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그것이 말이죠,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몇해전에 한국무협 사이트에선가 어디선가 김용특집을 기획해서 호주에 머물고 있던 김용을 직접 한국 기자가 방문했다고 합니다.
형식적이고 서로 좋은 말이 오간 후에 본격적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자리였습니다.
한국 기자가 표정을 근엄하게 하고 목소리에 협객처럼 힘을 주고 물었다고 합디다.
"선생의 작품은 지금 동아권에서만이 아니라 구미지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한국에서도 선생의 명성과 작품에 대한 찬사는 대단히 높습니다."
아마도 그 기자는 김용에게 당신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좋아하고 기뻐하며 많은 말을 해주겠지하고 기대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김용,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를,
"나도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나는 지금 무협소설을 집필한 것을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쓰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한국 기자가 물었습니다.
"아니, 선생의 작품은 고전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고 또 선생께서 일생동안 집필한 전집들은 선생에게 커다란 부와 명성을 안겨주었는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러자 김용이 모호하게 웃으며 말했다고 합디다.
"그렇지요, 그렇지요. 나의 작품은 다른 모든 곳에서는 확실히 부와 명성을 쌓게 해주었지요. 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출판계약도 한 적이 없는 한국에서 부와 명성을 쌓았다고 하는 말은 듣기가 싫습니다. 언제 나의 작품이 그곳(한국)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와는 지금껏 한마디의 논의나 계약같은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나는 지금 무협소설을 집필한 것을 대단히 후회막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에요. 아, 이제 이런 이야기는 듣기 싫으니까 그만두고 다른 이야기나 합시다."
그 말을 듣고 우리의 한국 기자, 거의 패닉상태에 빠지다시피 해서 한동안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김용의 말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모조리 불법으로 출판해서 심기가 대단히 불편하다는 충격적 고백(상당히 억제한 분노가 아니었을까?)을 했던 것이니까요.
나는 이런 글을 오래전에 넷상에서 본적이 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그런 식의 대화가 김용과 한국 기자 사이에 오갔다고 합니다.
그 기자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서 올렸기 때문에 인터뷰 현장의 세세한 분위기라던지 김용의 어조와 디테일한 표정이 어땠다던지 하는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그 정도를 읽고도 한국 기자가 당시에 느꼈을 황당함이나 어안이 벙벙함, 분위기의 썰렁함과 어색함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김용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 기자가 당시에 얼마나 창피하고 황당한 마음이었을까 하는 한숨 섞인 느낌도...
영웅문 시리즈로 유명했던 고려원 출판사가 작가에게 일언반구도 비추지 않고 무단으로 김용의 작품을 출판했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고려원 출판사가 망했다는 사실.
그렇다면, 고려원 영웅문 이전에 나온 김용 작품에 대해서는 말할 나위조차 없겠지요.
덧붙여서 말하자면, 당시 86년도에 고려원 출판사에서 나온 영웅문 시리즈는 김용이 모든 작품을 수정하기 이전의 구판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줄줄이 나온 다른 제목의 같은 작품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내용이 다르고 앞뒤가 맞지않는 구석도 많습니다.
물론, 지금은 제대로 김용과 출판계약을 정식으로 맺고 지불할 것을 지불하면서 김용 원작의 만화나 소설을 출판하겠지요.
김용이 자신이 쓴 무협소설에 대해서 집필자체에 회의를 느기고 후회했다는 말, 그 진상을 파고들면 바로 그런 숨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에혀...
담배나 피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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