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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지영[持永]
작성
03.02.19 17:33
조회
1,095

- 참사로 희생된 분과 그 유가족께 올리는 애도의 글 -

단지 사랑한다, 그동안 미안했다라는 말만을 급하게 남기고 떠난 당

신, 어처구니 없이 단지 시꺼먼 재로 화한체 이 세상에 미련과 한을 남

기고 떠난 당신, 그리고 지금도 흰 침대에 누어 그때의 공포와 지금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 당신, 그리고 그 모두의 가족분들께 심

심(深甚)한 애도를 표합니다.

설날을 맞이하며 서로에게 새해에는 복받으라며 덕담을 주고 받았을

당신, 더러는 자손들의 세배와 따스한 한마디 말에 함박웃음을 지었을

그대들이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 이처럼 참혹한 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

에 정말로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습니다.

만약 이 일이 없었다면 언젠가는 저와 한번쯤은 스쳤을, 또는 인연을

맺었을지도 모르는 그대들과 연하나 만들지 못하고 헤어져 내세의 만남

을 기약해야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싶습니다.

화장터에서의 속세의 때를 태워버리는 그런 고귀한 불이 아닌 역겨운

냄새를 뿌리며 살을 녹아내렸을 그 불로 얼마나 아팠습니까. 그리고 또

아파하고 있고 그 흔적들로 또 아파할 그대들에게 나의 이 서투른 감정

으로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옹지마라,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이 곳에 남은 미련들은 차마 떨어

지지 않는 그 고귀한 손으로 털어버리고 내세에는 꼭 평안한 삶을 맞으

시기 바랍니다.

한치앞도 구별할수 없었을 그 암흑과 숨통을 조여오는 매케한 연기에

암울했을 공포는 사랑하는 이들의 품에 안겨 잊으시고 다시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진정으로 소중히 느끼면서 남은 생 소중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어처구니 없는 방화를 저지른 김모씨에게 -

(당신에게는 연장자에 대한 예우를 무시하는 것을 이해하시길)

단지 혼자 죽기 억울했다는 그 심정으로 지하철에 불을 지른 당신에

게 나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그저 화가 났기에, 당신 혼자 억울하게 고

통을 받는다 여겼기에 그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지른 것인가! 당신은 진

정으로 죽음의 동반자를 구하려 했던 것이라면 난 우선적으로 그대의 구

차한 생명욕과 어줍잖은 용기를 비난한다.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파장을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그

일로 허무하게 열리지 않는 문을 두드리다 죽어갔을 백수십의 불쌍한 사

람들, 또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심한 화상으로 더이상 사회에 적을 두

지 못하고 스스로를 묻어갈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에서 아파할 사람들

을 한번도,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인가!

그리고 당신의 그 어리석은 행동을 보고 모방심리로 인한 또 다른 참

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정말 살기가 싫어지고

산다는 것 자체가 무서워져 고층아파트나 동네 약국으로 향했던 사람들

이 당신처럼 기름따위를 들고 지하철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

로 뛰어들지 말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로 인해 또 일어날 참사에

그대의 책임이 없다고는 발뺌하지 못하리.

그대의 그런 일을 위하여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고

통을 감수하면서도 신에게서 불을 훔쳐온 것이라 생각하나? 정말 어리석

도다. 당신의 계획적 혹은 우발적인 방화로 인해 피어난 저주의 불꽃과

하늘을 가린 매케한 그 연기를 나 또한 잊지 않으리다!

그대는 이제 백수십의 원혼에 시달릴것이고 유가족의 울부짖음과 눈물

로 그대의 삶을 암울하게 할 것이다. 이것은 당신 스스로가 자초한 무

덤, 나처럼 이렇게 단지 전해지지 않을 말로써 한번 욕하고 마는 그런

무관심한 비난이 아닌 정말 생생하고 한이 서려있는 그런 눈초리에 그대

는 이제 편히 발 뻗고 자지 못하리.

물론 당신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버린 참사와 그런 어이없는 일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그대의 상황에 연민의 정을 느끼나 당신의

그 행위가 그 누구에게도 정당화되어 받아들여지지 않으리.

이제 당신은 혼란으로 들끓고 있는 대구를 진정시키고 진심으로 속죄

를 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그 참사에서 자유로워 지는 그 날까지 마음

속으로 참회하고 또 참회하여 스스로 마음의 짐을 덜어야 할 것이다.

... 휴.. 정말이지... 가서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고 나니 그나마 속이 후련하군요..

더이상은 이런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Comment ' 2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3.02.19 18:53
    No. 1

    동감합니다.
    너무나 애석한 일에 애도를 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b3**
    작성일
    03.02.20 10:27
    No. 2

    이번의 참사는 정말....
    한 인간의 어긋난 증오와 광기와 안일했던 행정
    적절치 못한 사태대처 등이 뭉뚱거려저서 나타난 참혹한 비극입니다
    이후의 사후처리가 아무리 훌륭하다해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하겠지만
    차후에 혹 일어날지도 모를 일에 대한 대비는 있어야겠지요
    저는 이번 일요일 금정산에 오를 예정입니다만
    산 정상에서 같이 오른 일행들과 고인들께 추모의 념을 표하고 싶습니다

    억울함과 원망과 못다한 념을 거두시고 가시오소서
    부디 다음 생에는 이토록 원통함이 없는 행복한 생을 사시기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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