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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宋河沅
작성
03.05.16 14:10
조회
671

할일이 없어서 사무실 사람들이 빈둥대고 있던  오전 시간

막내가 가져온 이웃집 토토로 디브이디를 빼앗은 부장님이

"만화는 다같이 보는거야"하면서

대형티비와 디브이디가 있는 휴계실로 가는 것을

전원이 졸졸 따라갔다.

뜻밖의 애니관람에 막내들이 급히 사온 오징어,과자,음료수등을 펼쳐놓고

느긋한 마음으로 '이웃집토토로'를 감상하게 되었다.

처음엔 왁자지걸하던 분위기도

아름다운 영상에 매료되어 점차 숨을 죽이더니

급기야는 애니가 끝나는 순간까지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미야자키 하야오(Miyazaki Hayao)감독은

일본이 낳은 애니매이션계의 거장이다.

그의 만화를 보지 않고 자란 사람은

아마도 드물것이다.

어린 시절 환상적인 모험과 재미를 선사해준

미래소년 코난은 아직도 그 내용을 선명히 기억할 정도로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었다.

그의 애니매이션은 특수효과를 쓰지않고

모든계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자연주의인 미야자키 감독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래픽이나 컴퓨터로 나타낼 수 없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정신으로 만든 오랜 기간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미야자키 감독의 애니매이션은 따뜻하다...

잔인성과 폭력적인 애니매이션이 판치는 현대 시대에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은

아름다운 영상과 순수성이 그대로 묻어있으면서도

동화적인 판타지와 때묻지 않은 동심으로의 초대일런지도 모른다.

이웃집토토로는 그의 작품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애니매이션이다....

언뜻 보기엔 심플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그안에 녹아 있는 미야자키감독의 풍부한 상상력과

자연에 대한 잔잔하면서도 커다란 사랑은

우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빠져 들어가게 한다.....

다시 본 이웃집 토토로는

미야자키감독의 또다른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따뜻한 관심과 배려속에 자연을 벗삼아 자라나는 아이들....

남의 아이든 자신의 아이든 같이 걱정하며 키우는

순박한 마을 주민들을 보면서

미야자키 감독이 지닌 어린이에 대한 의식을 엿볼수 있었다,

소파 방정환선생님이 남기신 말 중

"어린이를 자라나게 하는데는 마을하나가 필요하다"란

말씀이 계셨다.

그만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훌륭한 환경이 뒷받침을 햐줘야 하는것이다.

훌륭한 환경이란 좋은 학군, 좋은 학원, 좋은 학구적인 교육이 아니라

주의의 따뜻한 관심과 대자연의 사랑과도 같은

정서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내 아이, 남의 아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란 이유로도 충분히 사랑과 관심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현대사회에서

아이들은 외롭다.

가족의 정열적인 관심(과도한 학구열이라 말하고 싶다)을 받고 자라나지만

사회에선 점점 고립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점점 영특하고 영리해져 가지만

마음이나 정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 아이들은

점점 외로워지는 것이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가는 것보다는

공원의 풀밭을 뛰놀며

과도한 공부에 지쳐 잠들기보다는

아름다운 동화한편에 잠드는 아이들이 늘어나면 어떨까?

현란한 오락기나 컴퓨터게임보다는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산수나 국어 숙제보다는

곤충채집을 위해 들판을 내달리는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훨씬 아이답지 않은가?

오늘도 학교하교길에 수많은 가방에 어깨가 축 늘어진 어린이들이

앞으로의 아이들은 좀더 활기찬 모습으로

재잘거리는 모습을 바라는 작음 소망에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 찬미 한편으로

이 두서 없는 글을 끝맺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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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찬미

                   소파 방정환

어린이가 잠을 잔다. 내 무릎 앞에 편안히 누워서 낮잠을 달게 자고 있다.

볕 좋은 첫 여름 조용한 오후이다.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을 모두 모아서, 그 중 고요한 것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자는 얼굴이다. 평화라는 평화 중에 그 중 훌륭한 평화만을 골라 가진 것이 어린이의 자는 얼굴이다. 아니, 그래도 나는 이 고요한 자는 얼굴을 잘 말하지 못하였다. 이 세상의 고요하다는 고요한 것은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것 같고, 이 세상의 평화라는 평화는 모두 이 얼굴에서 우러나는 듯 싶게, 어린이의 잠자는 얼굴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고운 나비의 날개……, 비단결 같은 꽃잎, 아니 아니, 이 세상에 곱고 보드랍다는 아무것으로도 형용할 수 없이 보드랍고 고운, 이 자는 얼굴을 들여다보라! 그 서늘한 두 눈을 가볍게 감고, 이렇게 귀를 기울여야 들릴 만큼 가늘게 코를 골면서, 편안히 잘 자는 이 좋은 얼굴을 들여다보라! 우리가 종래에 생각해 오던 하느님의 얼굴을 여기서 발견하게 된다. 어느 구석에 먼지만큼이나 더러운 티가 있느냐? 어느 곳에 우리가 싫어할 것이 한 가지 반 가지나 있느냐? 죄많은 세상에 나서 죄를 모르고, 더러운 세상에 나서 더러움을 모르고, 부처보다도 예수보다도 하늘 뜻 그대로의 산 하느님이 아니고 무엇이랴!

아무 꾀도 갖지 않는다. 아무 획책도 모른다.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먹어서 부르면 웃고 즐긴다. 싫으면 찡그리고, 아프면 울고……, 거기에 무슨 꾸밈이 있느냐? 시퍼런 칼을 들고 협박하여도, 맞아서 아프기까지는 방글방글 웃으며 대하는 이가, 이 넓은 세상에 오직 이 이가 있을 뿐이다.

오! 어린이는 지금 내 무릎 앞에서 잠을 잔다. 더할 수 없는

참됨과 더할 수 없는 착함과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그 위에 게다가 또 위대한 창조의 힘까지 갖추어 가진, 어린

하느님이 편안하게도 고요한 잠을 잔다.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 속까지 생각이 다른 번잡한 것에 미칠 틈을 주지 않고

고결하게 순화시켜 준다.

사랑스럽고도 부드러운 위엄을 가지고 곱게 곱게 순화시켜 준다.

나는 지금 성당에 들어간 이상의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사랑스런 하는님, 위엄뿐만의 무서운 하느님이 아니고, 자는 얼굴에 예배하고 있다.

어린이는 복되다!

이 때까지 모든 사람들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복을 준다고 믿어 왔다. 그 복을 많이 가져온 이가 어린이다. 그래 그 한없이 많이 가지고 온 복을 우리에게도 나누어 준다.

어린이는 순 복덩어리다.

마른 잔디에 새 풀이 나고, 나뭇가지에 새 움이 돋는다고, 제일 먼저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봄이 왔다고 종달새와 함께 노래하는 이도 어린이고, 꽃이 피었다고 나비와 함께 춤을 추는 이도 어린이다. 별을 보고 좋아하고, 달을 보고 노래하는 것도 어린이요, 눈 온다고 기뻐 날뛰는 이도 어린이다.

산을 좋아하고, 바다를 사랑하고, 큰 자연의 모든 것을 골고루 좋아하고, 진정으로 친애하는 이가 어린이요, 태양과 함께 춤추며 사는 이가 어린이다.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기쁨이요, 모든 것이 사랑이요, 또, 모든 것이 친한 동무다.

자비와 평등과 박애와 환희와 행복과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만, 한없이 많이 가지고 사는 이가 어린이다. 어린이의 살림 그것 그대로가 하늘의 뜻이다.

자비와 평등과 박애와 환희와 행복과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만, 한없이 많이 가지고 사는 이가 어린이다. 어린이의 살림 그것 그대로가 하늘의 뜻이다.

우리에게 주는 하늘의 계시다.

어린이의 살림에 친근할 수 있는 사람, 어린이 살림을 자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배울 수 있는 사람' 은 그만큼 한 행복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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