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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넋두리 2

작성자
녹슨
작성
03.02.03 00:56
조회
520

김광석의 노래가 나를 통해 지나갑니다.

내 몸 속은 동굴과 같습니다.

어두컴컴하고 습기로 차 있는 그곳에 그의 노래가 울립니다.

동굴 안에는 많은 생명이 있습니다.

박쥐도, 작은 웅덩이도, 종유석들도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입니다.

나는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노래는 귀가 아닌 내 심장 깊은 곳으로 찔러들어갑니다.

내 몸은 각각이 흩어져 서로 새로운 인격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나의 눈은 어두운 동굴의 영상을 비춥니다.

나의 손은 그 동굴의 모양을 또 다른 나에게 설명합니다.

입 안에서는 혀가 침을 넘깁니다.

기타의 현 하나하나,

기타를 치는 손놀림 하나하나가 머리속으로 그려집니다.

그가 외사랑을 말합니다.

나에게 무언가 물었지만, 나는 그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내 성대는 감히 그 선율에 끼어들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을 감추고 가만히 듣고 있을 뿐입니다.

폐 속 깊숙히 동굴의 습한 공기가 밀려들어옵니다.

밤 하늘이 보입니다.

작은 별 하나가 떠 있습니다.

그리운 별, 나는 그 별을 자세히 보고 싶었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깜빡이고 있다고 합니다.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것 같다고도 합니다.

그 별,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김광석이 그렇게 슬프게 노래하는 그 작은 별이

나의 작은 별이 이젠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눈물도.. 흘러내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노래는 아직도 울리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묻고 있습니다.

내 심장은 감히 그 노래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터질듯이 고통스러워져서,

날카로운 무언가가 쿡 하고 느껴져서

그리고 무거운 무언가가 묵직하게 틀어막아버려서

그의 노래가 고통스러워집니다.

나의 손을 봅니다.

그의 기타가 들립니다.

클래식기타의 부드러운 현

감미로운 그 현

너무나 그리운 그 감미로움

문득 나의 손을 봅니다.

그래.. 나의 손을 보았을 뿐입니다.

별 하나가 깜박이네요.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눈 못감는 서글픈 사랑.

아..... 그의 노래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동굴엔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직 더 보고 싶은데..

그 별을, 나의 작은 별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요.

사랑의 노래를 불러보고 싶지만

마음 하나로는 안되나봐요.

눈물 고인 내 몸속에 별 하나가 깜박이네요.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나는.

  


Comment ' 5

  • 작성자
    녹슨
    작성일
    03.02.03 01:09
    No. 1

    김광석의 \'외사랑\' 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새삼 감상에 젖어보았습니다. 음.. 노래는 역시 라이브로 들어야 제 맛인데...

    공연도 말구, 눈 앞에서 악기와 성대만을 통한 진짜 \'육성\'으로.

    뻑 가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여청
    작성일
    03.02.03 01:11
    No. 2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없이는 발전도 없다던 옛날 좌백님의 어떤 비급의 서문이 생각나는군요.
    몸살을 극복하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환타(幻打)
    작성일
    03.02.03 03:56
    No. 3

    별빛 축제

    그것은 별이었을까?
    별을 바라보다...
    깊은 밤의 길목에서...
    한없이 평쳐진 하늘 속에 별을 바라보다
    스물한살의 나는 소원을 빌기위해 한참을 바라봤건만..
    밤하늘의 별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잠이 든척.. 그렇게 몰래 밤하늘의 별을 훔쳐봤다.

    그렇게 기다리던
    무척이나 떨어지기를 바라던
    그 하나의 별은 너무 빨리 떨어져 내렸다.
    난.. 나는... 소원을 빌수가 없었다.
    꼭.. 별에 바라던.. 내 단 하나의 소원.
    그걸 빌기위해 난 한없이 별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아니 하늘을 속이고 눈을 감은척 소원을 빌며 시간을 보냈다.
    그걸 기다렸던것일까?
    밤하늘은 내가 잠이 드는걸 기다렸는지.
    너무도 눈부신 유성 하나가 내 단 하나의 소원을 빌고
    또 빌동안 ... 그렇게 오랜 시간을....
    밤하늘에서 빛을 내며 놀다가
    사라져갔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김광석에 노래를 들었습니다.
    기다려줘.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랍니다.
    않들어본지 꽤 된듯하네요. 위에 시는 제가 스물한살에
    쓴 거랍니다~
    이노래를 정말 잘부르는 형있었는데...
    저희끼리 술먹으며 작은 공연을 하면 이노래를 부르곤했었죠.
    갑자기 그 형이 보고싶네요. 그리고 그곳도...
    저는 대학교때 통기타동아리였답니다.
    당연히 술을 매일 먹었고 동아리실에서는
    커피와 담배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곤했는데...
    이제는 아련한 기억이네요.

    다시 또듣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기다려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작성일
    03.02.03 09:10
    No. 4

    -_-;;

    아직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군요 .. 으으..

    고무림 분들은 참 감성적이신것 같은 쿨럭..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놀고싶은칼
    작성일
    03.02.03 22:02
    No. 5

    괜히 끼어들기--;;;
    외사랑하고 짝사랑하고 차이를 아시는지?
    짝사랑은 상대방도 모르게 혼자하는 사랑, 이고
    외사랑은 상대가 알긴 하지만 받아주지 않는 사랑, 이라네요.
    그래서,
    앞에 건 달콤할 수도 있지만
    뒤에 건 씁쓸하기만 하다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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