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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0 읍내작가
작성
03.03.20 03:16
조회
643

내 친구놈 이야기이다.

그 녀석을 이제 모모 라고 부르자.

모모는 76년생이다.

그는 남들이 다 그러하듯 뼈빠지게 공부하지도 않고 그저 점수대로 대학이란곳을 갔다.

그리고 중간에 군대를 다녀오고 다시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

여기까지는 수순대로였다. 남들이 다 하는것처럼

하지만 마지막 졸업 이후의 행적이 뜸하다는게 문제인 모모다.

그는 그 날도 방바닥을 긁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의 그 처참한 그 날 말이다.

모모 방바닥을 긁어대며 혼자 공상을 하고 있다.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박사의 몽키매직 멜로디!!!!!

전화기를 받아든 모모에게 한 사람이 말한다.

전화건 놈: 내일 예비군 훈련입니다. 꼭 참석하세요!!!!

모모: 아! x팔  요즘은 전화로 참석홍보를 다 하네

마침 올해부터는 훈련장소가 예년과는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니까 예비군 오년차인 모모는 사년차까지 집 뒷동산에 있는 예비군부대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아주아주 편리했다.

하지만 이제는 지하철을 두번 갈아타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십분을 들어가야 하는

오지로 그 훈련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에 나가지 않으면 1차 보충훈련이 나오는데 예년과는 또한 다르게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니 그 오지를 한번 가면 될것을 두번이나 가야 된다는....

만약 불참을 하게 되었을때의 말이다.

그리하여 모모는 기필코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보충훈련때 가지 않기 위해. 오직 그 오지를 단 한번만 다녀오기 위해... 기분훈련때 참석을

하리라 다짐했다.

문제는 모모는 의경출신이라는 것이다.

의경을 군대 대신에 다녀온 자들은 군복이 없다. 흔히 말하는 그 개구리복이 없다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예비군은 개구리복을 정식 유니폼으로 삼는다는걸 모르는 자는 없을것이다.

그리하여 모모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친구 갑에게 전화를 건다.

모모:어이 갑아! 내일 예비군 훈련이다 너 군복좀 빌려주라."

갑: 임마 나 지금 뺑기질한다. 근데 뭐라고?"

모모:군복 빌려달라고

갑:알았다 7시에 울집에 온나. 근데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네".

갑은 정비사였다.

모모는 백수다. 하지만 백수도 뭔가를 얻기위해서는 정비사의 입을 즐겁게 해줄 필요가 있음은 당연한 세상 이치다. 모모는 방바닥을 뒤지고 까고 장판을 엎고 하여 긁어모은

돈으로 피자를 사서 갑의 집으로 갔다.

그때 시각이 6시 50분

앗 그런데 갑이 없었다.

갑의 어머니는 그가 야근을 하는 통에 오늘 못들어온다는 비보를 전했다.

전화를 하는 모모

모모:임마 뭐야? 너 야근이라며?

갑:그래. 왜?

모모:7시에 오라며

갑:아침7시라고.

모모:그때가서 얻어입고 언제 가는데

갑:엎어지면 코닿을곳인데 뭘 언제가

아아 그랬다 갑은 예비군 훈련장이 오지로 옮아갔다는걸 모르고 있었다.

모모는 힘들게 설명을 하였다. 그리하여 모모는 집에 전화를 걸어 그의 어머니에게

모모에게 군복을 빌려주라고 이르게 된다.

모모 기분좋게 군복을 받아들고 왔다.

앗! 그러나 오랜 백수생활로 인해 그의 피하지방은 너무나 두텁게 변했고 허리의 곡선과 엉덩이의 만선이 일직선이 되어버리는 기형적 체형으로 돌변해버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가 마른멸치라 부르던 갑의 군복 바지는 그의 다리 하나를 겨우 감당하고 백기를

들어버렸다. 또한 녀석의 군화도 마찬가지

아아 모모! 난감하여 급히 친구들의 연락처를 뒤적인다.

우선 을에게 전화를 한다. 하지만 이놈의 전화통은 불통이다.

다시 다른 갑에게 한다.

이놈은 초저녁부터 술이 떡이 된듯 횡설수설이다.

모모 다급하지기 시작! 그때 시각이 저녁 10시

모든 놈들에게 다 전화를 시도!

아아 !!!!!

마지막 한 녀석과 기적적으로 연결이 된 모모

감격에 차 사정 설명을 하니 이 녀석 하는말

이녀석: 오늘 회식이다. 저녁 12쯤에 전화줄께 그때 온나.

모모 감지덕지다. 12시면 어때.. 기다려주지.

이때 같은 동네에 살면서 사귄 만화 대여점 주인 아들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주인아들: 나 예비군 훈련 나왔던데 혹시 그쪽 나오지 않았소?"

모모: 아 그런데요.

주인아들: 잘되었군. 같이 갑시다. 훈련장 바뀌었던데 내 차로 갑시다.

모모: 아 알겠습니다.

모모 일이 잘 풀려간다고 좋아했다.

군복도 해결. 차편도 해결. 아아 ~~~

이윽고 12시 전화기는 묵묵부답이다.

다시 12시 20분! 역시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모모 급기야 먼저 전화를 건다.

하지만 받지를 않는다. 무려 스무차례나 넘게 전화를 했다.

아아.... 그러나 음성사서함에 남긴 처음의 나 모모인데 전화좀해 라는 말이

야 이 새끼야. 전화받어 라는 욕설로 변해갔을뿐 ........

그러기를 3시!!!

이윽고 모모 마지막 결단을 내리게 된다. 비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

이 늦은 시각에 전화질을 하지 않고도 군복을 빌릴수 있을만한 방법!

그는 그리 친하지도 않는 그렇다고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닌 게임방에서 알고 지내는

한 낯선 사내를 찾아간다.

게임방으로 들어선 모모

그러나 그날따라 겜방 죽돌이인 그 사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알바에게 중요한 일인데 그 사람 오늘 않왔냐고 물어보는 모모

앗! 그런데 이 알바 그 죽돌이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손떨리듯 그것을 받아든 모모

그리고 부리나케 전화를 땡긴다.

한참 벨이 울리고서야 조금은 낯익은 목소리가 잠에 잔뜩 취한듯 수화기를 넘어 들려온다.

모모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모모:저기 저 모모인데요 전에 윈드포스 하나 복사해준적 있잖아요. 그 모모요."

겜방 죽돌이: 네? 아아~!  네 무슨 일이신데요?"

모모:저 지금 군복 가지고 나오실래요? 겜방 앞이거든요.

겜방죽돌이: 뭐라구요? 군복요?"

모모 그의 목소리가 점점 언성을 높여가자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급기야 크게 소리를

치고 말았다.

모모:군복이랑 군화 가지고 지금 빨리 나오시라구요

겜방죽돌이:.....................

한동안의 침목 ... 그리고...

겜방죽돌이의 다급하게 전화를 끊는 소리

아~~~ 모모는 그가 자기를 미친놈이라고 생각할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5분도 않되어 겜방앞으로 헐레벌떡 달려온 죽돌이

죽돌이:전쟁났습니까?

아아 그는 딸딸이에 반바지 그리고 괴상한 꽃무늬가 그려진 반팔 티셔츠차림이었다.

때는 2월 말이었으니 이와같은 차림새는 곱게 보아줄 수가 없는 그런 계절!

그랬다 죽돌이는 자다가 군복, 군화란 소리를 듣자 전쟁이 난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모모 사정 이야기를 하자 죽돌이의 얼굴 표정은 똥 씹은 표정으로......ㅡㅡ

그러나 어찌 되었든 모모 드디어 군복을 빌렸다.

그때 시간이 새벽 5시경

아아 이제 되었다.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모모!

잠 자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하니 컴터를 켜고 미친듯이 스타를 했다.

그리고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새로운 훈련장소로 가려면 차를 타고 30분은 가야 하는 거리다.

아침 출근시간에 맞물리면 1시간정도는 잡아야 한다.

모모 만화가게 주인 아들의 전화를 기다린다.

그러나 7시 10분이 되어도 그놈의 전화는 오지 않는다.

급기야 먼저 전화를 하는 모모

모모:저기 훈련 가야죠.

만화가게 주인아들: 아 죄송합니다. 어제 저녁에 목욕탕 갔다가 미끄러져서 발을 삐었거든요. 그래서 훈련 못갑니다. 혼자 가세요.

모모 큰 충격!

급히 시계를 보니 7시 20분

아아 모모 그대로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굳은 의지로 곧바로 군복을 챙겨입고 방을 나섰다.

잠이 덜깬 아버께 머리숙여 못난놈이라 자처하며 만원짜리 한장을 얻었다.

그는 택시를 잡아탈 생각이었다.

모모 :그래 지금 시간이라도 늦지 않았어. 기사아저씨한테 빨리 가자고 하면 30분안에 도착할수 있어.

모모 이렇게 생각하고 군화를 신는 순간

............

모모:......

모모:?????

모모:!!!!!!!!

아악~~~ 다섯 발가락 중에 겨우 네개만이 들어갈수 있는 그 엄청난 군화!~!!!

이럴수가 이럴수가~~~~

모모 포기하지 않고 억지로 다섯개를 모두 집어넣고 엉거주춤 집을 나섰다.

발가락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내려누르는 모모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불이 나고 있었다.

천신만고끝에 큰길 가로 나온 모모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으려 손을 들었다.

택시가 멈추었다.

기사가 멍하니 쳐다본다.

모모 손잡이를 잡고 올라타려는 순간

발가락이 드디어 지랄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기사: 어디로 모실까요?

모모:저...저...저...

기사:네?

모모:....아.....훈...훈....

기사:죄송합니다.

직접 내려서 기사 모모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기사: 조금만 더 가시면 지하철 역이거든요. 화장실 그 안에 있습니다.

모모.....

모모:!!!!!!

모모는 결국 그날 훈련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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