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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0.17 18:06
조회
435

<2. 옥면수라 미주랑 VS 고무림맹 금강맹주>

밤.

까마득히 어두운 밤.

밤에는 때론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수한 일들이 벌어진다.

“아흑...”

“헉헉...”

침상이 삐그덕 거리는 소리, 살갗과 살갗이 부딪치며 어우러지는 소리. 이 모든 소리가 한데 엉키고 설키여 남녀상열지사라는 여섯 글자로 대변될 수 있었다.

---------------사이버 수사대의 요청으로 중간 부분 삭제 합니다----------------

“금가가... 아햏햏...”

“푸후~”

금강맹주는 격한 숨을 몰아쉬며 침상에서 일어나 얇은 침의를 몸에 걸쳤다.

칠척의 장신, 떡 벌어진 어깨와 그 밑으로 이어진 살아 꿈틀대는 근육들, 전신을 둘러싸고 있는 무수한 영광의 상처들이 그가 지나온 역경의 순간이 결코 적지 않았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어쩜... 가끔씩 금가가의 저 몸을 보면, 금가가의 나이가 몇인지 잊어버린다니까요!”

“후후... 노부의 보잘 것 없는 몸을 그리 칭찬해 주니, 역시 임자밖에 없어.”

한차례 격한 방사를 끝내고 나른한 자태로 침상위에 누워있는 신독인마의 섬섬옥수가 금강맹주의 탄탄한 가슴에 닿았다.

움찔!

“호호호... 금가가도 참! 이런 손길 하나에 또 타오르시는 거예요?”

‘이건! 음... 좋지 않다! 뭔가 있는 것인가?!’

그러나 표정만은 음탕의 빛으로 물든 금강맹주는 이내 침의를 재껴 벗어 던지고는 다시금 전열에 불타 침상위로 뛰어 들었다.

“꺅!”

“요것!”

다시금 시작된 남녀간의 격한 만남.

어느덧 시간은 덧없이 흘러 이내 한시진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입으로 내뱉는 신음의 목소리와는 달리, 그러나 신독인마의 두 눈빛만은 더없이 싸늘해져 있었다.

‘아깝구나, 아까워. 이만한 남자를 또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아~! 내 그와의 약조만 없다면... 에잇! 안돼! 신독아! 정신 차려라! 네 이 두 손에 칠백 독문 문도들의 목숨이 달려 있느니!!!’

붙어있던 두 남녀의 움직임이 점점 격해져 가는 순간, 갑자기 신독의 한 손이 침상의 배게 밑으로 들어가더니 이내 날이 날카롭게 선 비수를 들어 그대로 금강맹주의 옆구리를 향해 찍어 내렸다.

“죽어!”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

그러나 금강맹주는 어쩐 일인지 크게 당황하지도 않은 채, 한 손을 들어 그대로 신독인마의 몸을 향해 일장을 내갈겼다. 아니 내갈기려 했다. 그러나 이것은 또 어떻게 된 일인가! 손에서 내공이 모이질 않는 것이었다.

금강맹주는 이미 의지만으로도 내공을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선지 오래였다. 그런 그가 내공을 모을 수 없다는 것은 대체...

퍼퍽!

“으헉!!”

날카로운 비수로 옆구리를 관통당한 채 침상에서 굴러 떨어진 금강맹주.

철철 흐르는 피가 시내를 이뤄 바닥에 고여 가고 있었고, 그런 그를 신독인마는 나름대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둘이 눈빛으로 의미 모를 대치를 하고 있을 때, 의외의 방문자가 나타났다.

짝짝짝

“역시, 역시 일대의 대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군요. 금강맹주, 아니, 아버님.”

“아니! 너는!”

요란한 박수소리와 함께 나타난 이는 다름 아닌 금강맹주의 의붓아들이자 다음대의 고무림맹을 이끌어나갈 옥면수라 미주랑이었다.

“대체, 대체 네가 왜!...”

“후후... 글쎄요. 권좌에 대한 욕심이라고 하면 올바른 대답이 됬을런지요.”

유들거리는 미주랑의 태도에 금강맹주는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권좌 때문이라고! 그것은 이제 곧 네 것이 될 터! 그런데, 그 새를 못 참아 이 따위 패륜무도한 짓거리를 벌이는 것이냐?”

“후후... 아버님의 절륜한 정력을 본다면 그 새가 아니라 제가 늙어 호호백발이 되어도 그대로일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서 말이죠. 일종의 보험...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그, 그럼... 신독 역시?”

“네, 그럼요. 신독은 제가 아끼는 희첩 중에 한 명인걸요. 신독! 이리 오너라!”

침상위의 신독이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미주랑에게 다가갔다. 미주랑은 신독의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린 탄력 있는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나셨던 곳으로 돌아가셔야죠. 언제까지 속세의 영욕에 휘말려 이 더러운 꼴을 보실 작정이십니까?”

“흥! 치워라! 네가 나 하나를 죽인다고 이 고무림맹을 어찌 할 수 있을성 싶더냐? 이 고무림맹은 나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니라. 네가 그 점을...”

“아아아~! 그 점은 결코 염려 놓으시지요.”

“뭐, 뭐야?”

“뭐, 그렇게 제가 걱정되신다면 보여드리지요. 자! 다들 들어오게.”

갑자기 방문이 열려지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의 면면을 확인한 금강맹주의 안색이 더없이 파랗게 질렸다.

유리낭자, 칠정선인, 호접지몽, 무적검선, 권왕 진소백, 바야바야 다라나, 창왕 진신두, 백발경성까지. 그야말로 고무림맹의 중진이란 중진들은 모두 모인 셈이었다.

그들 모두는 금강맹주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일견한 채,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들의 의사를 명백히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랬었나. 허허~! 그랬어?”

모든 것을 확인한 금강맹주의 두 눈은 급속도로 생기를 잃어갔다. 탄력 있게 번들거리던 살가죽도 갑자기 십년은 노쇠한 듯 축 늘어져 가고 있었다. 그런 금강맹주의 모습에 미주랑이 한발자국 다가와 입을 열었다.

“후후... 이제 그만 편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죽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

“말씀하시지요.”

“대체 내 내력은 다 어딜 간 게냐? 무슨 수작은 어떻게 부린 것이냐?”

“후후... 아버님께서 그동안 신독과 벌인 방사는 총 사십 육회입니다. 총 사십 육회의 방사 동안 신독의 입을 얼마만큼 탐하셨습니까?”

난데없이 입맞춤을 몇 번 했느냐는 미주랑의 물음에 금강맹주는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푸후후후... 저는 신독에게 한 가지 단약을 주었는데 그 단약은 바로 산공독을 정제한 것이었고, 신독은 그것을 제 입에 물고 아버님과의 열정적인 입맞춤 때마다 미량씩을 잘게 부수어 아버님의 목구멍으로 넘겼을 테지요. 아주, 아주 미량씩 말입니다. 푸하하하하하하...”

“그, 그런...”

“아버님, 이제 뒷 일은 소자에게 맡기시고, 그만 몸을 뉘이시지요.”

금강맹주의 두 눈에서는 그러나 강한 안광이 솟구쳤다.

‘아직! 아직 이렇게 죽을 수는...’

미주랑이 금강맹주의 숨통을 끊으려 한걸음 다가섰을 바로 그 때, 돌연 지붕이 부숴지는 소리가 나면서 흑색 야행복을 착용한 정체 모를 인영 셋이 난입했다.

“놈들! 누구냐!”

격노한 미주랑이 두 손을 모아 장력을 방출하고, 무림맹의 간부들 또한 개개인의 절수로 그 셋을 몰아쳐 갔다.

그러나 그들은 들어오기 전부터 각자의 역할을 나눈 듯, 둘은 대치했고 하나는 뒤로 빠져 금강맹주를 들쳐 업고 밖으로 나섰다.

“에잇! 잡아라! 금강맹주를 놓치면, 만사가 수포로 돌아간다!”

악에 받친 듯한 미주랑의 고함 소리에, 순식간에 잠들어 있던 고무림맹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원래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빌어먹을!!!!”

이성을 잃은 채 맹렬히 공격해 대던 미주랑은,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눈앞의 복면인 하나를 이겨먹지 못하고 덧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돌연 복면인 둘이 의미 모를 눈짓을 교환하더니 갑자기 속에서 뭔가를 꺼내는 것이 아닌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노련한 권왕 진소백이 그것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이내 새된 소리를 질렀다.

“피하시오, 모두! 저것은 벽력탄이오!!”

“벼, 벽력탄!”

벽력탄.

사천의 벽력당에서 만들어진다는 가공할 위력의 폭탄이 그것이었다. 사십여 년전, 당시 벽력당의 가주였던 벽력자가 일신에 벽력탄 백여 개를 지니고 가는 곳마다 초토화 시켜, 무릇 무인이라면 모두 벽력자를 귀신 보듯 두려워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피해는 점점 커져만 가자, 더는 두고 보지 못했던 정파인들은 연수합격하여 벽력당을 세상에서 지워버리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강호에서 다시는 벽력탄을 볼 일이 없을 줄 알았건만, 바로 이 시점에서 다시금 벽력탄을 보게 되는 것은 무슨 조화란 말인가!

미주랑은 악을 쓰듯 크게 소리를 질렀다.

“모두 피하시오!!!”

그 말이 신호였을까.

두 인영이 바로 미주랑을 향해 두개의 벽력탄을 동시에 던져버렸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벽력탄을 보며 미주랑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피할까? 피한다면 일신은 보존할 수 있겠으나, 결코 주위의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미주랑은 비록 권력욕은 있었으나, 기본 됨됨이는 그렇게까지 타락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미주랑은 쌍장을 훌쩍 뒤집어 태극권 중의 일초인 운수(雲手)를 펼쳐 벽력탄을 덮었다. 그의 쌍장은 부드럽기가 극에 달했다. 그것은 마치 텅 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벽력탄이 날아오면서 싣고 온 힘을 완전히 제거함과 동시에 가볍게 손바닥 위에 받쳤다. 그의 쌍장이 하늘 쪽으로 향하더니 가슴께에서 평평해졌다.

두 개의 벽력탄은 그의 손바닥 안에서 쾌속무비하게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았다.

‘부드러움으로 굳셈을 제압한다.’

그야말로 태극권의 묘리에 가장 적용되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미주랑은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는 두 개의 벽력탄의 속도를 조심스레 줄여가기 시작했다. 점차... 점차... 줄어가는 벽력탄의 회전 속도는 종래에는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미주랑의 손바닥 위에 가지런히 떨어졌다.

그러나 폭발은 없었다.

미주랑은 그것에 안심할 겨를도 없이, 장내를 둘러 보았으나 이미 금강맹주는 물론이요, 세 명의 복면인들까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빌어먹을!!!”

발을 쿵 하고 구르며 미주랑은 원통스럽다는 듯이 하늘을 쳐다보았고, 이내 질겅질겅 입술을 씹더니 쓰게 내뱉었다.

“으득! 모사재인(謀事在人)이나 성사재천(成事在天)이라더니! 아직, 아버님께서는 돌아가실 때가 아니 되셨단 말인가!!”

--------------------------------------------------------------------

와~ 그것 참 되게 힘드네요...

뭐, 여러분들이 읽어주시고 즐겨만 주신다면야... 보람있는 일이지만...흠...

아무튼 즐거우셨는지요?

그럼 반응보고 좋으면 3편을 올리지요...에헴~


Comment ' 7

  • 작성자
    가영이
    작성일
    03.10.17 18:13
    No. 1

    이힛ㅇ∇ㅇ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올제
    작성일
    03.10.17 19:19
    No. 2

    그러게..둔저님은.. 혹시.. 복면인 세명중 한명..-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10.17 19:37
    No. 3

    미주랑님이 주인공인가요???

    누구는 멋지게 태극권 쓰고.......
    누구는 드럽게....괄약독.....파열......이런거나 쓰고.....흠......

    이게 다 작가의 음모로세~~~!!......
    .....음모?.......음모는..... 음모(陰毛)는........그게........발그레.....쿨럭......
    어디선가 감당하기 힘든......살기가.......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화야
    작성일
    03.10.17 22:36
    No. 4

    쳇, 하나도 안 야하잖아요! -_-!
    [소녀의 수준은.. =_=]
    다음편 엄청 기대하고 있지요. +ㅁ+
    참, 복면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파천러브
    작성일
    03.10.17 23:37
    No. 5

    헛 화야님...이런..여기서도..ㅡ.ㅡ

    진짜 잼네요..금강님이 노하실텐데..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용천회
    작성일
    03.10.17 23:41
    No. 6

    너무 길어서 읽다가 포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llusion
    작성일
    03.10.18 12:25
    No. 7

    재밌군요. ^^ 흐음..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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