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버지와 나

작성자
Lv.23 어린쥐
작성
03.09.02 17:34
조회
367

아버지와 나

아주 오래전 내가 올려다 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나르는 새처럼 살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 올라 내 날개 밑으로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밑에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 대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 받고 돈벌어 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자리는 없다. 이제는 더 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제 내가 하고 있다. 스폰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의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즈음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는 몇 년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 나갈 것이다. 할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 갈 것이다.

****

NEXT 1집의 아버지와 나를 들으시면서 읽어 보세요........오늘 학교에서 도덕시간에 배운 것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거에요.... 헥...치는거 무지 힘들다......

제가 태그를 잘몰라서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208 대단한 운동능력 +8 Lv.57 ch****** 03.09.04 509
13207 가족의 의미.... +7 Lv.1 소우(昭雨) 03.09.04 409
13206 추석특선영화 - 중복이면 가볍게 윙크를..쿨럭;; +18 Lv.1 먹보 03.09.03 548
13205 좋은 사람. +9 은령 03.09.03 277
13204 뾰로롱 꼬마마녀 열두살난~~~~~ +3 Lv.15 千金笑묵혼 03.09.03 392
13203 엄마딸?아빠딸,,ㅡㅡ;;(중복은 애교로-_-) +5 Lv.15 千金笑묵혼 03.09.03 302
13202 일급 비공개 파일..ㅡㅡ.. 아무도 열어보지 말 것.[S(빨... +19 Lv.20 흑저사랑 03.09.03 686
13201 오랜만에 머리좀 만졌습니다. +5 Lv.1 진운 03.09.03 297
13200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5 Lv.27 未少年 03.09.03 273
13199 문군의 유창한 영어실력 +3 Lv.15 千金笑묵혼 03.09.03 530
13198 얽힘. +3 촉풍 03.09.03 462
13197 세상은 참으로 공평하구나... +9 Lv.1 애국청년 03.09.03 387
13196 바탕화면에 쓸 아름다운 이미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1 Lv.1 illusion 03.09.03 567
13195 므흐흐.. 선생님을 무협지로에 귀의시키다. 칭찬해주셔요. +6 Lv.1 illusion 03.09.03 446
13194 [가담(可談)] 가영이의 섹시신공에 대한 고수들의 반항 +16 가영이 03.09.03 565
13193 우리나라 고유의 무술, 택견... !! +9 Lv.1 소우(昭雨) 03.09.03 502
13192 훗.. 간만에 강호정담에 왔는데.. +2 슈아~~ 03.09.03 268
13191 흐아~ 괴롭다...ㅠ.ㅠ +6 Lv.18 검마 03.09.03 369
13190 [자축]3000고지. +5 환사 03.09.03 555
13189 -_-a 이런이런.. 나는 정말 삼행시에 소질이 있는건가.. +6 Lv.1 진이상 03.09.03 457
13188 한번 웃어봅시다..^^* +8 Lv.1 술퍼교교주 03.09.03 494
13187 살이 포동포동한 거미들.. +8 柳韓 03.09.03 555
13186 국제 사회 풍자만화. +2 柳韓 03.09.03 425
13185 illusion - 그 쉰 아홉번째 이야기 - 죽음 +6 Lv.1 illusion 03.09.03 282
13184 욕인지... 시인지... +13 Lv.1 한글나라 03.09.03 728
13183 고무림에서 출판댄것 중에서 추천바람이다 +6 Lv.56 치우천왕 03.09.03 423
13182 지하철 3, 4호선 오늘부터 연장운행 됩니다. +2 Lv.9 이시현 03.09.03 355
13181 영호충에게하는편지?(영호가주) +4 Lv.56 치우천왕 03.09.03 347
13180 치우가 생각하는 우구당..은.. +4 Lv.56 치우천왕 03.09.03 416
13179 끔찍한 추리소설... +5 Lv.99 淸花 03.09.03 62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