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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중국 장강삼협여행기1

작성자
Lv.1 무극신마
작성
03.04.08 12:50
조회
366

5월경 무협작가님들과 중국 황산에 가려고 했는데 중국에 무형지독이 퍼져 가을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작년 여행기를 조금씩 올리려고 합니다.

메모장을 참고하지만 기억이 가물거려 정확하지 않은 부분은 양해 바랍니다.

여행 시작  

중국(中國)! 어렸을 때부터 무협소설에 심취하였던 탓 인줄은 몰라도 수 차례의 방문을 통하여도 그 신비감이 가시지를 않고 주마간산격으로 다녔지만 풍광조차 10분의 1도 보지를 못한 곳!

이러한 중국을 평소 흠모하던 무협작가들과 함께 여행한다는 것 자체가 경외로움이었다.

때는 춘삼월이 지나 봄기운이 완연하고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던 2002년 5월 22일 아침이었다.

용대운, 좌백, 임준욱, 운중행, 한수오, 류진, 진산, 및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인천국제공항 앞에서 중국 무한행 대한항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 잠이 많은 몇 분의 작가분들은 비행기 시간 때문에 송파사무실(지금은 장지동으로 옮겼지만)에서 밤샘을 하고 온 탓에 반쯤 잠긴 핏빛 눈을 지긋이 뜨고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기연(?)를 기대하는 듯 했다.

사실 만추지절에 황산으로 가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올해안으로 삼협댐 2차공사가 마무리되어 장강삼협의 절경 대부분이 수몰된다는 위기감이 여행일정을 앞당기게 하고 천하제일명산의 방문을  다음기회로 밀어냈다.

검색대를 통과하여 면세품점을 지날 때 김치를 조금 샀지만 소주와 마른 안주를 사는 것을 간과하였다. 평소 제가 술을 좋아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몇 차례의 중국여행에서 어디든지 중국술을 흔하게 만나볼 수 있었고, 주당들이 항상 소주팩을 주렁주렁 달고와 귀찮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나중에 우리를 거지로 만들 줄이야...  

3시간의 적당한 비행시간에 우리는 중국 무한으로 날아들었다. 비행기안에서 조차 촌각을 다투어 가며 군림천하 7권을 집필하는 용선생의 글에 대한 열정에 감동하였지만 그때의 두장정도의 원고가 중국여행에서의 마지막 집필임을 짐작조차 못하였다.

우리는 12시반경 인천국제공항에 비하여 너무나도 시골스러워 오히려 정감이 이는 무한공항에 내려 본격적인 중국여행길에 올랐다.

다소 어눌해 보이는 춘모(1년이 지난 지금 가이드의 이름이 가물가물한다)라는 가이드의 "무한은 무창, 한구, 한양의 세도시가 합쳐서 이루진 도시이고 이곳에도 장강의 지류인 한강이 있으니 서울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 무한은 냉장고 등 전자제품도 무게를 달아 판다" 등의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들으며 중식장소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길가에 무당산에 대한 큰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 그래! 이곳 무창이 9대문파의 태두인 무당과 가깝다는 생각에 ..태극혜검을 연마하는 무당의 고수들을 상상하다가 무창대교 밑으로 열린 장강의 모습과 다리 건너 보이는 황학루에 가슴이 뛰었다.

비록 적벽대전을 상상하며 어마어마하게 큰강이라고 생각한 것보다는 작았지만 아직 하류가 아닌 중간지점의 장강은 지나 다니는 배가 조그만 해 보일 정도였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접하는 점심요리는 먹을 만 했고, 작가분들도 모두 거부감 없이 잘 먹어 안심이 되었다. 사실 중국여행을 하면 꼭 한두명은 중국식 현지식사를 못하는 분이 있어 애를 태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황학루(黃鶴樓)

점심식사후 황학루 이동하였다.

아 황학루! 무협소설을 읽으며 그 얼마나 동경하던 전설적인 누각인가!

황학루는 호남 악양의 악양루(岳陽樓)와 강서 남창의 등왕각(騰王閣)과 함께 강남의 3대 명루이고, 누각에서 내려다 보는 장강의 픙광은 아름답고 운치있다는 말을 그 얼마나 들었는가!

황학루는 삼국 오나라 황무 2년에 무창 사산(蛇山)위에 세워진 약 28미터의 3층 누각이었는데 1700여년이 흐르는 동안 숱한 전란속에서 7번 소실되고 7번 중건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청대에 중건된 5층 누각(높이 51.4미터)을 기초로 1985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누각 안의 엘리베이터는 신비감에 가득한 나를 한숨짓게 만들었지만 5층에서 장강의 절경을 내려다 보며 최호(崔顥)의 황학루라는 싯구와 벽에 그려져 있다 구름위로 날아간 황학과 이름모를 도사를 생각하고 아득한 상상의 나래속으로 빠져 들었다.

        黃鶴樓  황학루

        - 崔顥  최호 -

昔人已乘黃鶴去 ( 석인이승황학거 ) 옛 사람 황학 타고 이미 가버려

此地空餘黃鶴樓 ( 차지공여황학루 )  땅에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 ( 황학일거불부반 )  한번 간 황학은 다시 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 ( 백운천재공유유 )  흰구름 천 년을 유유히 떠 있네

晴川歷歷漢陽樹 ( 청천력력한양수 )  개인 날 강에 뚜렷한 나무 그늘

春草처처鸚鵡洲 ( 춘초처처앵무주 )  앵무주에는 봄 풀들만 무성하네

日暮鄕關何處是 ( 일모향관하처시 )  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인가

煙波江上使人愁 ( 연파강상사인수 ) 강의 물안개에 시름만 깊어지네

장강으로의 다음일정을 위하여 황학루를 내려오는데 운중행이 갑자기 구름속으로 사라졌는지 기연을 얻었는지 사라진 것이 아닌가?

모두들 황학루뿐만 아니라 누각 근처의 정자, 회랑, 비방(碑坊), 시비(詩碑) 등을 샅샅이 뒤지고 심지어는 연못속을 들여다 보며 "벌써 운중행이 사고를 치다니"라고 하면서 탄식을 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머나먼 주차장 관광버스속에서 자고 있었다는 허무한 이야기.

의창,장강삼협 백제성, 형주 등은 다음기회에....


Comment ' 2

  • 작성자
    東方龍
    작성일
    03.04.08 12:54
    No. 1

    재미있네요.
    씨익~^-----^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3.04.08 19:14
    No. 2

    이러다 오병국님도 글쓰게 되는게 아닌지...
    글이 자꾸 좋아지는거 같네요^^
    다음 편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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