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Comment ' 2

  • 작성자
    Lv.99 애호가
    작성일
    03.02.14 02:44
    No. 1

    <야설록의 강호이야기>하류 대중문화로 전락했던 ‘무협소설’ 화려한 부활




    무협소설이 한국에 최초로 소개된 것은 위지문(尉遲文)의 검해고홍(劍海孤鴻)을 번역출간한 정협지(情俠誌)다. 1961년 경향신문은 이 소설을 지면에 연재하면서 ‘삼국지의 무협에다 수호전의 용맹, 금병매의 애정담을 섞은 듯한 기서(奇書)’라고 광고했다.

    이 기이한 내용의 소설은 당시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이 밝으면 너도나도 새마을을 가꾸고 있던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경향신문에 이어 1966년에는 ‘비호(飛虎·원제 天闕碑)’가 동아일보에, ‘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고(원제 龍鳳祥麟)’가 중앙일보에 연재되었으며, 라디오에서는 무협소설 낭독프로그램을, 극장에서는 장철(張徹) 감독의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원제 獨臂刀)’, 호금전(胡金銓)의 ‘용문의 결투(원제 龍門客棧)’가 2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마디로 온 나라가 삼국지에 수호지, 금병매를 섞어놓은 기서에 열광한 것이다.

    이 기서에는 강호(江湖)라는 가상의 세계가 나온다. 강호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강과 호수라는 뜻이지만, 기서에서의 강호는 현실세계와 단절된, 그리하여 실정법이 미치지 않는 완벽한 은자(隱者)의 세계를 뜻한다.

    사회적 모순이나 갈등을 강호에선 무공의 고하라는 아주 단순한 법칙으로 해결한다. 강호에선 아침 6시에 일어날 필요도 없고, 러시아워를 달려야 할 이유도, 상사나 부하직원 또는 고객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삼 척 길이의 한자루 검을 짊어진 채 때로는 사막, 때로는 험준한 산벼랑, 깊은 산속의 절이나 도관, 경국지색에 침어낙안의 미녀가 있는 장원을 기웃거리면 그만이었다. 당시의 사람들에게 기서는 무제한의 탈출구이자 정신적인 일탈의 통로였다. 이 황홀하고도 이국적인 정서를 지닌 기서는 그러나 1970년을 기점으로 ‘읽으나마나한 황당무계한 글’로 전락하고 만다. 일부 영세출판사들의 인기에 영합한 저질번역, 때맞춰 생겨난 대본소라는 기형적인 유통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대중문화 중에서도 최하급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근래에 리안의 와호장룡, 장이머우의 영웅, 또는 천년, 파천일검, 천상비, 무혼 등의 무협게임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영화와 게임이라는 첨단 장르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는 무협을 보면서 필자는 옛 기서의 부활을 생각했다.

    대중의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가장 대중적인 장르가 지닌 매혹적이고도 이국적인 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강호의 속담도 말하지 않는가. 보검은 천년을 갑 속에 누워 있어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고.

    /야설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깡치
    작성일
    03.02.14 18:40
    No. 2

    야설록님 작품을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 많죠..
    하지만 읽다보면 전에 어디서 읽었던건데 하는 부분이 나와서 그렇지..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목록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