. 철광석으로 철강을 만드는 제철회사가 강판을 만들어 자동차회사에 공급하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8.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9.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가 소비자에게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10. 소설가가 소설을 지어 공급하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11. 가수가 노래를 만들어 공급하는데, 돈을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이제 ‘공짜로 받았으니 공짜로 주라’는 말이 감이 잡히십니까? 또 생산과 소비만 있지, 돈과 교환이 없다는 말이 감이 잡히십니까?
사람이 노동을 제공해야만 재화든 용역이든 생산됩니다. 이건 화폐교환경제나 네오경제나 마찬가지이지요. 더 풍요하게 살고 싶으면 그만큼 더 노동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네오경제에서도 게으름뱅이는 추방하는 거죠.) 화폐교환경제와 동일한 레벨의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화폐교환경제와 동일한 노동을 제공한다면, 생산량이나 생산성이 뒤떨어질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반대로 네오경제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나 생산성이 오히려 더 뛰어날지도 모릅니다.
위의 예에서 1번을 한 번 봅시다. 화폐교환경제에서는 돈으로 가부가 결정됩니다. 아무리 아파도 돈이 없으면 의사의 진료를 못 받잖아요?(영국, 프랑스, 캐나다 같은 복지국가는 정부가 부담하지만요.) 네오경제에서는 누구나 진료를 무료로 받습니다. 복지국가보다 더 간단하고 확실해요. ^ ^ 화폐교환경제에서는 의사가 늘어나면 서로 제로섬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돈 많이 벌기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의대정원 늘리는 걸 반대하게 됩니다. 네오경제에서는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들이 서로 격무가 줄어들어서 좋아하겠지요. 그러고도 의사가 더 남는다면, 외부에 병원을 지어서 화폐교환경제에서 돈벌이를 할 수도 있고요.
위의 예에서 3번을 한 번 봅시다. 농부가 농사를 지어 생긴 생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게 됩니다. 화폐교환경제에서는 농산물이 과잉 생산되면 농산물값이 폭락합니다. 왜 폭락하느냐 하면, 안 팔리면 모두 농부에게 손해로 돌아오기 때문에 농부는 가격을 후려쳐서라도 팔아야만 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농산물이 수요보다 적게 생산되면 농산물값이 폭등합니다. 농산물값이 비싸다고 안 사면 음식점이 망하니까 돈을 더 얹어주고서라도 사 와야 합니다. 네오경제에서는 모든 재화가 공짜이기 때문에 과잉생산되든 모자라게 생산되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소비하다 남는 것은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 줘도 되고, 많이 생산되면 외부(화폐교환경제)에 팔아먹어도 되거든요. 농부는 아무 걱정 없이 그냥 농사짓는 것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재화의 생산량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 역시 어느 정도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우를 1만 톤을 생산한다면, 소비자는 n분의 1로 소비할 수밖에 없지요. 금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건 극도로 희귀해서 소비자의 손에 전혀 들어갈 수가 없고요. 화폐교환경제에서는 가진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 소비를 다르게 해야 하지만, 네오경제에서는 돈과 무관하게 자신의 욕망에 따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욕망이 생기지 않는 것들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서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게 되겠죠. 예를 들어서 딸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오렌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자 자신의 소비량을 적게 설정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소비할 기회를 주는 겁니다.
요즘 돈이나 직장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네오경제에서는 돈이나 직장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은 없겠죠.... ^ ^
네오경제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생활비가 안 드니까 생기는 장점들 말입니다....... 그래서 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오경제의 생산량이 더 많을 수가 있고, 생산성이 더 높을 수가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시나요? 청년실업자가 네오경제에는 없습니다. ^ ^ 어디서 뭘 생산하든 생산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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