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사라전종횡기를 빌려와, 첫페이지를 펼쳤다 다 읽어버린 턱에 정오에 일어났습니다. 일어나보니 정오더군요. 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잠 많이 자면 머리 아픕니다.)부시시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수건 한장 두르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30여 분 정도 올랐을 까.... 하루에 한끼만 먹던 저인지라 갑자기 세상이 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균형을 읽고 길을 벗어나 '수림'속으로 던져지고 말았습죠. 온몸에 수풀이 닿는 그 불쾌함(역시 저는 도시에 찌들어 사는 인간.)과 함께 벌떡 일어나려 했건만 알고 보니 제 몸이 점점 깊숙히 빨려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온몸에 오한이 일고 머릿 속은 공포로 가득 찼습니다. 저는 두 손을 흙 속으로 강하게 박아 넣고 천천히 밑을 바라보았습니다. 밑은 한 2장여 정도 될까한 절벽이었습니다(밑에는 날카로운 돌부리들이 돗아나 있었습죠). 그 순간의 아찔함. 그것은 평생을 가더라도 잊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시간이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제 몸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지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이대로 머리통이 아작나 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내 눈앞에 갑자기 검은 물체가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벌레였는데 무슨 종류인지는 모릅니다. 그 녀석은 저를 향해 기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녀석은 제 입가로 다가왔습니다. 녀석을 먹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은 절벽에서 떨어질 것 같은 느낌과 같았습니다. 너무도 징그럽게 생긴 물체였습니다. 그리고 순간 온몸에 닿고 있는 수풀에서 수많은 벌레들이 나를 감싸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빠져나왔습니다. 제 입가에 대롱대롱 걸려있는 그 거무스름한 벌레(바로 던져버렸슴)와 그 장소는 공포였습니다. 휘청거렸습니다. 하늘이 노래졌죠. 저는 곧장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밥을 꾸역꾸역 눌러넣기 시작했습니다.
결국.........몇 주간의 운동은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직도 빵빵한 배때기가 저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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