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2를 보고 나름대로 쓰는 감상 비슷한 잡설입니다. 스토리 언급이 졸라 많으니 안 보신분들은 절대 읽지마시길..^^
어제 매트릭스2를 다운 받아서 봤습니다. 영화 모으는 취미는 그만둔지 오래지만 워낙 보고 싶었던 영화인지라 클럽에서 다운받아서 봤습니다.
시사회에서 찍은 캠버전 같던데, 파일자체가 인코딩된 기본명암이 너무 어두워서 그대로 보면 거의 분간이 안가지만, 아드레날린으로 밝기를 극도로 높이니 그래도 비디오씨디 화질정도는 되더군요. 음질도 그리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고 들으면 보통정도.. (아마도 최초에 떳던 캠버전에서 여러번 재인코딩을 통해 화질과 음질을 많이 개선한 버전인듯 싶었습니다.)
영화자체의 얘기로 들어가서... 일단 제 나름대로는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재밌게 봤습니다.
처음에 트리니티가 요원에게 총을 맞고 떨어지는 장면으로 시작하길래 ' 아, 얘가 드뎌 2편에서 죽는군 ' 했는데 결국에는 살아나더군요 ^^
그리고 끝까지 보고 나니 재미가 있었지만, 최후의 후반부 장면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사실 좀 심드렁했습니다. 시시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죠. 1편에서 끝나는게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스토리 자체가 단순하고 구태의연하게 흘러갔고(중반까지), 볼거리라고는 네오 패거리와 요원들 간에 액션씬들 뿐이 없었는데 액션 장면이야 확실히 재미가 있었지만, 쓸데없이 길게 끌면서 싸우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스토리가 참신해지지 못하니 이런걸로 관객들 눈만 잡을려고 애썼군' 하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그래도 스미스가 요원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서 바이러스로 변형되어 설치는 것은 쬐끔은 신선했습니다 ^^ 그렇더라도 정말이지 의미없는 액션의 난발은 너무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은형술 비슷한거 쓰는 도깨비같은 애들 둘은 정말이지 우습지도 않고, 도로에서의 싸움도 늘상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고 또 보는 전형적인 장면들이더군요.
하여간 중 후반까지 그랬었는데.. 마지막에 네오가 최후의 문을 따고 들어가서 그 건축가인가 하는 노인네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제법 괜찮았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모든 이해가 거기서 다 되더군요.
인간들이 기계로 부터 벗어나서 자유를 찾고자 싸우는 최후의 공간인 지하도시 자어인이 인간들이 기계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해서 얻은 투쟁의 산물이 아니라, 사실은 기계들들의 효율적인 인간 통제를 위해서 그런 가능성을 예상하고 만들어놓은 프로젝트 중의 하나였다니..
그리고 그것을 생각해낸 프로그램이 바로 오라클이었다니.. 이부분에서 부터 조금씩 전율이 돋기 시작하더군요 ^^ 나름대로 재밌는 반전이었습니다.
또한 네오는 기계들로 부터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한 구세주가 아닌 그러한 시스템속에서의 오류들을 기계에 보고하여 더욱 더 완벽한 통제체계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심어놓은 일종의 버그수정용 배타테스터 같은 것에 불과했었다니..
그리고 배타테스트 목적의 네오를 만든것이 이번이 여섯번째, 그에 따라 점차 버그를 수정해 가며 더욱 파괴하기 쉽게 자이언을 만들고 부숴온것이 또한 여섯번째.. 그리고 이전의 네오들에게 했던 것처럼 이번의 네오에게도 최후에 두가지 문의 선택을 주고 그 가운데 한가지는 기계로 부터 자이언을 독립시키고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
하지만 이미 기계는 네오가 그것을 선택할 수 없도록 치명적인 오류를 심어놓았지요.. 바로 인간에게 감정, 그중에서도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오류를 심어놓음으로써 결코 네오가 트리니티를 버리고 자이언을 구할 수 없도록 해놓았죠. 이부분이 참으로 절정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매트릭스2는 초 중반에 걸쳐서는 그저 그런영화이지만 마지막 최후 노인네와의 대화부분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매트릭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
다만 마지막에 역시 트리니티는 죽는 것이 스토리의 완성도 면에서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먼치킨 네오가 초스피드의 신법으로 날라가서는 다 죽어가는 것을 간단하게 손을 몇번 놀리더니 살려내서 끌어앉고 난리법석을 떨더군요 -_-;
그리고는 이제 이야기는 2편 끝을 향해 치닫고, 예정대로라면 이번 6번째 자이언에게도 피할 수 없는 멸망이 다가올텐데.. 거기서 2편은 끝을 맺더군요.
이제 3편에서는 이 예정된 멸망을 어떻게 피해낼지가 관건일텐데 거기에 대한 해결의 열쇠중 하나로써의 암시가 아마도 바이러스화된 스미스가 뇌로 침투한 그 네오 반대편에 누워있는 그 작자가 아닐까 싶네요..
매리트릭스2.. 확실히 기대가 너무컸었던 탓인지 제 딴에는 실망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잘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는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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