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혈기린외전이 완결 되었습니다....
첨 무협을 접할때 본 작품중의 하나가 혈기린외전 이었는데..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이렇게 완결이 되니 허무하군요...
그래도 또하나의 걸작이 탄생한거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
혈기린의 재간 이야기가 있던데..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군요.
열심히 글을 써주신 좌백님께 감사하며...
이제 천마군림도 쑥쑥 몰라오겠군요^^
좌백님이 쓰신 후기를 옮깁니다.
後記: 협객이란 무엇인가?
1. 1996년 12월, 바둑361이라는 잡지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6년만에 끝내는 글입니다. 뭐 그리 훌륭한 글을 쓴다고 그 시간을 들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분들께 죄송스럽고, 저 자신이 밉습니다.
2. 협객이란 과연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원래의 의도는 왕일을 뺀 나머지 등장인물 모두가 협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협객, 무림인의 다양한 모습들을, 협객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들을 어쩌다가 끼여든 국외자로서의 왕일이 바라보는 구조였지요.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쩔 수 없이 왕일도 그 속에 젖어들게 되었군요.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구상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3. 그래서 이야기가 끝난 지금 협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1부의 제목 협객불망원(俠客不忘怨), 2부의 제목 협객불상신(俠客不喪信), 그리고 이 3부의 제목인 협객불기의(俠客不棄義)는 처음부터 갖고 시작한 협객에 대한 개념이고, 구상입니다. 제가 처음 생각한 것도 아니고 이러한 개념들은 이미 옛 서적에 표현된 그대로입니다. 맹자에 이미 동시대 유협인 북궁유에 대해 ‘머리카락 하나라도 남에게 뽑히면 이를 매 맞은 것으로 여기었고, 자신을 욕하는 말을 듣기만 하면 반드시 복수하고야 말았다’ 한 것처럼 협객들의 복수 의식은 대단히 강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명예를 중시하고 생명을 가벼이 하며, 자신의 존엄성, 아이덴티티가 손상되는 것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갖고있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태생적으로 협객은 개인적이며, 독단적입니다. 그래서 한비자도 ‘무로써 법을 어지럽히는 무리’라고 협객을 폄하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협객이 사회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복수에 불타는 살인귀만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마천이 사기 유협열전에 썼듯이 ‘그들의 말에는 반드시 믿음이 있고 행동에는 반드시 과감성이 있으며 이미 허락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성의를 다한다. 그 몸을 돌보지 않고 남의 곤경에 뛰어들며, 벌써 생사존망의 어려움을 겪었어도 그 능력이 있음을 뽐내지 않으며, 그 덕을 자랑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하는 것처럼 신의와 명예를 중시하는 그들의 기풍이 한낱 사사로운 복수가 아니라 사회적 공분(公憤)의 표현으로서 복수를 행하는 것에까지 확장되는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협객은 대의를 잃지 않는다는 것은 협객의 이상을 말한 것입니다. 묵자는 그 자신이 협객이었고, ‘협이란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규정도 남겼습니다. 그럼으로써 협객이 단순히 칼부림만을 하는 자들이 아니라 대의를 생각하는 협사의 위치로까지 생각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정도는 책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규정에 대해 과연 그러한가를 시험해본다는 기분으로 이야기를 꾸미고, 거기 주인공을 띄워 보냈습니다. 어려운 일이 많았던 만큼 배운 것도 많았던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4. 뒤에 가서는 애초의 목적이라 할 ‘협객’ 보다 다른 것에 좀 더 관심을 갖게되어 쓰기가 더욱 어려웠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이야기에서 더욱 중심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5.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일일이 열거하지도 못할만큼 많습니다.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처음엔 바둑361에, 나중엔 인터넷 싸이트에 연재하는 동안 아껴주시고, 오류를 지적해주시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일일이 감사표시를 못해 죄송합니다.
6. 처음 바둑361에 실어주신 손종수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손종수씨에게 이 글을 소개해준 동료작가 이재일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두 분 덕분에 이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7. 수고해주신 편집장님과 편집부원들, 시공사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 분 덕분에 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8. 지켜봐 주시고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더 나은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9. 마지막으로 시 한 구절.
한잔 술에 웃어젖히고, 저자거리에서 사람을 죽인다.
길에서 헤어지고 이수가 차가워도 오늘부턴 무지개를 꿰겠다네.
의를 중시하고 생명을 가벼이 여김은 검조차 아니,
흰 무지개 해를 뚫듯 원수 갚고 돌아오네.
-심빈
2002. 11월
좌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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